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지난 6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서 그룹 소녀시대의 새 유닛 효리수(효연 유리 수영)는 팀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하며 "씨야 같은 그룹"을 바랐다. 이를 들은 유재석은 곧바로 "씨야는 좀"이라며 선을 그었다. 고개를 저으며 곧 활동을 앞둔 씨야의 독보적 색깔을 치켜세웠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MC 유재석과 ‘걸그룹의 상징’으로 통하는 소녀시대가 동시에 호출한 이름. 씨야의 위치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직관적인 장면은 드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6년 데뷔한 씨야는 ‘보컬’ 하나로 시장을 설득한 팀이다. ‘구두’ ‘여인의 향기’ ‘사랑의 인사’ ‘미친 사랑의 노래’ 등 히트곡은 멜로디와 감정선을 전면에 두고, 이를 밀어붙이는 보컬로 완성됐다. 퍼포먼스나 콘셉트 중심의 확장이 아닌, ‘보컬’ 자체로 그룹 색깔을 구축했다.
물론 소녀시대와 씨야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소녀시대가 음반·투어·글로벌 인지도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K팝 최상위권을 차지한 팀이었다면, 씨야는 여성 보컬 그룹으로 국내 주요 차트를 장악했던, 장르의 축이 다른 그룹이다.
하지만 씨야가 구축한 ‘K팝 정통 여성 보컬그룹’이란 포지션은 이후 시장에서 사실상 공백 상태로 남았다. 듀오 다비치 정도를 제외하곤 사실상 계보를 잇는 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체재가 없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생겼고, 그 자체가 경쟁력으로 남았다.
유재석의 반응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씨야는 좀”이라는 말은 쉽게 차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아니라는 의미에 가깝다. 단순히 보컬 능력 문제가 아니라 팀의 구조 자체가 보컬 중심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K팝 시장의 흐름 속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구현하기 어려워 보인단 반응으로 읽힌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씨야는 최근 약 15년 만에 완전체 활동을 예고했다. 남규리와 김연지, 이보람이 다시 뭉쳐 새 활동에 나선다.
시기적절한 복귀다. 라이브 콘텐츠 소비 증가, 밴드 사운드의 재부상, 보컬 중심 프로그램의 반복 흥행 등 ‘듣는 음악’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 씨야라는 완성형 레퍼런스의 재결성을 반기는 분위기다.
씨야는 오는 14일 오후 새 정규앨범 ‘퍼스트, 어게인’(First, Again)을 발매한다. 박근태, 김도훈 등 기존의 색깔을 강화할 수 있는 작곡진이 참여했고, 선공개곡 ‘그럼에도, 우린’으로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며 반응을 확인했다.
보컬 중심 그룹이라는 모델이 다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신호가 포착된 상황에서 씨야가 이를 실제 성과로 연결해낸다면, 이번 복귀는 단순한 귀환을 넘어 K팝 시장에 다시 하나의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씨야가 새 노래로 단순 추억 소환을 넘어 음원 시장에서 존재감을 재확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씨야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