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내용 요약
'참교육' 불편한가, 재밌는가
생활형 프로 배우의 선택은 일단 '성공'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배우들의 장기적 운과 성패는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안목만으로 작품의 흥행 여부를 예상할 수도 없고, 촬영에 들어서고 작품이 베일을 벗기 전까지는 이것이 결국 배우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남는지조차 예측 불가한 탓이다.
뜨거운 감자 그 자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참교육', 그 안의 예민하고 시원하고 '슬림'한 교권보호국 감독관 김무열(나화진 역)은 어찌 됐든 글로벌 유명 배우 반열에 오르는데 성공한 모양새다.
작품을 판단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예술성이나 작품성을 배제하고라도 화제작(혹은 문제작)을 택한 연기자는 업계에선 일말의 승리를 거두기 마련이다. 드라마 시청률이나 영화의 티켓 파워를 성공 시킨 이들에게는 결과적으로 숱한 차기작 기회, 크나큰 수익까지 따르기 때문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참교육'은 선 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의 통쾌한 참교육을 그렸다. 김무열은 가상의 극 중 교권보호국에 소속된 나화진 감독관을 자기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애초 원작은 강력한 공권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인종·성별·장애·종교 등 특정 집단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하는 태도)을 타진하는 카타르시스가 장점이었지만 복잡한 층위에 있는 인간 선악을 극단적으로 나누는 플롯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본래 참교육 구호는 1989년 노태우 정권 치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민주주의·인간화 등의 슬로건으로 발령했는데, 콘텐츠의 드라마틱한 흥미를 위해 촉법소년 등 10대 청소년을 파행 형태로 교화하는 방식이 옳지 않다는 비판 여론이 등장한 것이다.
속 시끄러운 원작 논란 속 김남길이 주연 역할을 고사하면서 이를 집어 든 이가 김무열이었다. 그는 지난 2002년 부친의 뇌출혈 등으로 가족의 생계를 온 힘으로 책임지면서 군 면제를 받았고 현재 아들을 둔 가장이다. 김무열의 오랜 팬 A씨는 "배우가 이번 작품을 냉큼 선택한 것을 비난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험난한 현실을 책임지고 살아온 사람"이라는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나 화제성을 가십으로 펌핑 시키는 연예 매체 관행 상 일부 언론들은 이 같은 고사 사태를 김무열에게 재차 언급했다. 하릴없이 김남길까지 구설에 올라 양측도 뜻하지 않게 곤란해졌다. 이에 대한 김무열 처신이 퍽 현명했다. 어느 덧 데뷔 25년 차의 이 프로페셔널은 "제가 원래 캐스팅 1순위가 아니었던 적이 많다" "김남길에게 실례인 것 같아 미안할 따름"이라는 겸손으로 까다로운 대중의 눈초리를 피해갔다.
작품 호불호 목소리는 뚜렷하지만 김무열의 이 같은 선택은 유명세 측면에서는 확고한 성과를 거뒀다. 12일(현지시간)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참교육’은 한국은 물론 인도, 일본,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들과 브라질 등 남미, 카타르와 레바논, 튀르키예 등 중동 지역까지 전세계 45개 국가에서 ‘오늘의 넷플릭스 TOP10 시리즈’ 1위를 기록했다.
연일 뜨거운 상승세 속 주연 배우의 진짜 속내는 어떨까. 그는 최근 SNS를 통해 치열했던 '참교육' 현장 B컷과 "작품이 성공을 거둬서 무척 기쁘다"는 심경을 기재했는데 이는 사실상 배우의 결정적 입장문으로 비춰진다. 뷰(VIEW) 측면 성공이 자신의 글로벌 유명세를 높인 것을 인지한 대목이자 논란 속 화제작을 용감하게 받아들인 승자로서의 마음이다.
덩달아 김무열의 와이프이자 배우 윤승아 역시 호황기를 맛봤다. 애초 요정 같은 미모와 육아 일상을 유튜브에 기록하면서 반향을 불렀던 그는 남편의 글로벌 화제성으로 말미암아 본인 유명세도 획득했다. 비주얼 그림체가 독특하게 매력적인 이 부부의 SNS 팔로워 수도 눈에 띠게 급증했다.
전교조 등 현장 인력은 기실 드라마의 비현실성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평론가들 역시 작품의 자극적인 표현의 과도함을 지적하는 추세지만 대다수 구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오락물로만 작품을 소비하겠다는 의지가 주효하다.
그렇다면 불현듯 질문 하나. 당신에게 이 작품은 불편한 문제작인가, 킬링타임 용도의 오락물일 뿐인가. 어느 쪽이든 넷플릭스는 계획대로 영리 기업으로서 큰 단물을 빨아들이는 형국인데 말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