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년차' 소지섭, '김부장' 완성한 액션 철학 [인터뷰]
2026. 08.09(일) 07:30
배우 소지섭
배우 소지섭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무작정 주먹을 뻗는다고 해서 액션이 되는 건 아니다. 서사와 이유가 완성되지 않은 연기는 불쾌감만 안기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소지섭의 액션은 늘 즐겁다. 그의 주먹 끝에는 시원한 타격감을 넘어 진실한 감정이 담겨 있다.

지난 7월 2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영, 이소은)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으며 평범한 아빠 김부장(소지섭)이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소지섭이 극 중 상생저축은행 회계팀 부장 김부장 역을 맡았다. 김부장은 과거 남북파 공작원이었으나 현재는 이를 청산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딸 민지(서수민)가 위험에 빠지면서 그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김부장'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최종 시청률 2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8회에서는 최고 시청률인 23.1%를 기록하며 역대 SBS 금토드라마 시청률 2위에 올랐다.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압도적인 흥행세에 "얼떨떨하고 감사하다. 지금 시청률 20%를 넘겼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약간 깜짝 카메라 당하는 기분"이라며 "시청자분들이 정확하게 어떤 점 때문에 좋아해 주는지 아직도 모르겠다"라고 감사해했다. 이어 "내가 SBS 작품을 꽤 많이 했었다. 그래서 '김부장'을 선택할 때도 편안했고 믿음이 있었다"라며 "내 목표 시청률은 10%였다. 딱 10%만 넘기면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첫 방송에서 9.5%를 기록했다. 정말 이거 보고 '뭐지?' 싶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부장'은 7월 첫 주(6월29일~7월5일)부터 3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쇼 부문 주간 시청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지섭은 "기본적으로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주시는 것 같긴 하다"라며 "아빠들은 딸에게 문제가 생기면 못 참는다고 하더라. 그러다 보니 해외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던 것 아닌가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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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소지섭

'소지섭'이란 이름만 봐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건 액션이다. 그동안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유령', '로드 넘버원', '카인과 아벨' 등과 영화 '영화는 영화다', '군함도', '외계+인' 등에서 화려한 액션신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에서 느와르 장르를 선보인 그는 차기작으로 또 다른 액션인 '김부장'을 택했다.

소지섭은 "'광장'을 촬영하니 액션을 또 하고 싶었다. 이때 대본을 받은 작품이 '김부장'이었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주의 깊게 본 '김부장'은 액션과 서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특히 그가 매료된 건 '김부장'이라는 인물이 가진 신념이었다. 그는 "김부장은 단순한 살인이 목적이 아닌 자신만의 선을 지키는 캐릭터"라며 "자세히 보면 총을 쏴도 팔이나 다리를 맞힌다. 설사 치명상을 입더라도 그건 의도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웹툰에서 나오는 느낌을 가져가려고 했지만 완전히 원작 캐릭터와 겹쳐 보이지 않길 원했다"라며 "액션 장르에서 반복되는 연출이나 불필요한 액션 장면은 오히려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 극적으로 필요한 건 분명 있지만 감정이 전달되지 않은 액션신은 줄이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김부장'은 액션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배우들의 그림자를 활용한 '그림자 액션'부터 AI(인공지능) 기술로 만들어진 신 등 다양한 장면이 시청자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소지섭도 "그림자 액션은 정말 신선했다"라며 "AI는 장단점이 있지만 함께 가야 하는 기술이다. 아직은 어색하고 부족한 점도 있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좋은 시도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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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의 액션을 완성시킨 또 하나의 조각은 성한수(최대훈)와 박진철(윤경호)이다. 성한수의 날렵한 발차기와 박진철의 묵직한 타격감은 김부장의 액션과 어우러져 극의 볼거리를 채웠다. 또한 세 사람의 끈끈한 우정은 '아빠 유니버스' 세계관을 만들었다. 소지섭은 "세 명이 겹치는 캐릭터가 없어서 시청자분들이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윤)경호는 온몸을 불태워 연기하는 스타일이고 (최)대훈은 말로서 연기한다"라며 "난 아빠 입장에서 대사보다는 눈빛으로 말하는 부분이 더 많다. 이 조화가 너무 재밌었다. 또 다들 연기를 잘해서 리액션만 받아쳐도 장면이 풍부해지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셋이 있을 땐 대부분 애드리브가 많았다. 애초에 다들 다양한 감정으로 장면을 준비해 오는 타입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많이 만들었다"라며 "난 초반에 민지를 찾기 전까진 진지한 분위기였어서 애드리브가 많지는 않았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악역 주강찬(주상욱)과 끊임없이 주고받은 액션신도 빼놓을 수 없다. 소지섭은 "액션이라고 하지만 사실 감정신이었다. 실제 감정들이 많이 드러난 거 같다"라며 "주상욱은 내가 정말 많이 때렸는데 좋아하더라. 자기가 그동안 저지른 일이 있다 보니 고통도 많이 있어야 보는 사람이 통쾌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말 열심히 촬영했고, 어느 날 몸에 멍도 많이 든 걸 봤다"라고 감탄했다.

이번 '김부장' 현장은 비슷한 연배의 동료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어 그에게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소지섭은 "요즘 현장에 가면 내가 가장 나이가 많다 보니 어깨의 무게와 책임감이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진다"라며 "본의 아니게 또래 배우들의 자리가 줄어든 것 같아 아쉬움이 컸는데, 그들이 현장에서 더 자주 쓰이고 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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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광고 모델로 데뷔해 배우 활동 30년 차가 된 소지섭은 '김부장'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진한 부성애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깊은 눈빛을 증명한 것이다. 이에 소지섭은 "나한테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배우 인생 첫 번째 장이라면 '김부장'이 두 번째 페이지를 열었다"라며 "아쉬운 부분도 많다. 내 연기를 보고 100% 만족하면 자만에 빠져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소지섭의 액션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예전만 해도 액션 드라마가 꽤 있었던 거 같은데 요즘은 많이 없더라. 괜찮은 배우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며 "난 여전히 액션을 좋아하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몸이 괜찮을 때 해보고 싶다. 이 캐릭터가 왜 액션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와 있는 작품이라면 하고 싶다"라고 바랐다.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피프티원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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