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저튼4' 하예린이 말한 동양인 배우이자 여배우의 책임감 [종합]
2026. 03.04(수)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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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브리저튼4'의 배우 하예린이 여성이자 동양인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4일 서울시 중구 모 처에서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즌 4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하예린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브리저튼' 시리즈는 19세기 영국 상류사회를 뒤흔든 스캔들과 로맨스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작품으로 동화 같은 시즌4로 돌아와 이목을 끌었다. '브리저튼' 시즌4는 결혼에 무심한 자유로운 영혼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이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은빛 드레스의 여인'과 현실의 하녀 소피 백(하예린) 사이에서 사랑과 정체성, 계급의 경계를 넘나드는 로맨스 물이다. 하예린은 극 중 소피 백 역할을 맡았다.

'브리저튼'은 시즌1부터 외전까지 매 시즌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했다. 작품 속 캐릭터들 또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번에 공개된 '브리저튼' 시즌4 파트1 역시 글로벌 TOP 10 쇼 1위에 오르며 핫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하예린 "주인공으로서 태도 배워… 다음 시즌에도 보실 수 있을 것"

이날 하예린은 소피의 뒷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종 별로 다양한 배우들이 있다. 19세기로 설정되긴 했지만 어떻게 현대적으로 만드는지에 대해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환경이 그렇게 설정됐지만, 코어는 사랑이야기다. '어떻게 속하냐'보단, 그 인간의 진심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심이었다. 그 부분에 더 집중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환상을 투영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전 세계 마음에 가서 닿는 사랑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하예린은 차기 시즌 출연에 대해 "브리저튼 가족에 속하면 나오니까,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루크 톰프슨과의 케미스트리는 억지로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다행히 찍는 과정도 시간 순서대로 찍었다. 소피와 베네딕트도 슬슬 알아가니까 그게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계원예고를 졸업한 그는 "한국에서 기술을 배웠지만 할리우드에선 워크에식과 최선을 다하는 걸 배웠다. 조사도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어떻게 연기로 전달하는지 그걸 배웠던 것 같다"라며 "주인공이니까, 세트장에서 내가 대해야 하는 태도를 가지고 오려고 했다. 할머니(손숙) 같은 경우는 조언은 딱히 안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할머니 손숙과의 이야기도 이어갔다. 그는 "어렸을 때 한국에 1년에 한 번 오려고 노력했는데, 할머니가 연극하시는 모습을 봤다. 1인극 연극을 봤었는데, 베개를 들고 아기처럼 우는 장면이 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정말 '예술의 힘이구나', '감정을 느끼는 건 다 비슷하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영감을 많이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할머니가 무대에 서는 걸 보고 이뤄질 수 있는 직업이구나 하는 것도 느꼈다. '노인의 꿈'을 하시는데 내일 보러 가려고 한다. 할머니가 꼭 보러 오길 바라시길래 보러 가려고 한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작품에 대해 하예린은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많이 하지만, 1회 빼곤 다른 얘기라고 생각한다. 신데렐라랑은 다르게 생각했다. 소피의 예전 트라우마나 감정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고, 역사적 부분을 많이 조사하긴 했지만 인물과 저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낸 것 같다. 감정적인 부분에 구체화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저희 이야기에서 보시면 소피가 메이드로 일하는 상황에서 구원을 해주는 손을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잡지 않는다. 저희의 이야기는 상대방이 과연 진실로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이야기다. 그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원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얻기 위해 싸울 수 있는가를 담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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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예린, 노출신에 대해 "부담과 고민 많았지만…"

'브리저튼'은 높은 수위의 노출신도 담긴 바 있다. 하예린은 부담과 고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부담과 고민 엄청 많았다.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가 수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몸에 대해 비난하고 비판해도 되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라며 "그런 생각 때문에 찍기 전에 두려움도 있었다. 어느 사회도 그렇지만 한국에선 서구 대비 미의 기준이 엄격하고 다른 면이 있었다. 저도 한국에서 자라면서 제 자신과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정 방향으로 쏠렸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인티메시 코디네이터(성적 장면 조정자)가 있었는데 여배우들이 촬영할 때 필수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 있는 모든 스태프들이 안전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자신의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동양인으로서 가지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전 굉장히 많은 가면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이 자리에 온 게 순전히 운 때문이지 않을까?', '그 운은 언제 다할까' 느끼곤 한다.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제가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이 업계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그 환경을 이뤄가는 것도 중요하다. 제가 이뤄가면서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위가 높은 장면을 촬영하거나 할 때 두렵지만 도전하고 넘어설 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할리우드에서 동양인을 대변한다는 생각에 갈길이 멀다.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단 사실에 기쁘게 생각한다. 업계의 많은 사람을 위해 변화를 이룰 수 있다면 제가 기꺼이 들어야 하는 책임감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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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저튼', 피부색으로 상대방 판단하지 않아"… 하예린이 생각한 동양인 인식

소피 백으로 인물명이 결정된 계기도 밝혔다. 그는 "인물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던 미팅이었는데 단순하게 B로 시작하는 성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백으로 결정됐다. 속 시원했던 게 전 한국 배우기도 하니까 내 정체성에 맞는 성으로 바꾸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하예린은 외국에서도 본명 하예린으로 활동하는 이유도 전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예린으로 쭉 썼었다. 다른 영어 이름은 없었다. 예린 하로 살아왔다. 그게 너무 좋은 것 같다. 뒤돌아보면 엄마가 다른 영어 이름을 안 줬던 게 감사하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촬영 현장에 대해서도 "제가 새로운 인물로 가면 호흡이 흐트러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새로운 에너지를 원하더라. 반갑게 저를 대해줬는데, 제가 7년간 배우 활동을 하면서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다양성을 존중해 줬던 현장 같다. 촬영하며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달라진 동양인에 관한 인식에도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유색인종 배우들에게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대화하는지 태도의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이전대비 공평하고 평등해졌다. 변하는 형식이 있는 것 같고, 제가 오디션을 많이 볼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그 변화의 시작인 것 같다. 조연의 역할이거나 비중이 작더라도, 기회가 주어지는 것 자체가 변화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예린은 "'브리저튼'은 피부색이나 다른 외적인 요인으로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는 걸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현장도 희망이 가득하고 빛이 가득한 역할을 수행해 냈다고 생각한다"라며 "'브리저튼'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맞고, 어떤 것도 서로를 분단시키는 이유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코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브리저튼' 화보 촬영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예린은 "흥미로운 지점은 그런 현장에 있을 때 인종차별적이거나 개인에 대해 차별적으로 느낀 부분은 없다. 제가 생각하기에 세부적인 디테일이 간과된 부분은 있지 않나 싶을 때도 있다. 의식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되돌아 생각해 보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그런 디테일이 간과되어선 안된다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혐오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하예린은 한국 활동과 차기작 부담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부담은 모든 작품을 선택할 때 있다. 나에게 호기심을 주는 인물인가. 성장할 수 있는 인물인가에 집중하다 보니 부담보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에게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보단 스스로 증명해야겠단 부담이다"라며 "제가 한국말할 때 호주 발음이 섞인 것 같아서 걱정도 되지만 한국 작품 또한 기회만 있다면 감사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리저튼'은 넷플릭스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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