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만화 '검정고무신'의 저작권을 둘러싼 고(故) 이우영 작가의 유족과 출판사 간 소송이 7년 만에 종결됐다.
12일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8일 형설출판사의 캐릭터 업체인 형설앤 측과 장모 대표가 유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검정고무신'의 저작권 분쟁은 유족 측의 승소로 마무리 됐다.
앞서 이우영 작가는 19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검정고무신'을 창작했다. '검정고무신'은 1992∼2006년 주간 잡지 소년챔프에 실리며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했다.
2007년 이 작가는 형설앤 측과 '검정고무신'의 사업권 및 계약권 양도 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에는 '해당 작품의 원저작물 및 그 파생물에 대한 모든 이차적 사업권'이 포함됐다. 해당 계약으로 이 작가는 원저작자임에도 '검정 고무신' 관련 모든 창작 활동에 대한 자유를 제한받았다.
이후 이우영 작가가 '검정고무신'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책을 제작하자 출판사 측은 2019년 11월 2억 8000만 원 상당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7월 이 작가 역시 맞대응에 나서며 반소(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를 제기했다.
그러나 계약 조항에 기간이 명시되지 않아 법적 공방이 장기화됐다. 1심 재판에서는 쟁점을 정리하는 준비기일에만 2년을 소요했다. 이 과정에서 이 작가는 "저작권 보호가 열악한 상황에서 작품을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판사를) 신뢰한 것"이라며 "'검정 고무신'은 제 인생 전부이자 생명"이라는 진술서를 제출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 작가가 세상을 등지고 약 8개월 뒤 1심 결과가 나왔다. 1심 법원은 유족들에게 검정고무신의 저작권을 돌려줬으나 출판사 측이 유족에 요구한 손해배상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출판사 측에 74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우영 작가의 유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고했다. 2심 재판부는 양측 사이에 체결된 사업권 설정 계약의 효력을 무효화하며 출판사 측의 '검정고무신' 캐릭터 사용을 금지했다. 또한 장 대표와 형설앤이 공동으로 유족에게 총 4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출판사 측은 2심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며 상고했으나 최종심을 다루는 대법원이 원심 판단에 중대한 오해나 쟁점이 없다고 보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은 7년의 분쟁 끝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책위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분쟁을 넘어 창작자의 권리 보호 부재와 불공정 계약 구조의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라며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은 기존 판결의 법적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며 "사법적 판단은 종결됐지만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산업 전반의 인식 개선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만화 '검정고무신'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