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제작진 "임지연·허남준과 호흡, '오뉴월의 서리'같은 기적" [인터뷰]
2026. 06.30(화) 10:51
한태섭 감독, 허남준
한태섭 감독, 허남준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멋진 신세계'의 제작진이 작품을 떠나보내며 함께 한 배우들을 향한 찬사를 전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씌어 '악질'해진 무명배우 신서리(임지연)와 자본주의의 괴물이라 불리는 악질재벌 차세계(허남준)의 일촉즉발 전쟁 같은 로맨스 드라마다.

'멋진 신세계'는 전국 시청률 4.1%로 출발해, 최종회 11.8%까지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태섭 감독과 강현주 작가가 서면을 통해 작품 종영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뜨거운 인기 끝에 종영한 소감에 대해 한 감독은 "국내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했는데, 해외에서도 이렇게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다. 국내외 시청자분들께 무한한 감사와 더불어 추운 겨울 오랫동안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작은 보상이 된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라며 "시청자분들 반응 중에 투병 중인데, 녹록치 않은 현실에 힘들다가도 이 드라마 덕분에 웃음이 터지고 하루하루 버틴다는 말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전했다.

강현주 작가는 "'멋진 신세계'를 집필하며 임했던 태도를 솔직하게 토로하면, 스스로 보고 싶은 서사와 인물을 마음껏 썼다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이 이야기를 사랑해 주셔서 뭉클할 따름이다. 신인 작가로서 계속 이렇게 이야기를 꾸려 나가도 되겠다는 신호를 받은 기분이다. 마치 어두운 밤바다 위를 홀로 표류하다가 등대의 한 점 불빛을 만난 것처럼 안도가 됩니다. 이 빛을 따라가면 뭍으로 향할 수 있겠다는 작은 확신을 시청자분들께서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작품 인기의 비결에 대해서도 밝혔다. 강 작가는 "모든 것은 사랑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구원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 안에서 사랑을 말하는 동시에, 보시는 분들이 삶을 긍정해 주시길 바랐다"라며 "이 극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또한 사랑이 충만했다. 대본의 결을 최대한 지켜주는 동시에 현장의 에너지를 더해주신 한태섭 감독님, 임지연·허남준을 비롯한 모든 배우님, 제가 일일이 알진 못하지만 진심을 다해준 모든 스태프 덕분이다"라고 공을 돌렸다. 한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진정성 있는 주제와 디테일한 극본, 배우들의 호연과 앙상블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라며 "삶이 아무리 힘들고 외롭더라도 버티다 보면 행복이 찾아올 거라는 단순하지만 따스한 주제가 이 작품의 뿌리였고, 이 주제를 작가님께서 사랑을 통한 성장과 구원 서사로 촘촘하게 그려 내셨다"라고 짚었다.

작품을 연출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과 인상적, 만족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태섭 감독은 "리얼한 톤에 주안점을 뒀다. 캐스팅이 너무 중요했다. 개성 강한 서리(임지연)와 세계(허남준)의 로맨스,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누빌 수 있어야 했다"라며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로 작품을 한정 짓지 않고, 모든 영역에서 '진짜 같음'을 추구했습니다. 우선 사극 파트의 리얼리티가 중요했다. 사극 파트는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을 따라서 의상, 미술, 소품, 로케이션 등 최대한 격조 있고 절제된 조선후기의 미학을 표현하려 했다. 연기의 디렉션도 배우들끼리 주고받는 감정과 미묘한 호흡, 리액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출자로서 디테일한 주문을 하기 보다는 배우들의 자유로운 해석과 과감한 표현에 맡겼다"라고 전했다.

