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7년 만의 국내 공연 소식을 전했지만, 캐스팅 스케줄 공개와 함께 구설에 올랐다.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 회차 편중을 둘러싼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최근 '안나 카레니나' 제작사 마스트인터내셔널은 티켓 예매를 앞두고 캐스팅 스케줄을 공개했다. 약 5주 간의 스케줄 중 주인공 안나 역을 맡은 옥주현의 출연 횟수는 23회, 함께 캐스팅된 이지혜와 김소향은 각각 8회, 7회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지혜와 김소향의 스케줄을 모두 합쳐도 15회, 옥주현의 회차가 전체 공연 중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지혜가 비슷한 시기에 뮤지컬 '홍련'에 겹치기 출연을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대극장 뮤지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례적인 스케줄 배분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뮤지컬 시장에는 주연의 경우 하나의 캐스팅을 적게는 2명, 많게는 5명의 배우들이 나눠서 하는 '멀티 캐스팅'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대개는 배우 당 회차 차이가 크게 나지 않도록 공연 스케줄을 고르게 나눠 가진다. 일례로 같은 '안나 카레니나' 안에서도 남자 주인공 브론스키 역할의 세 배우 문유강(14회), 윤형렬(12회), 정승원(12회)은 고르게 무대에 선다.
특히 옥주현의 경우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일명 '옥장판 사건'으로 불리던 갑질 논란 당시, 회차 독식 의혹도 함께 불거졌던 터다. 2016년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정식 출연자였던 옥주현, 김소향이 8대 2 비율로 회차를 배분받았던 사건, 2022년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옥주현이 73회, 이지혜가 33회의 회차를 공연해 전체 회차 비율이 7대 3에 이르고, 특히 이지혜 회차의 대부분은 평일 낮 공연이나 주말 낮 공연에 몰려있었던 사건 등이 문제로 지적됐었다.
옥주현은 수년이 지난 2024년에서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당 의혹에 대한 입장을 내놨었다. 그는 '원하는 회차대로 원하는 대로 공연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이런 악의적인 소문내는 사람 있더라. 굳이 크게 대응하지 않았는데 옥주현이 훨씬 많은 회차를 하는 것이라고 루머를 퍼뜨리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회차로는 5대 5가 나도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제작사가) 그 이상을 요구했고 내가 받아들였을 때, 부담스럽다고 생각되지만 소화하려고 노력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년 만에 다시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회차 배분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
| 뮤지컬 마타하리 출연 당시 옥주현 |
물론 캐스팅 권한, 회차 배분은 제작사 고유의 권한이다. 스타 캐스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공연계 특성상, 구매력이 있는 팬덤을 갖춘 스타를 주연으로 기용하는 것이 흥행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임을 부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VIP석이 17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대형 뮤지컬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그만큼 양질의 공연을 관람하기를 원하고, 그를 위해 좋은 컨디션의 배우를 보고 싶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옥주현은 일주일에 최대 7번의 공연을 해야 하며, 하루에 낮과 밤, 2회 공연을 소화해야 하는 일정도 적지 않다. 주인공인 만큼 소화해야 하는 장면과 노래가 많은 터, 계속되는 공연을 통해 컨디션 난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8대 2 캐스팅 논란이 있었던 '마타하리' 공연 당시, 옥주현은 건강 상의 이유로 총 4회 공연의 캐스팅을 김소향으로 변경했었다. 배우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과도한 회차를 혼자 소화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빚어낸 캐스팅 변경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던 터, 7년 만에 돌아온 '안나 카레니나'가 순항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