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개그는 기세다. 간절함이 더해지면 웃음은 배가가 된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다수의 코미디언을 게스트로 활용하며 주말 안방극장에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가 발표한 7월 1주 차 TV 화제성 조사에서 '놀면 뭐하니?'는 토요일 비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놀면 뭐하니?'는 '쩐의 전쟁' 시리즈를 통해 양상국의 재발견을 이뤄냈고, '유행어 제조기' 허경환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박영진, 이선민, 곽범, 김원훈 등 유튜브와 공개 코미디에서 검증된 '웃음 제조기'들이 연달아 합류하며 '생존형 광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들의 승부욕과 생존 본능은 짜인 대본보다 높은 웃음 타율을 자랑한다.
이들의 절박함은 숨길 수 없는 무기다. '휘파람 라이더스' 편에 출연한 박영진은 자전거 동호회 신입 회원으로 등장해 초반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에 유재석이 "유튜브에서는 날아다니는데 지상파에서는 영 힘을 못 쓴다"며 농담 섞인 지적을 건네자, 박영진은 멤버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씻을 때까지 못 나간다"라고 선언하며 사상 초유의 '감금 개그'를 선보였다. 멤버들 사이에서 오가는 예민한 자조적 대화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웃음을 안겼다.
지난 4일 방송에선 김원훈의 기세가 돋보였다. 정식 섭외 없이 부캐 '오봉식' 분장을 한 채 경기도 양평 촬영장까지 찾아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제작진에게 "지금 스케줄이 끝났는데 '놀뭐' 촬영장 가도 되냐"라고 묻곤 촬영이 끝났어도 상관 없다며 "10분이라도 불 태우고 가겠다"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몰래 찾아온 김원훈을 마주한 곽범은 "정말 찾아오면 끼워주냐"라며 곽범은 "코미디언들 사이에서 '놀면 뭐하니?'가 정식 섭외를 받지 않아도, 오면 유재석 선배가 다 받아준다고 소문이 났다"라고 말했고, 유재석은 "우리 프로그램이 코미디언들 사이에서 프리패스라고 소문이 났다더라"라며 이들의 뜨거운 열정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러한 시너지는 유재석이라는 리더가 가진 '멍석 깔기' 미학에서 기인한다. 유재석은 이들의 날것인 개그를 예리하게 낚아채 정제된 웃음으로 치환하거나,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에너지를 역으로 이용해 웃음의 밀도를 높인다. 코미디언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울타리'를 제공하고, 프로그램은 검증된 실력파들을 수혈받는 독특한 공생 관계가 '놀면 뭐하니?'만의 무기가 된 셈이다.
이들의 출연은 단순한 게스트 활동을 넘어선다. 유튜브와 OTT라는 좁은 문을 지나 지상파라는 대형 무대에 선 이들의 눈빛에는 "웃기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희극인 특유의 절박함이 서려 있다. 비록 어디선가 본 듯한 개인기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간절함은 시청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웃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다.
시청자들은 '놀면 뭐하니?'의 이러한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거창한 기획보다 코미디언들의 순발력으로 웃음을 잡아내는 과정이 호감을 사고 있다. 프로그램이 판을 깔아주면, 코미디언들이 사활을 걸고 웃음을 채우는 선순환이다. 이번 주에는 구미 고향을 방문해 '퍼스트 펭귄'의 자세로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선민의 활약이 예고돼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놀면 뭐하니?'는 지상파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있다. 검증된 실력을 갖춘 새 얼굴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와 사람과 사람이 부딪혀 터져 나오는 '진짜 웃음'의 가치. 지금 그들의 광기 어린 열정이 주말 저녁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놀면 뭐하니'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