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빌리프랩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측이 '아일릿 뉴진스 카피' 발언을 둘러싸고 다시 법정에서 충돌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합의12부는 15일 오후, 빌리프랩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레코즈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6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 측이 신청한 일부 증인 신청은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한편, 문서제출명령과 추가 증거조사를 진행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재판부는 "쌍방 입장이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법리와 손해 부분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핵심 쟁점은 민희진의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는 취지 발언이 단순 의견 표명인지,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민희진 측은 해당 발언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나온 "방어권 행사"였다고 주장했다. 민희진 측은 "원고는 200페이지 가까운 증거를 제출하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아일릿이 뉴진스를 전반적으로 따라하고 있다'는 부분"이라며 "이는 언론플레이 목적이 아니라 경영권 찬탈 프레임 속에서 마녀사냥식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나온 심경 토로"라고 주장했다.
이어 "카피라는 표현은 모방하거나 흉내 낸다는 의미이지 저작권 침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상, 안무 포인트, 공식석상 등장 방식, 화보 콘셉트 등 전체적인 인상을 두고 한 의견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일릿이 뉴진스를 닮았다는 평가는 피고가 처음 제기한 것이 아니라 언론과 업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먼저 나온 이야기"라며 "관련 판결에서도 의견 표명이라는 취지가 인정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원고 측은 해당 발언이 단순 의견 표명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준비된 여론전이었다고 맞섰다. 빌리프랩 측은 "피고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뉴진스를 빼돌리고 모회사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아일릿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며 "뉴진스 부모와의 접촉, 기자 접촉, 여론전 준비 정황 등이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통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고 측은 민희진의 행태를 두고 "세렝게티에서 사자가 사냥감을 물색하듯 공격 대상을 장기간 탐색한 정황이 보인다"며 "결국 선택된 대상이 아일릿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는 K팝 업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라며 "안무와 콘셉트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베꼈다'는 표현을 사용한 만큼 그 파장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기자회견 역시 대규모 유튜브 생중계 방식으로 계획적으로 진행됐다"며 "단순한 방어권 행사로 보기 어려운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빌리프랩 측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한 적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빌리프랩 측은 "피고는 계속 저작권 프레임이라고 주장하지만, 원고는 K팝 산업 구조와 업계 관행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며 "의견 표명처럼 보이더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허위라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차 PT를 통해 업계 현실과 안무 구성 방식 등을 충분히 설명했고, 여자친구와 뉴진스 안무 비교 사례 등도 제시했다"며 "피고 측은 이에 대한 반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관련해서는 "음원 사재기 프레임을 씌우려는 정황, 투자업계 관계자 접촉, 온라인 게시물 수집 지시 등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며 "악의성과 계획성이 확인된 사건인 만큼 다른 사건 판결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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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
이에 대해 민희진 측은 "카카오톡 내용은 실행되지 않은 개인적 대화와 상상에 불과하다"며 "실제 여론전을 실행한 적도 없고, 내부적으로 하이브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지만 돌아온 것은 감사와 대규모 보도였다"고 반박했다.
또 "기자회견 당시 이미 1700건이 넘는 기사로 마녀사냥식 보도가 이어졌고, 문제의 발언 역시 멀티레이블 체제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당시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피고 측은 이어 "안무, 의상, 화보, 등장 방식 등을 각각 떼어놓고 보면 유사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요소를 종합해 뉴진스를 연상시키는 팀은 없었다"며 "아일릿이 뉴진스를 닮았다는 평가는 이미 대중과 업계에서 먼저 제기됐던 이야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재판부는 "사건 관련 간접 사실이 지나치게 많아 모두 심리할 경우 한도 끝도 없을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고, 다음 기일 2주 전까지 증거 신청과 종합준비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7월 10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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