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는 정상이라지만… JTBC 디폴트 사태, 하반기에는 괜찮을까 [상반기 결산 기획]
2026. 07.08(수)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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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최근 디폴트를 선언한 JTBC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며, 방송 생태계의 구조적 위기가 실감되고 있다. 광고 시장 악화와 장기 흥행 부진, 여기에 무리한 스포츠 중계권 투자 등의 요인이 겹치며 JTBC를 비상경영 체제로 몰아넣었다.

최근 JTBC는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지난 14일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와 중앙피앤아이,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한 데 이어, 15일 JTBC도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어 6월 30일 법원이 회생을 신청한 JTBC의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을 승인했다. 이로써 JTBC는 1달간 시간을 벌고 채권자들과 본격적인 자율 협상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만약 지정된 보류 기간 내에 채권단과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JTBC는 법원에 신청했던 회생 절차를 취하하고 자체 수립한 ARS 방안을 실행에 옮기며 경영 정상화에 나서게 된다. 기한 내에 협의가 최종 결렬될 경우에는 법원이 강제적인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직접 결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현장의 진짜 온도는 어떨까. 티브이데일리는 JTBC의 재정적 위기 실태를 짚어보고, 전문가 및 방송사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 방송 관계자들은 입모아 "정상 진행 중"

한 방송사 관계자는 현 JTBC 사태와 관련해 "내부에선 실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외부에서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안에선 이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듯 하다"라고 전했다. 직원 고용 문제와 현황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정산에 관해선 "월급은 공제되고 있다. 걱정을 안 할 수는 없지만, 흘러가는 상황 속 회사에서조차 손을 떠난 부분도 있다"라고 짚었다.

방송사 내부 상황과 관련해 한 관계자는 "방송은 정상적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우려보다 녹화는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는 제작사 측의 결정인 경우가 있다. 여러 방안을 검토해본 뒤 제작발표회도 진행하는 식으로 결정하고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JTBC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출연자의 소속사는 출연료 정산에 대해 묻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촬영이 계속 진행되고 있긴 하다. 출연료 관련해서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말을 보태기 예민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정산 시스템의 프로세스를 정확히 아는 건 아니지만, 출연료는 시기에 맞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산에 있어선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내부에서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식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있는 건 없다. 프로그램 측은 계속 섭외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중계한 김환 해설위원은 유튜브 단군 채널에 출연해 JTBC 사태 현 상황과 관련한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돈을 쓰는데 문제는 없었다. 연락이 많이 왔다. 출연료에 대해 물어보진 않았다. 물어본다고 상황이 바뀌진 않지 않냐"라며 "제가 물어봐야 하는 사람도 직원이다. 물어도 답이 안 나오기에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제작사 측 "아직은 정상 프로세스"… 무거워진 사내 공기

드라마 제작사 측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직은 시스템대로 굴러가고 있지만, 내부적인 불안감은 감지된다.

제작사 관계자는 세간의 우려가 쏠린 제작비 정산 이슈에 대해 "현재로서는 정산이 문제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문제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사 측은 방송이 나간 이후 플랫폼비를 정산받는다"라며 현재 대금 지급은 기본적인 프로세스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JTBC의 회생 신청 이후 사내 공기는 확실히 무거워진 모양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이고 전체적으로 회사 분위기가 좀 처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똑같이 열심히 일하려는 마인드"라고 전했다. 최근 불거진 드라마 '연애의 재발견' 제작 중단 설에 대해서는 "상황이 우연히 겹친 것"이라며 "대본을 다듬는 중이고 마침 장마철이라 잠시 쉬어가는 시간인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제작사 매각설에 대해서는 솔직한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관계자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무것도 결정된 건 없다"라며 "저희도 결국 기사로 (최종 결과를) 보게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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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운영 아닌 시한부 유예"… 법조계가 본 ARS의 진짜 실상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방송 송출이나 녹화, 정산은 아직 큰 문제 없이 '정상 운영'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법조계의 시선은 냉정하다. 지금의 평온함은 해결이 아니라, 법정관리를 잠시 미뤄둔 1달짜리 '시한부 유예'가 만들어낸 착시라는 지적이다.