강 작가는 시대성과 현실성에 주안점을 뒀다. 그는 "타지라는 장치를 통해 과거의 인물을 현대로 소환하는 서사가 자칫 공중에 붕 뜬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에, 최대한 개연성 있게 그려지길 바랐다"라며 "동시에 이 인물이 시청자분들께 진짜 살아있는 사람처럼 다가가길 바랐습니다. 어떤 설정의 집합체라기보다 살아있는 인물로 스며들기 위해선 입체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종국에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주신 후 '그래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 하다'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했다. '소중한 사람의 손을 잡고 이 삶을 살아가 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강 작가는 "7부 위기에서 차세계를 향해 서리가 달려가 '망가지면 망가진 대로, 부서지면 부서진 대로 괜찮다. 너와 함께하면'이라는 말과, 8부에서 차세계가 전하는 '우리 둘만 있을 땐 이렇게 좀 철없어지는 거야. 빌어먹을 세상 따위 개나 줘버리고, 나랑 두근두근하자. 너도 내가 유일해라'라는 담담한 고백이 애착이 간다"라며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삶을 살다 보면 버거운 때가 찾아오고 어떨 땐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다. 고통과 슬픔 행복과 기쁨이 파도처럼 밀려들겠지만, '이 빌어먹을 세상을 그럼에도 우리 한번 살아보자'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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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섭 감독, 임지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한태섭 감독은 "임지연 배우는 '멋진 신세계'의 시작과 끝이었다. 시공을 초월하는 기적 같은 연기로 캐릭터와 주제를 완성시켰다. 스스로를 마음껏 내던지고 신인 연출의 디렉션도 모두 다 수용하여 해내는 모습을 보고 연기자로서의 감탄을 넘어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존경이 샘솟았다"라며 "허남준 배우는 매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유니크한 배우다. 외양은 단단하고 섹시한데, 내면은 유쾌하고 말랑하다. 다채로운 표정 연기와 몸을 쓰는 연기의 유연함 뿐만 아니라, 힘든 현장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활짝 열려있다'는 인상을 준다. 언제나 온화하고 쾌활한 태도로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어 줬다"라고 전했다.

강현주 작가는 "임지연 배우는 드라마의 심장이자 동력이었다.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인데 이렇게 치열하고 진심이구나, 깊게 파고드는 모습에 작가로서 행복했다"라며 "허남준 배우님은 로맨틱 코미디인 이 작품의 성패 그 자체였다. 그 복합적이고 변화무쌍한 매력을 정확히 조준하고 명중시켰다. 첫 작품에서 이렇게 실력과 인품까지 완벽한 배우 두 분을 만난 것은 작가인 저에게 '오뉴월의 서리'와 같은 기적이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차세계를 연기한 허남준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에 대해 한태섭 감독은 "시청자들이 대사를 '밈'화 시켜 차세계를 곱씹고 이현대군을 그리워하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당연하게 생각된다. 차세계의 매력은 창조주인 작가님이 쌓아 올린 난공불락 같은 차세계의 '사랑 그거 돈 되는 거잖아'의 냉소를 얼마나 그럴싸하고 매력적으로 무너뜨리느냐에서 결정되는 과업이었다. 그리고 허남준 배우가 정확히 이 과정을 본능적인 연기와 작품을 생각하는 진심으로 능글맞게 해냈다"라며 "임지연 배우도 5부 옥탑방 장면을 찍으며 남준 배우에게 '구질구질한 거 잘하네'라고 칭찬했던 기억이 난다. 세계라는 캐릭터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런 대사를 치는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연구하고 꿰뚫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허남준 배우와 5분만 대화를 나눠보면 알 수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엄청난 대형견 같은 사람이구나' 하고 말이다. 그동안 허남준 배우가 여러 경험을 통해 쌓아 온 연기에 대한 진심과 타인을 대하는 올바른 삶이 언젠가는 그를 스타를 만들어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영광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라고 덧붙였다. 강 작가는 "작가로서 차세계가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허남준 배우가 차세계를 통해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을 보며 작가로서도 기쁨을 느낀다"라며 "이런 시청자들의 사랑은 허남준 배우라는 사람 자체의 매력이 인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멋진 신세계' 시즌 2, 스핀오프 작품에 대한 계획도 솔직하게 밝혔다. 강현주 작가는 "개인적으로는 서리와 세계의 이야기는 좋은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한다. 저 스스로 여한이 없을 만큼 두 사람을 축복하며 보내주었기에 그들의 '멋한민국'에서 '멋진 신세계'를 펼치고 있을 거라 믿는다"라며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는 데뷔작에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오래도록 간직하려고 한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한태섭 감독은 "팬 분들이 우스갯소리로 이현단심의 '멋진 구세계'로 스핀오프를 만들어 달라고 할 때 재미있었다. 그만큼 드라마 속 캐릭터를 애정해 주신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멋진 신세계'로 제가 얻은 메시지는 '삶을 살아가는데 웃음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는 것과 '코미디는 정말 구현하기 어려우면서도 재미있고, 어떤 장르보다 가치 있는 장르라는 것'이다"라며 작품을 ㅃ떠나보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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