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시외조모 故 이영희 묘지 훼손한 50대 女, 1심 집행유예
2026. 07.19(일) 16:55
한복 디자이너 故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 故 이영희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고 이영희 한복디자이너의 국립현충원 묘역 잔디를 훼손한 50대 여성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영희 디자이너는 배우 전지현의 시외조모로도 알려져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조영민 판사는 지난 14일 분묘발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 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강 씨는 판결에 불복해 16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강 씨는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있는 이영희 디자이너의 묘역을 찾아가 봉분 위 잔디를 파헤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강 씨의 정신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조치했다.

재판에서 강씨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를 과거 이영희 디자이너 밑에서 일하며 겪은 부당 대우 탓으로 돌렸다. 그는 첫 공판에서 "고인으로부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등을 맞으며 '미친년', '도둑년'이라는 폭언까지 들었다"며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어 묘지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의 행위가 분묘발굴이 아닌 단순 기물파손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강씨는 "손과 어깨를 다쳐 힘이 없는 상태에서 필통에 넣어 다니던 작은 재봉 가위와 커터칼로 잔디만 잘라냈을 뿐 흙을 파헤칠 의도는 없었다"며 "기물을 파손하면 가족들에게 연락이 갈 줄 알았다"고 밝혔다.

최후진술에서 강씨는 "법 없이 살았다. 빨간 줄이 가지 않게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 역시 "맨손으로 잔디를 파내려다 우발적으로 도구를 사용한 것이며 훼손 정도가 크지 않다"라며 "정신질환에 따른 건강상 어려움과 초범인 점을 감안해 관대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씨의 '분묘발굴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판사는 "분묘발굴죄는 분묘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분묘의 일부를 제거하는 경우에도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며 유죄를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과 고인의 관계, 분묘의 형상과 훼손 상태, 고인이 생전에 사회에 미친 영향력, 범행 동기와 수법,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 판사는 "범행이 분묘 일부를 제거하는 데 그쳤고 유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사건 당시 망상 질환 등 정신병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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