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정확히 공부해라" 배재고, '5·18 조롱' 논란에 쏟아진 공분 [이슈&톡]
2026. 07.01(수) 15:04
홍석천 최태성
홍석천 최태성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 조롱 구호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성세대와 교육계는 물론, 대중까지 서늘한 일침을 쏟아내고 있다.

역사 강사 최태성은 1일 자신의 SNS에 아펜젤러가 설립한 배재학당의 창립 이념인 '섬김'을 언급하며 "요즘 벌어지는 모습을 보며 저를 포함한 우리 기성세대는 과연 대한민국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절실히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냐"라며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라고 적었다.

같은 날 방송인 홍석천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의견을 냈다. 그는 영상을 통해 "학생들이 저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측 사과문보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직접 광주에 내려가 광주제일고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함께 식사하는 것이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사과 방법이다"라며 "역사는 정확하게 공부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쓴소리를 냈다. 최 장관은 "단순한 조롱이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지역을 비하하는 응원이 고교 스포츠 현장에서 여과 없이 분출됐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타깝다"라며 "학생 선수들이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기량이 아니라 품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력에만 치우친 나머지 인성과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거나 왜곡된 역사 인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하는 선수들은 엘리트 선수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스포츠 현장에서의 지역 비하와 혐오 발언에 대한 엄중한 대처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발생했다. 당시 배재고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의 구호를 외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배재고 측은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게재했다. 학교 측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이탈이나 실수가 아닌 윤리의식과 역사 인식에 대한 총체적인 붕괴에서 비롯된 사태로 보고 있다"라며 "광주제일고 야구부와 구성원들, 광주 시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배재고 교직원을 비롯해 야구부 선수 전원, 학부모가 광주제일고를 찾아 사과하겠다는 의사도 전했으나 상대 학교 측이 방문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해당 교육청이 본격적인 진상 파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중이다. 그러나 배재고 야구부는 조사 과정에서 "한 명이 기존 구호를 개사해 선창하자 관련 논란을 인지하지 못한 채 우발적으로 따라 했을 뿐"이라며 개인에게 책임 소재를 돌려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한편 이번 사안에 항의하는 일부 시민 단체들은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 앞에 '역사를 망각한 배재고'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을 보낸 상태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배재고등학교 유튜브 화면 캡처]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한서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