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내, 스스로도 몰랐던 새로운 얼굴 [인터뷰]
2026. 07.22(수) 15:00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홍내 인터뷰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홍내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이홍내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새로운 얼굴을 꺼내 들었다. 반항아적 이미지로 쌓아온 필모그래피와는 전혀 다른 결이었다. 어리숙하고 따뜻한 병장 윤동현 캐릭터는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폭넓은 시청자층을 사로잡았다. 귀엽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는 그에게, 이번 작품은 스스로도 몰랐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최근 종영한 티빙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극본 최룡·연출 조남형)는 총 대신 식칼, 탄띠 대신 앞치마! 이등병 강성재(박지훈)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물이다. 이홍내는 극 중 병장 윤동현 역을 맡아 강성재(박지훈)의 든든한 선임으로 활약했다.

이홍내는 "전역하며 종영을 맞이하는 느낌"이라고 말하며 그만큼 작품에 깊이 몰입했었다고 밝혔다. 특히 실제 해안경비부대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경북 울진의 바닷가 앞 소초 세트가 군 시절 기억을 자연스럽게 불러왔다고. 실제로 2011년에 입대해 병장으로 전역했다는 이홍내는 자신의 행복했던 병장 시절을 떠올리며 촬영에 임했고, 그런 점들이 극에 녹아들어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더욱 많이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캐스팅이 확정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체중 증량이었다. 당시 이홍내는 전작 촬영을 위해 10kg 이상 감량한 상태로 미팅에 참석했고, 대본 속 윤동현이 '아주 건강한 청년'으로 묘사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미팅 당시 감독님께 그런 몸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기회를 주셨다.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뭘 먹을지 운동을 어떻게 할지 계획하며 외형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9kg 이상 증량했다"라며 "체격이 커져야 강성재가 윤동현에게 느끼는 위압감이 표현이 될 거고, 윤동현이 닭가슴살을 좋아하는 포인트 등도 잘 표현이 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윤동현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도 여느 때와 달랐다. 이홍내는 "윤동현은 감독님이 만들어주셨다"라고 말하며 공을 조남형 연출에게 돌렸다. 기존에 연기했던 악역처럼 배우 스스로가 내면에서 무언가를 끌어내야 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이홍내는 "감독님이 정말 많은 걸 알려주셨고, 리허설 때 직접 연기를 보여주시면 내가 따라하기도 했다. 감독님 안에 성재도 있고 윤동현도 있고 탁문익도 있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감독님이 웃어주실 때마다 큰 힘이 됐다. 누가 내 연기를 보고 컥컥 소리까지 내며 웃는 경험이 많지 않았었는데, 정말 기분 좋고 행복했다. 웃음 가득한 현장이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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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홍내

또한 윤동현 캐릭터 안에서 이홍내 자신의 모습을 많이 발견하기도 했다고. 이홍내는 "실제로는 친한 친구들과 있으면 귀여운 모습이 있기도 한 것 같다. 윤동현이라는 인물 자체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했고, 최대한 내 안의 모습을 가지고 오자고 했던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강렬한 외모와는 달리 실제로는 쑥스러움이 많은 성격이라는 고백도 이어졌다. "예전에 감자탕 집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는데, 손님이 저를 부르는데 부끄러워서 못 본 척해서 자진해서 그만둔 적이 있다"라며 "생각보다 여린 사람이라는 걸, 그런 모습이 있다는 걸 시청자분들이 알면 저를 조금은 귀엽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화제의 '취랄' 장면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이홍내는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정말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대본을 본 적이 없었다"라며 "어릴 때 봤던 '요리왕 비룡', '미스터 초밥왕' 같은 만화가 떠오르는 대본이었고, 이 작품에 내가 출연해서 기둥으로 참여하면 얼마나 즐겁고 재밌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촬영에서는 오히려 굉장히 진지하게 접근했다고. 이홍내는 "B급 리액션을 찍는다고 해서 나까지 웃으면서 찍으면 보는 사람이 안 웃길 것 같았다. 오히려 평소보다 심각하게 연기하려고 애썼다"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숨은 공로자로 푸드팀을 꼽기도 했다. 이홍내는 "현장의 모든 음식이 맛있었고, 사실은 제일 고생하신 분들이 푸드 팀이다. 아무리 덥고 추워도 묵묵히 뒤에서 요리를 하고 계셨다"라며 "특히 요리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 드라마 특성 상 재료컷부터 중간 과정, 완성본까지 요리를 다 따로 만들어야 해서 작업량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는 뽀모도로 명순조, 즉 명태순살조림을 꼽았다. "현장에서 계속 주워 먹었다"라며 극찬했다. 반대로 윤동현의 요리처럼 맛없게 묘사된 요리들은 실제로도 간이 전혀 안 된 음식을 내줬다고. 적재적소에 맛없는 요리를 내준 덕분에 배우들의 연기가 더 리얼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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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홍내 인터뷰

이처럼 기존의 강렬한 악역 이미지를 벗고 사랑스러움을 장착하며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마친 이홍내. 정작 자신은 의도한 변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이미지를 깨야겠다는 생각을 따로 한 적은 없다. 다 다르게 준비하고 연기한 캐릭터들이었다"라는 것. "연기 변신은 모르겠지만, 윤동현을 연기할 수 있어 정말로 행복했다. 시민분들이 지나가다가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귀엽네' 한 마디 해주고 가시는 것이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윤동현은 전역했지만 그의 배우 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불안정해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고, 제가 재밌어하는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홍내. 스스로도 몰랐던 얼굴을 꺼내 보인 배우의 다음 얼굴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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