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그룹 뉴진스의 활동 중단으로 발생한 손해 규모를 두고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어도어와 민희진 전 대표 측은 손해액 산정 기준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23일 오후 4차 변론기일을 열고, 그룹 뉴진스(현 NJZ)의 활동 중단으로 발생한 손해 규모를 산정하기 위한 감정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어도어 측이 주장하는 ‘정상 활동이 이어졌을 경우 발생했을 매출’과 피고 측이 주장하는 ‘당시 경영상·계약상 갈등 등 현실적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재판부는 감정인이 단순 회계 계산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수성과 각종 변수들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따라 감정 결과의 신빙성이 좌우될 수 있다고 보고, 감정 과정과 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감정 대상은 어도어가 신청한 것으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뉴진스가 정상적으로 활동했을 경우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과 손익 규모를 추정하는 내용이다. 감정인은 해당 기간 동안 발생 가능한 음반·광고·공연 등 분야별 예상 매출을 산정할 예정이다.
감정인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제조업처럼 일정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라 아티스트의 역량, 대중적 인기, 프로듀싱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산업”이라며 감정 과정에서 관련 자료 확보와 비교 기준 설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 역시 감정 과정에서 특정 결론을 미리 정하기보다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검토해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측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주장할 수 있다”며 “감정인은 양측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필요한 자료와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 멤버 5명이 정상적으로 활동했다는 전제에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이번 감정은 비즈니스(뉴진스) 멤버들이 모두 활동을 이어갔을 경우 어도어가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추정하는 것”이라며 “과거 갈등이나 분쟁 등 우연적·비정상적 요인은 손해액 산정에서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티스트의 인기를 만들어내는 핵심은 결국 아티스트 자체이며, 회사 내부의 프로듀서 변경이나 운영 과정의 문제는 감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프로듀서 교체 등은 회사가 시스템을 통해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어도어 측은 “손해액은 특정 멤버 개인이 아니라 뉴진스 5명 전체 활동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며 “다니엘 개인에게 얼마를 청구할지는 이후 법률적 판단의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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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 뉴진스 |
반면 피고 측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매출 추정은 실제 손해액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피고 측 대리인은 “이번 사건은 제조업처럼 과거 매출 흐름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뉴진스의 성과에는 아티스트뿐 아니라 프로듀싱, 매니지먼트, 회사와의 신뢰 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희진 전 대표가 기존 프로듀싱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상황, 어도어 내부 갈등 등으로 정상적인 매니지먼트가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새로운 프로듀서 체제를 구축하고 활동을 재개하기까지 필요한 시간도 손해액 산정 과정에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피고 측은 또 “감정 대상 기간 동안 뉴진스가 실제로 활동하지 못한 이유와 당시 시장 상황을 배제한 채 정상 활동만을 가정하면 결과적으로 상상의 계산이 될 수 있다”며 “감정인이 어떤 기준과 보정 요소를 적용할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인은 프로듀싱 역량, 엔터테인먼트 산업 성장률, 아티스트 기여도 등을 어떻게 수치화할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회계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엔터 산업에서 아티스트와 프로듀싱, 회사 지원 체계가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감정인에게 양측 주장을 반영한 감정 계획서를 작성하고, 산정 과정과 근거 자료를 최대한 상세히 기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감정인은 필요한 경우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하거나 외부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감정인은 1차 감정 보고서를 오는 9월 10일까지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양측의 사실조회와 추가 의견 제출을 거쳐 재판부는 오는 10월 22일 다음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다니엘의 개별 활동과 관련한 추가 손해 산정 여부도 논의됐다. 재판부는 다니엘 개인 활동으로 발생한 광고·화보·음원 관련 행위가 전체 손해액 산정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감정 과정에서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 범위와 책임 여부는 향후 감정 결과와 본안 판단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DB, 어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