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확신으로 바꾼 10년, '근본 네오' 엔시티 127의 성장 증명 [NCT 127 10주년①]
2026. 07.07(화) 11:00
엔시티 127
엔시티 127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누구도 걷지 않은 낯선 길을 기꺼이 개척한 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난해하다는 편견은 이제 그 자체로 대체 불가한 장르가 됐다. 결코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네오의 길’을 걸어, 마침내 스스로를 증명한 그룹 엔시티 127(NCT 127)이다.

지난 2016년 7월 7일 데뷔곡 ‘소방차(Fire Truck)’로 포문을 연 엔시티 127(쟈니 태용 유타 도영 재현 정우 해찬)은 K팝의 심장이자 본거지인 서울의 경도 127을 팀명에 새기고 출발했다. 엔시티 고정팀 중 가장 먼저 데뷔하며 세계관의 첫 단추를 끼운 만큼, 엔시티 127은 팀의 메인 정체성을 ‘네오(Neo)’로 세우고 가요계에 강렬하게 데뷔했다. 대중적인 이지 리스닝 요구와 타협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인 콘셉트가 난무하는 K팝 신에서 독보적인 ‘네오’ 콘셉트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겠다는 자신감이었다.

엔시티 127이 쌓아 올린 초기 디스코그래피는 뻔한 공식을 거부하고 낯선 사운드를 개척해 온 파격의 연속이었다. 데뷔곡 '소방차'는 힙합과 트랩 기반에 뭄바톤의 리듬적 요소를 섞은 퓨전 장르로, “불만이 가득 찬 곳 더 화끈하게 / 짜릿한 이 음악 네 맘 확 불태우지”라는 가사처럼 가요계에 불을 지르겠다는 패기를 보여줬다. 이어 발매된 ‘無限的我 (무한적아;Limitless)’는 엔시티 127의 ‘근본’으로 꼽히는 곡으로, “이제 시작이야 무한의 나”라는 가사와 함께 복잡한 보컬 챈트와 묵직한 베이스 무빙으로 어반 힙합의 뼈대를 세웠다.

이어 발매된 ‘체리 밤(Cherry Bomb)’은 기괴하면서도 세련된 비트와 고난도의 시그니처 안무로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나를 삼켜봐 그리곤 느낀 Stomach / 꽤 오래 절여진 Cherry Bomb 언제 언제 터질지 몰라”라는 가사와 함께, 곡 후반부 상체를 뒤로 완전히 젖히며 바닥에 닿을 듯 넘어가는 포인트 안무는 이들의 퍼포먼스 역량이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부자가 되는 꿈을 경쾌하게 풀어낸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레귤러(Regular)’, 잃어버린 정체성을 회복하자는 메시지의 ‘사이먼 세이즈(Simon Says)’, 긍정의 힘으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슈퍼휴먼(Superhuman)’ 등 엔시티 127은 신인의 패기와 열정을 대중에게 어필하며 네오 콘셉트의 초석을 단단히 쌓았다. 특히 ‘레귤러’는 영문 버전으로도 발매돼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며 글로벌 팬덤을 폭발적으로 확장시켰다.

주변 시선에 상관없이 꿋꿋하게 자신들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던 엔시티 127은 정규 2집 ‘영웅(英雄; Kick It)’을 통해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대중들이 난해하게만 받아들였던 ‘네오’를 엔시티 127의 강점이자 특색으로 인정한 곡이기 때문이다. 무술을 모티브로 한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는 네오라는 장르가 대중성까지 완벽하게 담보할 수 있음을 증명하며 엔시티 127을 글로벌 톱 티어 아티스트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러한 도약의 메시지는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곡 ‘펀치(Punch)’로 이어졌다. 복싱 경기에 비유하며 홀로 싸우는 외로운 순간을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담은 ‘펀치’를 통해 엔시티 127은 성장에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성장통을 극복하는 서사를 완성했다. 폭발적인 성장은 수치로도 증명됐다. 정규 2집으로 데뷔 후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영웅’과 ‘펀치’가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하며 대중성까지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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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성공으로 대중과의 완벽한 접점을 찾았지만, 엔시티 127은 뻔한 공식을 답습하지 않고 꿋꿋이 ‘네오의 길’을 걸었다. 정규 3집 ‘스티커(Sticker)’로 또다시 파격을 시도한 것이다. 피리 소리가 주도하는 독특한 사운드가 특징인 ‘스티커’는 미국 빌보드 200 차트 3위에 올랐으며, 더불어 트리플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장 실험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음을 성과로 증명해 낸 셈이다.

이 파격적인 행보는 정규 3집 리패키지 앨범 ‘페이보릿(Favorite (Vampire))’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결의 네오를 선사했다. 시그니처 휘파람 소리가 인상적인 R&B 팝 댄스 곡 ‘페이보릿’을 통해 파국으로 치닫는 비극적인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것이다. 기존의 강렬하고 기괴한 사운드에서 한 발짝 나아가, 멤버들의 호소력 짙은 보컬과 서정적인 멜로디를 극대화하며 엔시티 127만이 표현할 수 있는 치명적이고 감성적인 또 다른 네오의 결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리스너들의 극찬을 받았다.