JTBC 채권 및 채무 구조가 30일 안에 자율 합의를 볼 가능성에 대해 법무법인 한수 이민규 대표변호사는 "일반론으로 말씀드리면, ARS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면 핵심 채권자가 소수이고 협의 창구가 단순해야 한다"라며 "반면 외주 제작사·기획사·스태프 등 소액 다수 채권자가 많은 구조는 자율 협의가 어려워 통상 정식 회생절차에서 일괄 처리하는 것이 법 집행 효율성 측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라고 짚었다.

이민규 변호사는 JTBC의 복잡한 채권 구조에 대해 "금융권 채권자 외에 현장 채권자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1달 남짓한 기간 안에 실질적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며, 이는 제도적 메커니즘을 고려할 때 타당한 지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ARS에서 실질적인 구조조정 협상의 주된 대상은 거액의 만기 연장이나 출자전환을 결정해야 하는 주요 금융 채권단"이라며 "외주 및 현장 상거래 채권은 이 협상 테이블 외에서 별도로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핵심 열쇠를 쥔 주요 금융 채권자들의 협의 의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TBC의 '중단 없는 정상 운영'의 전제와 현장의 대금 지연 징후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보전처분 체제 하에서는 회사의 자금이 대표자 임의로 지출될 수 없으며, 설령 방송 계속을 위한 필수 비용이라 하더라도 법원이 허가한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라며 "회사가 법적 제도를 방패 삼아 돈이 있는데도 임의로 지급을 미루는 구조는 실무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현재 현장에서 조금씩 새어 나오는 대금 지연 징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만약 현재 현장에서 대금 지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 이는 법적으로 허용된 유예 조치라기보다는 회사의 본질적인 유동성(현금) 고갈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법적으로 지급 가능한 예외 영역이라 하더라도, 회사 통장에 당장 지급할 재원이 없다면 법원에 지출 허가를 신청할 수도 없고 법원 역시 이를 허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극심한 자금난이 법적 통제와 맞물려 나타나는 현실적인 한계 상황"이라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승인 심사 회피용 시간 끌기'라는 시각에 대해서 이 변호사는 "시간을 버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실질적 타협안을 도출해내는 것이 제도의 본질"이라면서도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파국을 막고 방송사로서의 영업 가치를 보전하려는 순수한 사업적 목적 역시 충분히 병존할 수 있다. 외주 제작비나 출연료가 비용 통제 과정에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는 매우 현실적이다. 유동성이 극도로 부족한 한계 기업이 어떤 구조조정(정식 회생, 워크아웃 등)을 선택하든 공통적으로 맞닥뜨리는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진짜 문제는 자율 협상이 최종 결렬되어 한 달 뒤 정식 법정관리로 넘어갈 때 발생한다. 지금 현장 관계자들이 믿고 있는 '정상 정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단숨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정식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법정관리 신청 전에 발생한 빚은 원칙적으로 묶여서 동결된다"라며 "빚을 돌려받는 시기가 수년 뒤로 미뤄지거나 원금의 상당 부분이 깎이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직원이 받는 임금은 법적으로 보호받지만, 회생 신청 전에 묶여 있는 외주 제작비나 스태프들의 대금은 보호 우선순위에서 밀려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다만 임금채권이나 개시 이후 발생하는 제작 대금은 공익채권으로 우선 변제되므로, 결국 가장 큰 피해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회생 신청 전 단계에서 미지급 상태로 남아 있는 외주 및 제작 채권"이라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현장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절차가 길어질수록 불리하다. 조기에 회생계획이 인가되거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M&A를 통해 새 인수자가 나타나 단기에 채무를 정리하는 것이 현장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며 말을 맺었다.

◆ 종편 명가의 추락이 남긴 숙제, 방송가 생태계의 위험성

이번 JTBC 디폴트 사태 속에서 현장 노동자들과 출연진들이 느끼는 평온함은 폭풍전야의 고요함에 가깝다. 대형 방송사조차 자금 고갈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의 문을 두드리는 현실 앞에서, 지금은 "문제없다"라며 안도하는 현장의 대금들이 한 달 뒤 협상 결과에 따라 한순간에 동결될 위험을 안고 있다.

법조계가 지적했듯 ARS 기간의 실질적 현금 고갈과 향후 정식 회생 절차 돌입 시 발생할 '신청 전 미지급 대금 동결' 위험은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들의 생계 위협으로 직결된다. 드라마 명가의 추락이 남긴 파편이 결국 방송 생태계의 최하단을 직격하는 거대한 파도가 된 셈이다. 전통적인 방송 제작 모델과 아쉬운 투자 기조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 이번 사태 속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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