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갓세븐 리더이자 솔로 가수 제이비가 세 번째 미니앨범 '트리(TR.EE)'로 활동에 나섰다. 새 소속사 528Hz에서 선보인 첫 앨범이다. 다만 이번 컴백을 바라보는 시선은 신보 자체보다 제이비의 커리어에 쏠린다. 그룹 활동과는 별개의 이름으로 자신의 음악적 존재감을 다시 한번 증명해야 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제이비는 갓세븐 활동과 병행하며 꾸준히 솔로 음악을 선보여 왔다. 알앤비(R&B)를 기반으로 한 음악적 색깔은 분명했고, 프로듀서 'Def.'라는 이름으로 작사·작곡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번 '트리' 역시 전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대중이 제이비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갓세븐의 리더'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솔로 활동으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대중적으로 각인된 대표곡이나 대표 앨범을 꼽기는 쉽지 않다.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솔로 아티스트 제이비의 브랜드가 확실히 자리 잡았느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그 사이 제이비는 여러 변화를 겪었다.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 하이어뮤직, 카덴차(CDNZA)레코즈, 모브컴퍼니 등을 거쳐 이번에는 528Hz에 둥지를 틀었다. 환경은 계속 바뀌었지만 매번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아티스트에게 새로운 도전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반복되는 출발은 반대로 아직 확고한 기반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제이비의 경쟁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해외 팬덤의 충성도는 여전히 강하다. 지난 2021년과 2023년 제기된 잇따른 논란으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단독 콘서트와 팬 이벤트 역시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 청음회를 개최한 것 역시 이러한 팬덤의 지지를 바탕으로 가능했던 행보다.
실제 팬덤의 구매력은 음반 판매량에서도 확인된다. 제이비의 '트리'는 한터차트 기준 초동 판매량 3만6672장을 기록했다. 발매 첫날 9517장, 둘째 날 2만6306장이 판매되며 초반 흥행을 이끌었다. 솔로 가수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성적이다. 다만 갓세븐 리더라는 인지도와 10년이 넘는 활동 경력을 고려하면, 솔로 아티스트 제이비의 브랜드 파워가 어느 정도까지 확장됐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최근 K팝 시장에서 솔로 가수의 성공은 팬덤 규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중적 화제성과 음악적 상징성, 자신만의 대표작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함께 요구된다. 특히 그룹 활동 경력이 화려할수록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는 더욱 커진다.
이번 미니앨범 '트리'가 제이비에게 중요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새 음악을 발표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갓세븐의 리더, 아이돌 출신 솔로 가수라는 수식어를 넘어 '제이비'라는 이름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아티스트인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결과적으로 팬덤의 힘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제이비를 대표할 만한 대중적 히트곡이나 상징적인 솔로 커리어의 전환점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새 회사와 새 앨범으로 또 한 번의 출발선에 섰던 제이비. 이제 남은 것은 또 다른 시작이 아니라, '제이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를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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