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작품, 솔직히 불편하지만"…'댄포스가 옳았다', 新 2인 심리극 등장 [종합]
2026. 06.18(목) 18:22
연극 댄포스가 옳았다
연극 댄포스가 옳았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장진의 또 다른 신작, '댄포스가 옳았다'가 대학로에 상륙했다.

18일 오후 연극 '댄포스가 옳았다'(극본·연출 장진) 프레스콜이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장진 연출, 배우 박건형 강승호 고상호 김한결 이현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영준은 촬영 일정으로 인해 불참했다.

'댄포스가 옳았다'는 12명을 죽인 연쇄살인범과 천재적인 프로파일러, 그들의 일곱 번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2인극이다. 지난 3월 신작 연극 '불란서 금고-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를 선보인 장진 연출이 3개월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으로, 조너스 보튼 역에 박건형 최영준 강승호, 존 조우 역에 고상호 김한결 이현우가 캐스팅 됐다.

◆ 영화 시나리오에서 연극 대본으로…8년 만에 세상 빛 본 '댄포스가 옳았다'

장진 연출은 "'불란서 금고'에 이어 초연 두 작품을 연달아 올리게 됐다"며 "초연 연극은 언제나 스스로도 그렇고 의심받는 부분이 많다. 과연 이런 느낌을 관객들이 받을 수 있을까,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저도 불안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댄포스가 옳았다'는 무려 8~9년 전에 쓰기 시작한 작품이다. 장진 연출은 "처음에는 희곡으로 쓰다가 너무 영화 같다는 생각에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시나리오로 방향을 바꿨다"라며 "그 시나리오가 지금도 남아 있고 언젠가 영화로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후 다시 희곡으로 마무리하기로 결심했고, 처음에는 수사 팀장, 조너스를 어릴 때부터 돌봐온 노교수, 제보자 도니 매커시 등이 등장하는 5인극이었다. 그러나 작년에 고민 끝에 지금의 2인극 형태로 과감히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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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댄포스가 옳았다, 장진 연출

작품의 출발점은 뜻밖에도 어린 시절 친구와 나눈 유치한 대화였다. 장진 연출은 "꼬마 때 친구와 '내가 나중에 흉악범이 되면 현상금이 높아지면 그때 나를 신고해'라는 수준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라며 "그 친구가 누구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그 에피소드만큼은 머릿속에 남아 이 작품의 씨앗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배경을 미국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과잉적으로 치닫는 부분이 있는데, 외국 배경을 설정하는 것이 심정적으로 편했고 왠지 잘 써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건형은 놀라며 "배우들은 미국 지명을 하나하나 외우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고, 장진 연출은 "연습실에서 그 질문을 안 했냐"며 멋쩍게 웃었다.

◆ "장진 표 연출, 불편했다" 공포와 성취 사이, 배우들의 이야기

이 작품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압도적인 대사량이었다. 연쇄살인범 조너스 보튼 역의 박건형은 "당초 5인극에서 2인극으로 바뀌면서 사라진 3명분의 대사가 고스란히 저한테 왔다"며 "대사량의 공포와 인물의 감정을 탐험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장진 연출이 이날 프레스콜 시연에서 박건형이 대사 한 줄을 빼먹었다고 지적하자 "대사가 무려 40페이지에 달했다"라고 밝히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프로파일러 존 조우 역의 강승호 역시 "연습에 들어오기 전에 대사 절반은 미리 숙지하고 왔다"며 "감독님의 디테일한 지시들이 어려웠지만 두 달여의 험난한 과정을 거치고 나니 배우로서 앞으로의 활동에도 큰 밑거름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를 들은 박건형은 "승호가 대사를 제일 빨리 외우니까 나름 위기감이 있었다. 오늘에서야 미리 준비하고 왔다는 걸 알았다"라고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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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댄포스가 옳았다, 박건형 강승호

연쇄살인마 존 조우를 연기하는 고상호, 김한결, 이현우는 연쇄살인범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 대해 각자의 접근법을 공유했다. 고상호는 "연쇄살인범의 레퍼런스보다는 췌장암 환자로서, 펜싱 선수로서 이 인물이 어떻게 프로파일러 앞에 보여져야 하는가에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김한결은 "감독님이 캐릭터의 90%는 대본 안에 있다고 하셨는데, 그 말에 공감해 억지로 캐릭터를 만들기보다 글의 의미를 마음에 담으려 했다"라고 전했다. 이현우는 "처음에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이미지로 접근했는데, 대본을 파고들수록 같은 대사도 다른 마음으로 접근하면 또 다른 길이 열리더라"라며 "그 과정이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었고, 앞으로 공연을 하면서 또 어떤 감정들이 느껴질지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진 연출과 영화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박건형은 "연출님과 연극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장진과의 작품은 불편하다. 작품을 직접 썼고 연출도 하시니 모든 걸 다 알고 계시지 않나. 그런 분 앞에서 처음에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이 절대 편하지 않다"라며 "그 불편함을 편함으로 만드는 두 달의 과정이 있었고, 연기하는 행복과 고통을 동시에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두 번째 장진 연출 작품에 함께하는 김한결은 "감독님은 요령을 못 피우게 한다. 숨을 데가 없다"며 "그래서 스승의 날에 오랜만에 선물을 드렸다. 진짜 선생님을 만난 것 같았다"고 말해 현장을 훈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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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댄포스가 옳았다, 고상호 김한결 이현우

◆ "연쇄살인마 찾기? 그 이상…선입견 없이 봐주시길"

장진 연출은 관객들이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즐겼으면 하는지에 대해 "줄거리를 다 말씀드리긴 길지만, 단순히 연쇄살인마를 쫓는 이야기 그 이상의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며 "선입견 없이 오신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석 달 가까이 관객을 만나는 작품인데, 스포일러 때문에 즐기는 거리가 저하될까 겁내지 않아도 된다. 그냥 즐겁게 대화처럼 나눠도 된다"라며 작품에 대해 자신했다.

박건형은 "전형적인 프로파일러와 연쇄살인범의 만남을 기대하고 오신다면 오히려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오신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현우는 "공연을 보고 나서 집으로 가는 길에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봤을까, 보여주는 대로 봤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라며 "삶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선입견을 갖고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댄포스가 옳았다'는 오는 8월 30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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