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오늘(4일) 개봉, ‘휴민트’·‘넘버원’ 후발 주자 설 극장가 대전 시작 [무비노트]
2026. 02.04(수) 15:14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2026년 설 연휴 극장가가 3파전 양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년보다 다소 차분했던 연말 분위기를 지나, 설 대목을 노린 한국 영화 기대작 세 편이 차례로 출격하며 관객몰이에 나선다.

4일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왕과 사는 남자’가 초반 기선을 제압하려는 가운데, 오는 11일 개봉하는 대작 ‘휴민트’와 다크호스 ‘넘버원’이 그 뒤를 바짝 쫓으며 치열한 흥행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장르부터 타겟 관객층까지 확연히 다른 세 작품의 매력 대결이 이번 연휴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는 설 연휴의 포문을 여는 첫 주자로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비운의 단종(박지훈)과 그를 유배지에서 맞이하는 촌장 엄흥도(유해진)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사극이다.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의 구수한 생활 연기에 장항준 감독 특유의 맛깔난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명절 가족 관객이 가장 선호하는 ‘웃음과 감동’ 코드를 정확히 조준했다. 초반 입소문만 탄다면 연휴 초반 박스오피스를 독주하며 기세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11일 개봉하는 ‘휴민트’(감독 류승완)다. ‘베테랑’, ‘모가디슈’로 흥행 불패 신화를 써온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이미 예비 관객들의 기대치는 최고조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남북 비밀 요원들의 격돌을 그린 이 영화는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이라는 화려한 멀티캐스팅을 자랑한다. 류승완표 첩보 액션의 타격감과 이국적인 스케일이 설 연휴 ‘볼거리’를 찾는 관객들의 발길을 대거 흡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날(11일) 개봉하는 ‘넘버원’(감독 김태용)은 화려한 액션 대신 따뜻한 눈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영화 ‘기생충’의 모자(母子) 최우식과 장혜진이 다시 만나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엄마의 남은 수명이 숫자로 보인다는 판타지적 설정에 가족애를 녹여냈다. 자극적인 소재에 지친 관객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최루성 가족 드라마’로, 블록버스터들의 싸움 속에서 알짜배기 흥행을 거둘 강력한 복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설 극장가는 ‘사극(왕과 사는 남자) vs 액션(휴민트) vs 드라마(넘버원)’라는 명확한 장르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중장년층과 가족 단위 관객은 안정적인 사극인 ‘왕과 사는 남자’를, 2030 세대와 장르물 팬들은 쾌감을 주는 ‘휴민트’를, 감성적인 드라마를 선호하는 여성 층은 ‘넘버원’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관객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특정 영화의 독식보다는 세 영화가 파이를 나눠 갖는 ‘윈-윈’ 구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우들의 ‘케미스트리’ 대결도 흥미롭다. ‘왕과 사는 남자’는 유해진과 박지훈이라는 신선한 조합(촌장과 어린 왕)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브로맨스를 선보인다. 반면 ‘휴민트’는 조인성-박정민이 ‘밀수’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추며 검증된 티키타카를, ‘넘버원’은 최우식-장혜진이 현실적이면서도 애틋한 모자 케미를 무기로 내세웠다. 각기 다른 색깔의 앙상블이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가 흥행의 당락을 가를 중요한 변수다.

승부의 분수령은 ‘휴민트’와 ‘넘버원’이 가세하는 11일이 될 전망이다. 먼저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일주일 동안 얼마나 탄탄한 입소문을 쌓아놓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왕과 사는 남자’가 초반 관객몰이에 성공해 ‘대세감’을 형성한다면 11일 이후에도 장기 흥행을 이어가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신작 두 편의 거센 공세에 스크린을 빠르게 내어줄 수도 있다.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주말, 세 영화의 스크린 점유율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설 연휴의 최종 승자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잡는 영화가 될 것이다. 티켓값이 비싸진 만큼 관객들은 ‘실패 없는 선택’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압도적 스케일로 극장 관람의 이유를 증명할 ‘휴민트’, 보편적 정서로 무장한 ‘왕과 사는 남자’, 공감을 자극하는 ‘넘버원’ 중 누가 관객의 마음에 먼저 닿을지, 2026년 설 극장가의 성적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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