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장항준 감독이 표절 의혹을 벗었다.
지난 23일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신명희)는 드라마 '엄흥도'의 시나리오 작가 유족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이하 '왕사남')의 공동 제작사인 온다웍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및 배급사 쇼박스 등을 상대로 낸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왕사남'과 '엄흥도'가 단종, 엄흥도, 한명회 등 실존 인물을 다룬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일부 유사한 설정이 발견되지만 표현 방식과 서사 구조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에 따르면 '엄흥도'는 유교적 충의 서사를 핵심 정서적 주제를 담고 있는 반면 '왕사남'은 마을을 살리려는 욕심으로 폐위된 왕을 맞이한 엄흥도가 단종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핵심 서사로 다룬다. 재판부는 주요 인물 설정과 전체적인 줄거리가 전혀 다르며,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인 창작적 표현 형식의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족 측에서 장항준 감독이 '엄흥도'의 시나리오를 미리 접했다는 주장 역시 입증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왕사남'은 누적 관객수 1691만명을 기록하며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또한 역대 국내 개봉작 가운데 2014년 개봉한 '명량'(1761만여명)에 이은 흥행 2위에 올랐다. 이에 '왕사남'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한국 영화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호평 속 파죽지세의 흥행 행진을 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표절 의혹에 휘말리게 됐다.
앞서 연극배우 고(故) A씨의 유족 측은 A씨가 2000년 집필해 방송사에 투고한 시나리오 '엄흥도'와 '왕사남'이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A씨의 작품은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걸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단종이 유배지에서 마음을 여는 서사 흐름이나 단종의 궁녀 및 엄흥도 자녀 설정 등 디테일이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용 증명을 통해 창작 경위 소명을 요구했다.
'왕사남' 제작사 온다웍스 측은 "'왕사남'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순수 창작물"이라며 "창작의 전 과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이에 대한 증명이 가능하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며 '왕사남'은 이제야 표절 의혹이란 오명을 벗게 됐다. 이에 '왕사남'은 작품의 진정성과 순수 창작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며 흥행 신화에 견고한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제작사는 제약 없이 극장 상영을 이어가는 건 물론, 기내 및 선박 서비스, OTT·DVD 공급, 해외 수출 등 판권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왕과 사는 남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