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장승조, 1인 2역으로 새긴 ‘악의 얼굴’ [일문일답]
2026. 06.21(일) 10:39
SBS 멋진 신세계, 장승조
SBS 멋진 신세계, 장승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장승조가 ‘멋진 신세계’의 마지막까지 압도적인 악역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책임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장승조는 권력과 욕망에 사로잡힌 차일그룹 임시회장 최문도 역을 맡아 냉혹한 빌런의 탄생부터 처절한 몰락까지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극 중 최문도는 차일그룹의 권력을 손에 넣으며 정상에 올랐지만, 차세계(허남준)의 반격으로 점차 궁지에 몰렸다. 건설 비리 의혹이 불거지고 리조트 사업까지 위기에 처한 그는 결국 임시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긴급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되는 결말을 맞았다.

장승조는 욕망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고 희생시키는 최문도의 차가운 본성과 무너져가는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 뒤에 감춰진 초조함과 계획이 틀어질 때마다 드러나는 광기를 단계적으로 쌓아 올리며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했다. 특히 상황이 악화될수록 더욱 냉정해지는 말투와 서늘한 눈빛, 차달수(윤주상)와 마주한 순간 폭발하는 감정선은 최문도가 지닌 잔혹함을 극대화했다. 타인의 아픔에는 무감각하면서도 자신의 욕망을 향해서는 끝없이 질주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악인으로 각인됐다.

또한 장승조는 현대의 최문도와 전생의 절대군주 안종을 오가는 1인 2역을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같은 욕망을 품은 인물이지만 시대와 위치가 다른 두 인물을 각기 다른 분위기와 표현 방식으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처럼 ‘멋진 신세계’를 통해 선과 악을 넘나드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장승조는 마지막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작품 속 악의 서사를 완성한 그의 열연은 종영 이후에도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장승조는 종영을 맞아 작품을 마친 소감과 촬영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SBS 멋진 신세계, 장승조

이하 장승조 일문일답 전문

Q. 드라마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A. “‘멋진 신세계’가 전 세계적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서 깊이 감사하고 기쁜 마음입니다.”

Q. 최문도는 극이 진행될수록 통제된 엘리트의 모습에서 점차 밑바닥 본성을 드러낸다. 캐릭터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연기적으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A. “최문도는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입니다. 완벽한 가면을 쓸 줄 아는 사람이죠. 늘 앞에 나서서 행동하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지시하는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철저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지만,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몰릴 때 비로소 억눌렸던 본색이 터져 나옵니다. 그 결정적인 순간의 폭발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전의 과정들에서는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감추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Q. 현대의 최문도와 조선의 이재(안종)는 모두 강한 권력욕을 지닌 인물이지만 표현 방식은 전혀 달랐다. 시공간을 초월한 두 인물을 동시에 구축하면서 어떻게 구분하고 접근했는지 궁금하다
A. “두 인물을 관통하는 가장 큰 핵심 키워드는 결국 ‘욕망’이었습니다. 시공간과 신분,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 방식은 완전히 달랐을지 몰라도, 그 뜨거운 욕망에 접근하고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본질적인 결은 같았다고 생각합니다.”

Q. 전작 ‘당신이 죽였다’에 이어 결이 완전히 다른 ‘1인 2역 빌런’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강렬한 악의 편에 서있는 인물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시청자들에게 설득하려 했는지 궁금하다. 악역의 어려움은 없었나
A. “극 중 안타고니스트(작품 속에서 주인공에 대립하거나 적대적인 관계를 맺는 인물)로 서 있는 시간은 늘 지독하게 외로운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인물은 시청자분들을 설득하기보다 오히려 시청자분들을 감정적으로 힘들고 긴장하게 만드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우로서 저도 작품 안에서 밝게 웃고 싶은데, 인물이 처한 상황상 맘껏 웃을 수 없다는 점이 연기하면서 참 힘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처절하게 무너짐으로써 시청자분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편하게 웃으실 수 있다면, 악역으로서 그것만큼 만족스러운 보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최문도가 차달수 회장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처럼 굴욕과 야망이 동시에 드러나는 순간들이 인상적이었다. 장승조가 생각한 최문도의 가장 본질적인 감정은 무엇이었나
A. “작품을 하면서 ‘만약 문도가 정상적으로 차일그룹을 승계 받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습니다. 아마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우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인한 면모도 여전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채워지지 않는 결핍과 끝없는 욕망이 어느 순간 문도라는 인간을 스스로 망가뜨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멈출 수 없는 욕망의 쓸쓸함이 문도의 본질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Q. 시청자들 사이에서 “연기 좀 살살해 달라”, “최문도 나올 때마다 너무 긴장된다”라는 등 뜨거운 반응과 찬사가 쏟았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A. “제 SNS에 직접 찾아와 남겨주신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극 중 악행에 대한 질타여서 상처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캐릭터를 그만큼 몰입해서 봐주셨다는 생각에 배우로서 다행스러움과 깊은 감사를 느꼈습니다. 그중에서도 “최문도는 정말 싫지만, 배우 장승조는 좋다”라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고 힘이 되었습니다.”

Q. 극 중 대립각을 세우며 숨 막히는 텐션을 유발했던 임지연, 허남준 배우를 비롯해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A. “함께 호흡한 배우들 모두가 워낙 훌륭하고 뛰어난 역량을 가졌기에, 현장에서 매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극 중 관계상 매번 날이 서 있고 유쾌한 장면들은 아니었지만, 작업하는 동안만큼은 서로의 연기 세계를 마음껏 펼치고 존중해 줄 수 있어서 참 행복한 현장이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윤주상 선생님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영광이었습니다.”

Q. 최문도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건넨다면
A. “문도야 내려놓으렴... 이제 그만...”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A. “차기작으로 연극 ‘타인의 삶’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1감시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의 변화를 다룬다. 동독 최고의 극작가 게오르그 드라이만 역을 맡았다. 오는 7월 1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에이스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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