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이야기는 파격적이지만, 무드는 클래식하다. 열패감, 자격지심 등 인간의 가장 밑바닥 감정에 집중했다. 그 감정을 배우 최민식과 최현욱이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맨 끝줄 소년’이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24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마포동에 위치한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연출 김규태) 제작발표회에서는 김규태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최민식 최현욱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 이강(최현욱)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이 원작이며, ‘트렁크’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민식 최현욱을 비롯해 허준호 김윤진 진경 등이 출연해 신뢰를 더했다.
작품은 열등감과 패배감에 갇힌 교수와 그를 뒤흔드는 의문의 학생, 두 사람의 개인 문학 수업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예측할 수 없는 서사로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김규태 감독은 ‘맨 끝줄 소년’에 대해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문오가 소년 이강에게서 천재성을 발견하고 글에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김규태 감독은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읽었다. 그만큼 대본 자체가 재밌었다. 6부작인데 끊지 않고 봤던 적은 처음이다. 문체 자체가 상황이나 인물의 감정을 쉽고 간결하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품이었다. 대중적인 재미와 문학적인 깊이까지 있어서 연출적으로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전화를 받았을 때 대충 이야기를 들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더라. 아니나 다를까 후안 마요르가의 원작이더라. 연극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옳다구나 하고 대본을 달라고 했다. 문학적인 향기가 나는 작품이 그리웠다.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작품도 많이 있지만, 생각할 여지가 있었다. 허문오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 아닌가라는 여지가 있는 작품이었다. 제자와 선생 간의 구도가 요즘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신선했다. 그런 점들이 이 작품을 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현욱은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가장 큰 매력은 김규태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이 하신다는 점이다. 글을 접했을 때는 저도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이강이라는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절제되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한 면들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김규태 감독은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매번 고민하는데, 이번 작품은 조금 내려놓은 것 같다. 서스펜스적인 파격보다는 클래식한 품격이 있는 작품이었으면 했다. 오래 봐도 지겹지 않고 힘 있고 묵직한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출적인 방향성에서도 인물의 감정과 내면, 심리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출했다”고 했다.
또한 김규태 감독은 “굉장히 독특한 구조의 이야기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오가는 이야기인데, 처음에는 그걸 명확하게 구분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사실적으로 연출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인물 중심의 감정 표현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미장센 보다는 문오의 감정 변화를 담아내기 위해 극단적 클로즈업과 카메라 워킹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극 중 괴팍한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 역을 맡아 위태로운 캐릭터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최현욱은 극 중 강의실 맨 끝줄에 앉는 소년 이강 역을 맡아 의뭉스러운 분위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규태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감독으로서는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다. 최민식 선배님은 꼭 한 번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현장에서 분위기 자체를 굉장히 즐겁고 유쾌하게 만드신다. 순수한 소년 같으면서도 해탈한 어른 같은 면모 등 그런 모습들을 닮고 싶다. 제가 많이 배웠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아티스트의 공연을 직관하는 느낌이었다. 전율이 많이 돋았다. 어떻게 저렇게 찰나에 복합적인 감정이나 마음을 순식간에 표현할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변주해 나가는 연기 표현이 놀라웠다. 봐도 봐도 지겹지가 않고 계속 보게끔 만드는 힘을 가진 배우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규태 감독은 최현욱에 대해 “현욱 배우는 정말 묘했다. 이 작품의 이강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순수한 면모 속에서 이중적으로 묘한 이면이 있는데 현욱 배우가 적격이었다. 눈빛 자체가 서스펜스인 것 같다. 굉장히 차분하고 고요하고 평온하면서도 계속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을 주는 눈빛으로 이강을 잘 표현했다”면서 “현장에서는 묵묵히 있다가 테이크가 돌면 정말 돌변하듯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면서 몰입하는 모습을 보고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잠재력에 기대가 됐다”라고 했다.
최현욱은 오디션을 통해 이강 역에 캐스팅 됐다. 이에 최현욱은 오디션 비화로 “신을 한 두 개 정도 준비해서 갔던 걸로 기억한다. 제 또래 배우 분들은 최민식 선배님의 영화를 보고 자랐을 거다. 그런 최민식 선배님 앞에서 연기를 한다고 하니까 많이 떨렸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대로 최대한 했다”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허문오의 열패감 등 감정선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부분으로 “누구에게나 남에게 드러내지 않는 외부 요인에 대한 부러움과 열등의식, 나름대로의 자괴감을 겪은 경험이 있을 거다. 허문오는 그런 감정을 20년 넘게 가져온 인물이다. 대본에 워낙 그런 감정이 잘 쓰여 있었다. 마치 연극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대본을 충실히 읽고, 감독님과 작품 전체와 캐릭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김 감독님이 조용한 카리스마로 잘 끌어주셨다”라고 했다.
최현욱은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절제된 표정 안에서 섬세하게 리액션을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이강이 관찰하는 것들로 글을 쓰기 때문에 관찰하는 신이 많은데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게끔 했다. 시청자 분들이 그런 부분을 잘 따라오셨으면 한다”고 했다.
또한 최현욱은 최민식과의 호흡에 대해 “선배님이 물도 챙겨주시면서 이끌어 주셨다. 말 뿐인 게 아니라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고 했다. 최민식은 “빈말이 아니라 저는 사실 이 드라마에서 최현욱의 연기에 리액션을 잘 하면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강이 이 드라마의 중심에 서서 모든 사람들을 다 쥐고 흔든다. 특히 허문오라는 인물을 들었다 놨다 하늘로 던졌다가 한다. 저는 이강이라는 인물이 휘두를 때마다 잘 휘둘려지면 됐다. 그래서 현욱이의 연기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하면 할 수록 이강이라는 캐릭터에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감흥을 매 촬영마다 느꼈다”고 했다.
이어 최민식은 “이 드라마에서 우리 최현욱 배우의 눈빛에 빠져드실 것”이라고 최현욱에 대한 상당한 애정을 전했다. 최현욱도 지지 않고 “선배님의 호랑이 같은 에너지에 압도됐다. 그 에너지를 어디서든 느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민식 선배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강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없었을 것 같다”고 최민식을 향한 존경을 표현했다.
‘맨 끝줄 소년’은 26일 오후 5시에 오직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