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가수 김창완이 '세븐티'로 데뷔 50주년을 맞이한다.
27일 서울시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김창완밴드의 싱글 '세븐티(Seventy)' 발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진행 마이크는 음악평론가 김정진이 잡았다.
이날 발매되는 '세븐티(Seventy)'는 '세븐티' 외에도 친근하고 유쾌한 정서가 담겨있는 팝 록 '사랑해(I Love You)', 김창완의 솔로 곡이자 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동요 '웃음구멍(Smile Hole)'도 함께 발매된다.
올해 일흔두 살을 맞은 김창완은 이번 싱글에 "유한한 삶의 가장 단순한 진리는 결국 사랑과 용서라는 깨달음, 인생이란 특별한 무언가로 가득한 긴 여정이 아니라 '늘 다니던 길'에 흩뿌려진 평범한 시간과 일상의 총합이며 보잘것없는 성취에 비해 커다란 욕망은 덧없는 꿈이었을 뿐"이라는 성찰을 담았다.
이날 "어떻게 대접을 해드려야 하나"라고 말문을 연 김창완은 "노래를 불러드리는 게 좋겠다"며 기타를 손에 쥐었다. 그는 "'세븐티'도 세월에 관한 노래다. 그 당시 풋내 나는 노래였지만, '청춘'이 떠올랐다. 제 나이 27살에 만든 노래다"라며 히트곡 '청춘'을 선보였다.
노래를 마친 그는 "어제 꿈도 많이 꾸고 떨렸지만, 막상 시간이 오니 차분해진다. 2022년 2월 22일, 악보를 구해서 저장을 해놨다. 그날부터 오늘 아침까지 수도 없이 연주를 해왔다"라며 '월광'을 연주했다. 그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것이 있더라. 예술혼을 불태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연이어 '백일홍', '짐노페디', '시간', '노인의 벤치'를 선보인 김창완은 "제가 최근에 9살 터울 나는 막내딸이 언니한테 네가 참 부럽다고 하더라. 이렇게 좋은 엄마를 9년이나 먼저 봤으니 부럽다더라. 전 이렇게 예쁜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 너무 놀랐다"라며 "나에게 형이 있으면 내가 형을 부러워할까 싶었다. 동시에 '세븐티'가 청춘을 부러워할까 생각했다. 오늘 첫 곡이 '청춘'인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 청춘이라는 게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막내딸의 이야기처럼 벌써 1981년에 발표된 곡이다. 막내가 태어나 준 '세븐티'가 나오던 그날도 소중하지. 여러분과 함께 있던 저 시간도 영광스럽고 소중한 시간이다. 귀한 시간 할애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고, 이어 김창완은 '하루', '세븐티'를 연이어 선보이며 여전한 라이브 소화력을 뽐냈다.
연주를 마친 김창완은 자신의 신보에 대해 "'세븐티'하니까 노인의 회환이나 그런 걸로 받아들여질까 봐, 좀 걱정이 됐다. 제가 노래하고자 하는 것은 노인의 회환과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아까 '월광'과 '청춘'에서도 그랬지만, 청춘의 시간들, 우리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곡 '청춘'에 대해 "지금 생각해 보면 귀엽다. '언젠간 가겠지?' 어처구니가 없지만, 의외로 시간이 버무려진 노래들이 많이 있다. 시간관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그렇게 그 당시에 가는 청춘이나 이런 것들이 아쉬워지겠지 싶던 발상이나 이런 것들이 풋내 나지만 귀엽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한다"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반세기의 음악 생활을 지내고 있는 그는 "시간을 흘려보내니까, 시간을 경험하면서 시간에 대한 관념도 생기고 시각이 생긴다. 그런 착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감히 착각이라 말씀드리고 싶은 건, 경험했던 시간이 그야말로 냉정하기 그지없는 시간 하곤 괴리감이 많다. 그런 냉정 함이라는 게 우리가 시간을 흘려보내서, 자기 감상으로 보니까 흘러간 시간이 안타까운 것이다"라며 "피 끓던 청춘과 임종을 맞이한 시간은 다를게 하나 없다. 그 시간이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의 시간을 많이 말씀드리는 이유는, 저에게 그 시간이 똑같이 있기 때문이다. 저는 우리가 다들 어린 시절에 가졌던 그 시간에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어린 나이를 배경으로 노래를 하는 이유까지 전했다.
"제 나이에 견줘서 시간을 바라보실까 봐, 지금 각자의 시간의 소중함을 담는 곡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세븐티'에 연연할 것 없다"라며 앨범을 설명한 김창완은 작곡과 작사에 대해선 "작곡이 됐든, 작사가 됐든, 제일 많이 하는 건 저를 둘러싸고 있는 저라는 허울이나 편견을 거둬내는 것이다. 가라앉히는 업무가 제일 먼저다. 예술가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영감이나 이런 것들을 기대하지 않는다. 누가 저를 관찰한다면 매일매일을 반복하는 걸 보실 것이다. 거기서 벗어나면 곡이 써지기도,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이어 수록곡 '사랑해'에 대해서 김창완은 "요즘 무슨 그렇게 떼창이 많냐. 저희 김창완밴드 오시면 열심히 따라 부르는 분도 계시지만 떼창이 없다. 그런 걸 좋아하는 밴드도 아니다. 떼창 곡하나 만들고 싶었다. 뭐로 떼창 하면 좋을까 싶었는데 다 같이 '사랑해'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어서 아무 의도 없이 만든 노래다"라며 "젊은 밴드가 무대에서 뭐 하자고 하면 관객이 흥이 오를 줄 몰라도, 할아버지가 하면 떼창을 할까 싶다. 저도 궁금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웃음구멍'에 대해선 "지난해 5월을 맞아 기획을 해 시작하게 됐다. 동요와 동시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장원을 뽑았는데 채택된 시였다. '앞니가 빠졌네. 웃음구멍이 생겼네' 두 줄이었다. 거기에 몇 자를 더 붙여서 동요를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 제 눈에 들어온 밴드는 터치드다. 그런 후배들이 저에게 큰 희망을 주고 저희가 가고 싶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이다. 70년대 시절에는 많은 록밴드들이 사랑과 평화를 외쳤다. 제가 코로나 시기에 이렇게 무력한가 하고 절실히 느꼈다. 개개인이 다 격리된 시절을 겪고 나니까 무력감에 빠졌다. 거기서 저를 건져내 준 건 음악이다. 그때부터 공연도 더욱 열심히 하고 다시 음악을 열심히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창완은 50주년의 원동력에 대해 "유목민 얘기를 많이 한다. 잠자리를 가리지 않는 것처럼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 산울림이 제 모태인 건 틀림없다. 거기 앉아있지 않는다는 의미다. 50년도 의미가 있고, 49년도, 51년도 의미가 있다. 경중을 따지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밴드 음악의 흥행에 대해선 "창피한 얘기인데 그런 정보를 잘 모르고, 조금이라도 알면 말씀을 드리겠는데, 밴드가 얼마나 활성화됐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좋은 소식인 것 같다. 밴드를 하나의 장르로 생각한다면 저는 그것에 대해선 반대할 것 같다. 락에서 워낙 유명한 말이 '락은 장르가 아닌 태도다'라는 말이다. 음악신에서 락을 장르가 아닌 모든 것의 태도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하면 좋다. 대신 발라드처럼 한 장르로 인기를 끄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신념을 드러냈다.
한편 김창완밴드는 이번 싱글 발매와 함께 2026 전국 투어 '하루(Day)'의 막을 올린다. 오는 2월 7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을 시작으로, 강릉, 밀양, 용인, 익산, 안산, 광주, 김해 등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