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고' 이효제의 새 시작 [인터뷰]
2026. 05.21(목) 09:00
이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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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던 작품은 새로운 시작이 됐다.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은 만큼 그 기쁨은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다. 아역의 허물을 벗고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 돌아온 배우 이효제의 이야기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대신에 죽음을 가져오는 애플리케이션 '기리고'를 소재로 한 공포물이다. 작품은 예기치 않은 죽음을 피하기 위한 고등학생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다루며 서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 가운데 이효제는 극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인 최형욱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사실 이효제가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는 남다른 간절함이 있었다. 그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1년이 넘는 공백기와 수백 번의 오디션 낙방을 겪으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이효제는 "내 재능에 대한 의심이 들어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였다"라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자신감 있게 임했던 오디션이 운명처럼 합격으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연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는 사실은 그에게 벅참 그 자체였다. 이효제는 "아역 때부터 연기를 하면서도 정작 주변에서 알아봤던 경험이 없었는데 요즘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모두 주변에서 잘 이끌어주고 도와주신 덕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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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외형이었다. 본래 마른 체형이었던 그는 순박하고 엉뚱한 고등학생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한 달 반 만에 무려 20kg을 증량했다. 이효제는 "감독님께서 20kg 이상은 찌워야 제가 맡은 캐릭터의 느낌이 살 것 같다고 하셨다"라며 "로제 떡볶이와 마라샹궈 등 고칼로리 음식을 하루 다섯 끼씩 억지로 먹어가며 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회고했다.

그가 맡은 최형욱은 수리 영역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미신과 앱에 집착하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이효제는 캐릭터의 독특한 말투를 그려내기 위해 실제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의 습관을 연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기존에 나와 있는 자료를 참고해 따라 하기보다 청소년기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내재된 현실적인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효제가 이처럼 독특한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며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던 바탕에는 현장에서 나눈 동료 배우들과의 유대감이 있었다. 촬영장 밖에서는 동료 배우들이 자신을 막내처럼 귀여워해 주며 든든하게 지탱해 준 덕분에, 심리적 부담감이 컸던 공포물 촬영임에도 끝까지 유쾌한 호흡을 유지하며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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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4일 만에 촬영은 끝났지만 '기리고'가 남긴 기억은 강렬했다는 이효제. 이번 작품은 그에게 '처음으로 아역이 생긴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본인과 꼭 닮은 아역 배우를 보며 뭉클함을 느꼈다는 그는 "과거 선배님들이 어린 시절의 저를 따뜻하게 챙겨주셨던 것처럼, 저 역시 성인 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아역과의 연기적 연결성을 촘촘히 고민하고 연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르며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효제는 '기리고'를 통해 단단하게 성장했다. 그는 앞으로 누군가의 과거가 아닌 자신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효제는 "비주얼의 변신뿐만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한층 깊어진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짚었다.

"앞으로 결코 연기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이효제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매 작품마다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대중에게 기억되겠다는 묵직한 포부를 전했다. 이효제는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계속 오디션을 보고 있다"라며 "외형 변화나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캐릭터성이 확실하다면 어떤 역할이든 맡아보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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