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내용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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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 영화제 장악한 충무로 주축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연상호 감독의 '군체'부터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의 리드, 나홍진 신작의 황금종려상 후보 노미네이트까지, 이번 칸 영화제에서도 K-영화인들의 영향력은 뜨거웠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개최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마무리 된다. 한국 시간 내일(24일) 새벽까지 진행될 폐막식에서는 대망의 황금종려상과 다양한 경쟁 부문의 수상작들이 모두 공개된다.
현재 절찬리에 상영 중인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초청 받아 현지 상영,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 '부산행' 이후 10년 만에 새 좀비물을 선보인 연상호 감독의 묵직한 세계관이 간단명료하고 재미있는 플롯 안에 곳곳이 숨어 들었다.
연 감독을 비롯해 전지현, 구교환, 신현빈, 김신록, 지창욱이 레드 카펫을 밟았고 이들 역시 세계인들의 기립 박수 속 현지 칸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는 실시간으로 각종 SNS나 홍보사 등을 통해 국내에도 전달되며 영화를 향한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올해 황금종려상의 '독특한 이단아' 후보로 불릴 만한 작품은 단연 나홍진 신작 '호프(HOPE)'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이번 영화에 대해 "(칸에서) 가장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라 특필했다. 평소 독특한 세계관으로 점철된 그의 이번 신작 톤과 색깔, 메시지를 향한 시네필들의 궁금증이 극에 달했다.
4년 만의 경쟁 부문 진출이다. '곡성' 등으로 이미 세계를 사로잡은 그의 이번 신작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마을에서 비롯됐던 10년 전 무시무시했던 '곡성'의 세계관마냥 이번 영화가 또 한 번의 색다른 '그로테스크' 미학을 보여줄지도 관건이다. 마니아들로선 그에게 음험하고 공포스러운 미장센을 기대하기도.
내로라 하는 걸출한 배우들이 총 출동한 작품이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이클 패스벤더 등이 합을 맞췄으며 동서양 배우들 간 독특한 '케미스트리'가 어떤 영화적인 효과를 자아낼지도 관건이다.
현재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들은 각국에서 출범해 팔색조 빛을 발했다. 영국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에는 22일 기준 22편의 경쟁 초청작 중 20편에 대한 별점이 공개됐는데, 4점 만점 '파더랜드'가 3.3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미노타우르'가 뒤를 따랐다. 3위는 '올 오브 어 서든'이며, 이번 나홍진 신작이 4위에 올랐다.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영화제 전반을 리드한 박찬욱 감독이다. 한국인 최초로 칸 심사위원장이 됐고 그 역시 클로이 자오 감독, 배우 데미 무어 등 세계적인 영화 인사들 8인과 함께 황금종려상을 엄선한다.
박 감독은 심사위원단을 모아 놓은 기자회견을 통해 순수한 관객의 눈으로 선입견 없이 영화를 기다리겠다면서도 "관람이 끝나고 심사회의를 할 땐 이런 자세가 아니라 전문가로서 영화에 대해 뚜렷한 견해를 가지고 역사를 아는 전문가로서 평가할 것"이라는 프로페셔널 감독으로서의 평론 입장도 견지했다.
그의 이 같은 칸 영화제 심사위원단 위촉은 근 20년 이상 꾸준히 성장한 한국 영화 산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04년 칸 영화제에 첫 방문했던 그는 20여 년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이 시네마 변방 국가가 아닌 주체로 우뚝 섰다는 점을 시사해 감동을 더했다.
'군체'부터 나홍진 감독 신작의 세계적인 화제성, 그런 K-영화를 품는 글로벌 거장 박찬욱의 황금종려상 심사까지, 일련의 정황은 어느 덧 국민들에게도 퍽 익숙한 풍경이다. 지난 수 십 년 간 겹겹이 역사로 누적된 충무로 세계관의 폭발을,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