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걸 잘하는 공명, 낯섦을 꿈꾸는 내일 [인터뷰]
2026. 06.01(월) 08:30
은밀한 감사 공명
은밀한 감사 공명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사람들은 보통 잘하는 것을 해내는 건 쉬운 일이라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같은 결의 캐릭터라도 매번 다른 숨결을 불어넣어 대중을 납득시키는 것은 무척이나 고단한 작업이다. 공명은 대중이 사랑하는 연하남의 얼굴을 매번 완벽하게 그려내며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그렇다고 익숙한 영광에만 취해있을 생각은 없다. 정반대의 낯선 도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꽤나 단단했다. 끊임없이 변주할 공명의 내일이 오늘보다 더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31일 종영된 tvN 토일드라마 ‘은밀한 감사’(극본 최나은·연출 이수현)는 은밀한 비밀을 간직한 카리스마 감사실장 주인아(신혜선)와 한순간에 사내 풍기문란(PM) 적발 담당으로 좌천된 감사실 에이스 노기준(공명)의 아슬아슬한 밀착감사 로맨스로, 공명은 극 중 노기준을 연기했다.

공명이 ‘은밀한 감사’에 매료된 이유는 주인아를 연기한 신혜선 때문이었다. 신혜선의 출연 작품들을 보며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고. 여기에 감사라는 소재도 공명의 마음을 이끈 부분 중 하나다. 실제로 대기업에서 사내 풍기문란을 감사하는 부서가 있다는 말을 듣고 흥미롭게 대본을 읽었단다.

신혜선과 소재에 이끌려 노기준이 되기로 했지만, 공명에게는 첫 단추부터 걱정으로 가득했다. 극 중 노기준은 박아정(홍화연)을 비롯해 2명과 사내 연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극 초반에는 결혼 준비 중인 전 여자친구가 찾아와 비상계단에서 키스하는 신도 있었다. 이에 공명은 대본을 읽을 때부터 기준이가 자칫 가벼운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안고 출발했다.

이러한 초반의 걱정을 씻어내고 캐릭터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신혜선의 공이 컸다. 공명은 “신혜선이 주인아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아준 덕분에 노기준 역시 자연스럽게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며 연기하는 모습이 무척 멋있었고, 기준이의 초반 캐릭터를 인아가 모두 만들어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신혜선의 발성과 말투에 크게 놀랐다는 공명은 현장에서 장난을 치며 쌓은 편안한 호흡이 극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찰떡 호흡은 기준이 3팀으로 좌천되는 순간부터 ‘혐관’을 거쳐 ‘썸’과 연애로 이어지는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납득시켰다.

공명은 기준이 어느 포인트에서 인아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 제작진과 상의를 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에 공명은 “싫어하는 마음도 마음이다. 마음을 쓰기 시작한 상대에 대한 마음이 바뀌는 건 한 순간이다”라는 제작진의 답변에 기준의 감정선을 단번에 이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준이 인아에게 반한 결정적인 순간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인아를 가리키며 “예쁘다”고 말하던 찰나를 꼽으며, 미운 정이 호감으로 바뀌는 과정을 세심하게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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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준의 외적인 매력과 내면의 우직함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수트 핏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5kg을 증량한 뒤 체지방을 감량하며 몸을 만들었고, 무려 네 벌의 맞춤 수트를 제작해 남자다운 매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명은 “기준이에게 남자다운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수트 핏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좌천된 3팀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회사에 대한 애정보다는 주어진 일에서 성과를 내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큰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 완벽하게 일처리를 해내는 인아를 선망하게 되고, 그것이 애정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공명은 이에 대해 “기준이는 주어진 일이 있으면 그걸 열심히 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있는 친구인 것 같다”면서 기준이 인아를 위해 오명을 뒤집어쓰려고 결심한 이유로 “인아를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회사 상사를 향한 애정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성적인 감정없이 전 여자친구인 박아정을 집에 들이는 설정은 공명에게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처음엔 남녀 사이에 감정이 없어도 이건 안 된다고 감독에게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감독과 작가의 설명에 납득했다고 했다. 공명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내면에 사랑이 가득한 기준이라면, 힘들어하는 사람을 내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밝혀진 박아정의 반전에 대해서는 본인 역시 시청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경악했다고 전했다.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을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전개지만, 극 전체가 인물들의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흐름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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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감사'를 통해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공명은 결과도 좋고 현장도 너무 즐거웠기에 오래도록 애정 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감회를 전했다. 무엇보다 이수현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면서 진지한 얼굴로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을 눌러 담아 말했다. 촬영하는 내내 자신을 믿어주고, 또 애정하며 이끌어준 이수현 감독 덕분에 노기준과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명 하면 맑고 깨끗하며, 순수한 연하남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정반대의 얼굴을 목격한 바 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광장’에서 서늘한 빌런 구준모로 분한 공명에게서 또 다른 장르적 가능성을 엿봤듯 말이다.

공명 역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을 숨기지 않았다. 장르물이나 낯선 캐릭터에 대한 열망이 크다고. 늘 연하남이나 코믹한 캐릭터만 보여준다면 시청자들 역시 지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는 기존에 해왔던 것과 결이 다른 작품과 캐릭터를 우선순위에 두고 싶다는 소신도 덧붙였다. 안주하지 않고 끝없는 변주를 꿈꾸는 공명의 다음 얼굴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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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tvN, 사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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