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법정 공방이 첫 갈림길에 선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2일, 양측이 제기한 주주간계약 관련 소송의 1심 판결을 내린다. 이번 판결은 ‘계약의 적법한 해지 여부’와 그에 따른 ‘거액의 풋옵션 대금 지급 의무’를 가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주주간계약 해지, ‘정당한 사유’ 있었나
이번 소송의 출발점은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주주간계약 해지다. 하이브는 지난 2024년 7월 민 전 대표와의 주주간계약을 해지했고, 민 전 대표는 같은해 11월 어도어 사내이사직 사임 입장을 밝히며 주주간계약 역시 해지하겠단 입장을 전했다.
양측 모두 계약 파기의 책임이 상대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모의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으므로 신뢰 관계가 파괴됐다”며 해지가 정당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의 주장은 추측성 음해와 카톡 대화의 자의적 해석에 불과하다”며 “구체적인 계약 위반 증거가 없으므로 해지 통보는 무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원이 하이브의 해지 통보를 유효하다고 본다면, 민 전 대표가 주장하는 풋옵션 등의 권리는 사실상 소멸하게 된다.
해당 주주간계약의 주요 내용은 민 전 대표의 5년간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 보장과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 등으로 알려졌다.
풋옵션은 일정 조건 충족 시 주주가 보유 주식을 사전에 정해진 가격에 다른 주주에게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민 전 대표는 풋옵션 행사 시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직전 2개 연도 평균 영업 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전해졌다.
민 전 대표가 통보한 일자를 기준으로 하면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2022년~2023년이다. 어도어의 영업이익은 뉴진스가 데뷔한 2022년 40억 원 적자, 2023년 335억 원 흑자이므로, 재판부가 민 전 대표의 풋옵션 행사 청구권을 인정할 경우 하이브는 민 전 대표에게 2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 ‘260억 풋옵션’의 생사… “돈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
민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11월 하이브를 상대로 약 260억 원 규모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금을 청구했다.
이 권리는 주주간계약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계약이 유효한 상태에서 풋옵션이 행사됐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만약 법원이 “이미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판단하면 풋옵션 대금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해지가 부당하다”고 본다면 하이브는 거액의 대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 ‘경영권 찬탈’ vs ‘레이블 길들이기’ 의혹의 실체
재판 과정에서 양측은 강도 높은 폭로전을 이어왔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 측근들의 메신저 대화를 근거로 ‘독립 시도’를 주장했고, 민 전 대표 측은 이를 ‘뉴진스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 행위’이자 하이브의 ‘레이블 길들이기’ 시도라고 맞섰다.
민 대표는 최근까지 세 차례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달에는 새로운 법률대리인을 내세워 함께 제기된 뉴진스 ‘탬퍼링 의혹’과 관련해 “멤버 가족이 매개가 돼 발생한 오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어도어는 해당 기자회견 후 “법정에서 이야기하면 될 일”이라는 짧은 입장을 냈다.
결국 재판부가 어느 쪽 주장을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여론과 판결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이브는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민 전 대표 등 3명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두 사건이 동일한 계약의 효력을 다툰다는 점을 고려해 병행 심리를 결정했으며, 오는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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