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자신의 과오로 멈춰 섰던 7년의 시간을 지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대중 앞에 다시 섰다. 모든 이들에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남은 일생을 살아가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음주운전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배우 배성우는, 7년 만에 공개되는 '끝장수사'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
2일 개봉된 영화 ‘끝장수사’(감독 박철환)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에이스 형사 재혁(배성우)과 패기 넘치는 인플루언서 출신 신입 중호(정가람)가 시골 절도범을 잡다 도시 살인사건까지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수사극이다. 일본 실제 사건을 각색한 이 작품은 추적극의 긴장감과 액션 장르의 통쾌함을 모두 담아냈다. 이 가운데 배성우는 재혁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았다.
한국형 수사물의 정석을 표방하며 기대감을 자아냈던 ‘끝장수사’는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창고에 머물러야 했다. 당초 2019년 촬영을 마치고 이듬해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배성우의 음주 운전 논란과 팬데믹이 맞물리며 직격탄을 맞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영화를 관객 앞에 선보이게 된 배성우는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작품에 함께한 이들의 노고가 자신 때문에 가려질까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참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 한 명이 아니라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신 모든 분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마주한 자신의 예전 모습은 어색함 그 자체였다. 배성우는 “작년에 개봉 소식을 듣고 새로운 편집본을 확인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압축한 최종본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라며 “그때보다 나이를 더 먹어서 그런지 내 연기가 참 어색하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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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우 |
배성우가 그려낸 서재혁은 베테랑 형사지만 어딘가 허술하고 고집 센 인물이다. 전작인 드라마 ‘라이브’에서도 경찰 역할을 맡았던 그는 기시감을 덜어내기 위해 실제 형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직업이 같아도 사람이 다르면 다른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전형적인 형사의 틀을 벗어나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로 보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의상 콘셉트까지 직접 제안했다는 비화도 전했다. 배성우는 “옛날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카고 바지에 청재킷을 입겠다고 했다. 의상팀도 재밌어하며 입혀줬는데, 덕분에 정상적인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특이한 재혁만의 분위기가 완성됐다”라며 웃어 보였다.
장르적 특성도 고려했다. 배성우는 유머뿐만 아니라 수사물 특유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실제 사건을 다룬 작품인 만큼, 유머의 수위를 조절하는데 각별히 신경썼다. 그는 “사건이 희화화되면 안되지 않나.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져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코미디 자체를 강조하기 보다 위트를 넣어 생활감을 살리려 했다”고 전했다. 생동감 있는 액션을 위해 잠시 기절하거나 소소한 부상을 입으면서도 합을 맞춘 것은 오로지 ‘현실감’을 위해서였다.
그는 ‘끝장수사’ 속 모든 장면에 의미를 담으면서 인물들의 서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밝혔다. 배성우의 노력은 함께 치열하게 고민을 나눴던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출연 배우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단다. 배성우는 “형사들이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어 배우들과 같이 열심히 연습했다. 저희가 낸 아이디어로 표현한 장면을 감독님께서 재밌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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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촬영장에서의 시간이 지나고, 또 7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관객과 만나게 된 만큼 ‘끝장수사’는 배성우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았다. “이제는 캐릭터를 넘어 그 배우의 실제 모습까지 다 합쳐져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걸 느꼈다”라고 털어놓는 그의 모습에서 주연 배우로서 뒤늦게 깨달은 책임의 무게가 느껴졌다. 배성우는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러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조차 망설여진다”는 말을 통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며 한층 성숙해진 인간으로서의 삶을 약속했다. 배성우는 “잘못한 일이기에 힘들었다는 말은 사치다. 저를 향한 비판이나 부정적인 시선 역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더 조심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물론 반성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배성우가 마주한 현실은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배성우는 자신의 꾸준한 진심으로 대중의 마음을 녹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연기는 제 일이기에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저희 영화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시간과 돈을 내고 오시는데 아무것도 없이 가시면 죄송하지 않나. 사명감에 가까운 마음으로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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