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뮤지컬 ‘렘피카(Lempicka)’가 관객들의 성원 속에 역사적인 한국 초연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3월 21일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렘피카’가 지난 20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폐막했다. 이번 초연은 2024년 제77회 토니 어워즈 3개 부문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브로드웨이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해외 신작을 국내 무대에 정식으로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뮤지컬 시장의 생명력을 확장하는 성과를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뮤지컬 ‘렘피카’는 20세기 초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아르데코 미술을 대표한 거장 타마라 드 렘피카의 드라마틱한 생애와 예술 세계를 다룬 서사적 뮤지컬이다. 러시아 혁명과 세계 대전이라는 역사적 격동기 속에서 생존을 넘어 자신의 예술적 자아를 독립적으로 지켜낸 여성 예술가의 서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며 개막 초기부터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이번 무대는 시대적 풍파에 맞선 주체적 여성 예술가의 강인한 서사를 무대 위에 확립했다. 난민에서 시작해 상류 사회의 초상화가로 거듭나는 인물의 여정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극복하고 예술적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조명했다. 이 과정에서 각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루며 관객들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했다.
배우들의 입체적인 열연과 이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준 매혹적인 연대 역시 완성도를 견인한 핵심 요소다. 타이틀롤인 타마라 드 렘피카 역의 김선영은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내공을 입증했고, 박혜나는 인물을 정교하게 풀어내며 완벽한 캐릭터 흡수력을 보여줬으며 정선아는 미세한 표정 연기와 가창력으로 극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의 영감이 되는 뮤즈 라파엘라 역의 차지연, 린아, 손승연 역시 독보적인 아우라와 각기 다른 에너지를 발산하며 인물 간의 복합적인 갈망과 연대를 설득력 있게 구현해 냈다.
여기에 예리한 지성과 예술성을 오가며 에너지를 발산한 마리네티 역의 김호영, 조형균과 격변의 시대 속에서 깊이 있는 감정선으로 극의 중심을 잡은 타데우스 역의 김우형, 김민철의 열연이 더해졌고, 수지 역의 최정원과 김혜미가 보여준 독창적인 캐릭터 해석과 노련한 연기 내공이 인물 간의 관계성을 한층 더 조화롭게 완성했다.
또한 클래식과 현대적 선율의 웅장한 조화 및 압도적인 시각적 미장센 역시 관객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적 체험을 선사했다. 전통적인 클래식 선율과 강렬한 현대적 팝 록 사운드가 극적으로 어우러진 넘버들은 인물들이 지닌 주체적이고 강인한 서사를 효과적으로 풀어내며 극의 차별화를 책임졌다. 이와 함께 과감한 조명 기법, 감각적인 무대 디자인 요소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무대 위를 더욱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이처럼 3개월간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친 뮤지컬 ‘렘피카’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서사의 힘을 명확히 증명해 냈다. 초연 무대를 통해 웰메이드 극으로써의 위상을 확고히 하며 관객들의 호평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작품은 한국 뮤지컬의 서사적 확장을 이끄는 또 하나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놀유니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