[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배우 하영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 행적이 있던 의사 안상호라고 확인된 가운데, 그를 둘러싼 '고종 독살설'이 재조명되고 있다.
12일 YTN는 고종의 독살설 및 덕혜옹주의 일본 생활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일본 향토사학자가 남긴 원고에는 덕혜옹주의 일본 유학시절을 기억하는 가쿠슈인 동급생의 증언이 담겨 있었다고.
해당 증언 속 덕혜옹주는 가쿠슈인에 다닐 당시 보온병을 여러 개 가지고 다녔다. 동급생의 어머니가 '학교에도 물이 있는데 왜 물병을 여러 개 가지고 다니냐'고 묻자, 덕혜옹주는 '독살이 겁나서 그렇다'고 답했다. 또 덕혜옹주는 아버지 고종 황제와 영친왕의 장남 이진 역시 독살 됐다고 믿었던 걸로 전해졌다.
국내외 기록에서도 고종의 죽음이 일본 측의 독살로 의심하는 민간의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여기서 배우 하영의 증조부이자 궁중 전의 안상호는 독살의 배후 또는 실행자로 지목됐다. 다만 이 내용은 당시 유포된 독살설과 후대의 회고에 기반한 것으로, 안상호가 실제 고종을 독살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
| 사진=유튜브 채널 'KBS 히스토리' 화면 캡처 |
지난 2009년 방송된 KBS1 'KBS 역사스페셜 – 고종황제, 그 죽음의 진실'에서도 안상호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방송에서는 회고록 '이왕궁비사'의 내용 중 "(고종) 전하의 갑작스러운 서거는 민병석 및 윤덕영이 총독부 대관과 모의해 안상호에게 명하여 독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유언비어가 있다"라는 대목을 거론했다. 이 외에도 '이방자 수기' 등의 자료에서 안상호가 독살의 주범으로 지목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안상호는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일본인화된 가정'의 모범으로 소개된 바 있다. 해당 기사에서 안상호는 일본인 아내와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에게 일본어만 사용하게 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정은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위원은 방송을 통해 "성공한 조선인 남성과 일본 여성이 가정을 이루어 내선일체, 내선협화의 모범적인 사례로 포장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안상호를 둘러싼 고종 독살설에 대해서는 "반일 정서를 가진 대중에겐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저 사람이 범인이 아니냐'는 추측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영은 그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집안이 4대째 의사 가문"이라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그의 증조부는 한양에서 최초로 서양식 병원을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한 안상호, 조부는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병 퇴치와 환자 치료에 힘쓴 안부호 교수임이 확인됐다.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하영은 소속사를 통해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제 존재함을 확인했다"라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이후 하영은 당초 오는 14일 예정되어 있던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관련 인터뷰를 전격 취소했다.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유튜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