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뷰·그래미·오스카…'케데헌' 1주년, 가상 아이돌이 쓴 진짜 역사 [영화공감]
2026. 06.21(일) 15:55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공개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6월 20일 공개된 이 작품은 넷플릭스 시청 기록, 빌보드 차트, 글로벌 시상식 등 전방위에서 기록을 경신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유의미한 이정표를 남겼다. 지난 1년 사이, 스크린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의 노래가 실제 K팝 차트를 점령하고 그래미 트로피까지 거머쥐는 전례 없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케데헌' 신드롬이 불어 닥쳤다.

◆ 넷플릭스 역사 새로 썼다, 전 부문 시청 기록 경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넷플릭스 내 성과는 단계적으로 확장됐다. 공개 직후부터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시청 수치를 끌어올린 이 작품은 공개 약 한 달 만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최다 시청작 자리에 올랐고, 공개 약 두 달 후에는 누적 2억3600만 뷰를 기록, 기존 넷플릭스 영화 부문 최고 기록이었던 '레드 노티스'(2억3090만 뷰)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시청 수치는 계속 상승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 동안 총 4억8200만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콘텐츠에 등극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뷰 수가 증가해 6억 뷰를 돌파했으며, 1주년을 앞둔 공개 51주차에도 글로벌 주간 10위를 기록하며 최초 공개 후 지금까지 51주 연속 글로벌 톱10을 기록하는 등 매일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기존에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작품들이 대부분 실사 영화 혹은 영어권 콘텐츠였다는 점에서, 한국 문화와 K팝을 결합한 애니메이션이 해당 기록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을 두고 "한국 오리지널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후 K팝을 소재로 한 콘텐츠 제작에 업계 전반의 관심이 쏠리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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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 빌보드 역사도 다시 썼다, 전설이 된 사운드트랙

시청 기록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건 음악 성적이었다. 극 중 헌트릭스의 대표곡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올랐다. 가상의 K팝 걸그룹 노래가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한 최초의 사례였으며, 걸그룹 곡이 해당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또한 인기는 '골든' 한 곡에 그치지 않았다. '유어 아이돌(Your Idol)', '소다 팝(Soda Pop)',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을 포함한 사운드트랙 수록곡 4곡이 동시에 빌보드 핫100 톱10에 진입했다. 영화 사운드트랙으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또한 1978년 '새터데이 나이트 피버' 이후 처음으로 사운드트랙 수록곡 3곡이 동시에 빌보드 핫100 톱5에 오르는 기록도 나란히 달성했다.

스트리밍과 음반 판매를 집계하는 빌보드 200 앨범 차트에서도 OST 앨범이 정상에 올랐다. 애니메이션 영화 사운드트랙이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한 사례는 극히 드물며, 이 역시 장르와 포맷의 경계를 넘은 성과로 기록됐다.

또한 헌트릭스 멤버인 이재(EJAE), 오드리 누나(Audrey Nuna), 레이 아미(Rei Ami)도 글로벌 슈퍼스타로 단숨에 급부상했다. 이들은 주요 시상식, 미국 현지 토크쇼 등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고, 특히 헌트릭스 보컬을 맡은 이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오프닝 무대에 초청 받으며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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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이 아미, 이재, 오드리 누나

◆ 그래미부터 아카데미까지, 시상식 전방위 수상

시상식 성과 또한 차트 기록만큼이나 광범위했다.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으며, '골든'이 주제가상까지 수상하며 2관왕에 등극했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저와 닮은 분들이 주인공인 이런 영화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 다음 세대는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이 상은 한국과 전 세계 모든 한국인을 위한 것"이라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골든'은 제68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비주얼 미디어 송을 수상했다. K-팝 노래가 그래미 트로피를 가져간 최초의 사례로, 미국 음악 시상식의 최고 권위로 꼽히는 무대에서 K-팝이 처음으로 수상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2026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올해의 노래, 베스트 팝송,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베스트 사운드트랙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OST 앨범 또는 수록곡이 4관왕을 달성한 것은 이례적인 기록으로 남았다.

국내 시상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5 MAMA 어워드와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각각 베스트 OST를 수상했다. 가상 걸그룹의 노래가 국내 주요 음악 시상식 수상 명단에 오른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로, 작품의 음악적 완성도가 K-팝 시장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해석됐다.

◆ '헌트릭스 현상'이 남긴 것

공개 1주년 시점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돌아보면, 이 작품이 남긴 성과는 단일 콘텐츠의 흥행을 넘어선다.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최다 시청 기록, 빌보드 핫100 정상, 그래미 수상, 오스카 2관왕 등 눈부신 성과들이 단 1년 안에 하나의 작품에서 나왔다.

스크린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는 여전히 실제 K-팝 그룹을 '덕질'하는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골든'을 비롯한 수록곡들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꾸준히 재생되고 있으며, 헌트릭스 관련 굿즈와 팬 커뮤니티도 여전히 운영되며 거대한 팬덤을 양산했다. 넷플릭스는 이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을 일찌감치 확정 지었고, 월드투어까지 공식 발표한 상태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 이 현상이 이후 K-팝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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