엔시티 127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정규 4집 ‘질주(2 Baddies)’에서는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소중한 것들을 바라보고 달리는 자만이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초동 154만 장이라는 또 한 번의 대기록을 썼다. 이어 발매된 리패키지 타이틀곡 ‘에이-요(Ay-Yo)’를 통해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도 끝없이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고, 수록곡 ‘스카이스크레이퍼(Skyscraper)’의 “우린 끝을 몰라 Level up”이라는 가사처럼 마천루를 뚫고 올라갈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이후 정규 5집 ‘팩트 체크(Fact Check (불가사의; 不可思議))’와 정규 6집 ‘삐그덕(Walk)’을 거치며 엔시티 127은 네오를 넘어 이제는 엔시티 127만이 할 수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로 K팝 신의 메인 이벤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타이틀곡이 뿜어내는 난해하지만 파괴적인 에너지 이면에는 앨범 전체의 퀄리티를 지탱하는 B사이드 트랙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수록곡들은 엔시티 127의 음악적 역량이 단순히 퍼포먼스에만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적 역량은 엔시티 127의 앨범을 끝까지 듣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이처럼 타이틀곡과 다채로운 수록곡을 아우르며 낯설고 파격적인 네오 사운드가 대중을 완벽하게 설득할 수 있었던 건, 이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구현해 낸 멤버들의 꽉 찬 육각형 역량 덕분이다. 팀의 정체성을 시각적, 청각적으로 구현하는 가장 강력한 중심축은 태용이다. 리더 태용의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은 엔시티 127이라는 그룹의 색깔을 정의하는 결정적인 열쇠다. 안무의 디테일을 살려내는 섬세함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태용의 퍼포먼스와 래핑이 더해지며 사운드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완성한다. 여기에 쟈니는 특유의 여유로운 멋과 세련된 감각을 더하며, 유타는 랩과 보컬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기량으로 무대 위에 강렬한 기세와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더불어 청량하고 감성적인 도영의 보컬, 곡에 무게감을 더하는 재현의 중저음, 해찬의 독보적인 음색과 맑은 정우의 미성이 모여 단단한 합을 이룬다. 자칫 강렬하기만 할 수 있는 사운드에 다채로운 보컬이 더해지면서, 낯선 장르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음악의 대중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충족시킨 것이다.

엔시티 127의 한계 없는 음악적 스펙트럼은 멤버들의 솔로 행보를 통해 더욱 선명해지며 팀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힙합을 기반으로 키치하고 힙한 매력을 극대화한 태용, 강렬한 록 사운드로 에너지를 뿜어낸 유타, 서정적인 밴드 사운드의 도영, 짙은 R&B 그루브의 재현, 특유의 밝은 미성과 기분 좋은 팝 감성이 인상적인 정우, 독보적인 소울풀 R&B의 해찬까지. 저마다 완전히 다른 장르를 품은 솔로 앨범들은 개인의 오리지널리티를 넘어 팀의 다층적이고 견고한 사운드를 완성하는 자양분이 됐다.

탄탄한 역량과 파격적인 장르 개척은 곧 거대한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이어졌다. 대규모 월드 투어를 통해 엔시티 127은 잠실 주경기장을 넘어 북미, 남미, 아시아 등 글로벌 팬들과 만났다.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도, 그리고 연차가 쌓였음에도 여전히 신인 시절과 같이 한 치의 오차 없는 라이브와 칼군무를 쏟아내는 기량은 엔시티 127이 스스로를 얼마나 혹독하게 단련해 왔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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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26년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엔시티 127은 팀의 새로운 전환점을 굳건히 지나고 있다. 리더 태용과 재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팀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마크의 탈퇴로 7인조로 개편되는 뼈아픈 변화를 겪기도 했다. 여기에 현재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도영과 정우의 빈자리까지 더해졌지만, 엔시티 127이라는 이름이 가진 묵직한 무게감은 결코 흔들림이 없다. 공백기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엔시티 127의 이름값을 완벽하게 증명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엔시티 127은 올해 3분기, 약 2년 만의 컴백을 5인 체제로 준비하며 또 다른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멤버 수의 변동이라는 큰 파도 앞에서도 다음 스텝을 묵묵히 준비하는 엔시티 127의 행보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유행을 좇는 대신 자신들의 음악을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버린 뚝심이 지난 10년의 시간을 거쳐 이미 대체 불가한 오리지널리티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어떠한 평가에도 절대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네오의 길’을 걸어왔던 첫 번째 챕터를 지나, 이제는 엔시티 127이라는 장르 그 자체가 된 팀이다. 이 낯설고도 위대한 10년의 길은 멈추지 않고 달려온 멤버들뿐만 아니라, 그 곁에서 성장의 증명을 끝끝내 함께해 온 모든 이들이 하나 되어 써 내려간 찬란한 역사다. 그렇기에 변화 속에서도 엔시티 127이 새롭게 선보일 다음 스텝이 궁금해진다. 10주년이라는 반환점을 돌아 다시 한번 힘차게 내디딜 엔시티 127의 두 번째 챕터를 뜨겁게 응원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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