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깜찍한 꼬마였던 배우 이레가 어느덧 스무 살 성인이 됐다. 첫 성인 연기에 도전해 로맨스부터 액션까지, 새로운 도전으로 2025년을 가득 채웠다. 이레는 "지금의 미숙함마저 배움의 시간이었다"라며 새로운 출발선에 선 소감을 전했다.
이레는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극본 반기리·연출 신경수)에서 '만렙' 배달 요원 이시온 역을 맡아 신사장, 그리고 신사장의 오른팔인 원칙주의 신입 판사 조필립(배현성)과 함께 트리오 호흡을 맞췄다.
'신사장 프로젝트'는 전 레전드 협상가, 현 치킨집 사장으로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신사장이 편법과 준법을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하고 정의를 구현해 내는 모습을 그려낸 분쟁 해결 히어로 드라마다. 신사장의 '사이다' 활약이 이어지며 마니아 시청층을 꽉 잡았고, 작품은 최고 시청률 9.1%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아역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이레의 연기 내공도 흥행 비결의 한몫을 차지했다. 이레는 "생각했던 것보다 큰 숫자가 나와서 기쁘고 신기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스무 살이 된 이레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성인 연기에 도전했다. 지난 2월부터 작품에 합류해 방영이 끝난 가을까지, 한 해를 모두 '신사장 프로젝트'와 함께 했다며 "종영이 너무나 아쉽지만, 보내주고 싶지 않지만 다음으로 넘어가려 한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든 배우들의 우상인 한석규와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고, 배현성과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며 첫 로맨스 연기에 도전하는 등, 개인적으로도 많은 시도를 펼쳤던 작품이기에 '신사장 프로젝트'에 더욱 애착이 간다는 이레다.
이레는 "이렇게 빨리 성인 연기를 할 수 있을 줄 몰랐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내가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시청자, 관객들 덕인데. 그분들이 내 성숙한 모습을 보실 준비가 아직 안 됐다고 하시면 얼마든지 교복을 입을 준비가 돼있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를 만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 여러분들이 어떻게 절 봐주실지 인지를 아예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내 모습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이 많기는 했다"라며 "극 중 시온이가 오토바이를 타고, 검정고시도 보고, 그런 모습들을 보시면서 내 성장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신 것 같다. 그저 감사하고 신기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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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레 |
극 중 이시온 캐릭터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 할머니와 동생을 보살피는 소녀 가장으로 그려졌다.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 나가던 중, 신사장과 조필립의 도움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새로운 꿈을 그려 나가는 희망찬 인물이다. 이레는 "시온이를 너무 어두운 캐릭터로 잡지 않으려 했다. 뻔하지 않게, 여러 사건들과 상처를 잘 딛고 일어선 상태의 사람을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라며 "너무 어둡지도, 지나치게 밝지도 않은 평범한 느낌을 주려 했다. 그래야 나중에 신사장, 조필립과 함께 세 사람이 융합되고 성장한 뒤 변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다"라고 말했다.
"시온이는 상처가 많은 인물이에요. 촬영 전 시온이의 과거 설정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사건 하나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시온이가 얼마나 크고 작은 상처를 딛고 일어섰는지 그 감정을 집중적으로 연구했어요. 그래서 현시점에서 '신사장 프로젝트' 속에 있는 시온이는 상처를 딛고 일어선 인물이고, 시련을 이겨낸 사람의 밝음, 당당함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어요. 그런 시온이의 밝은 모습을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참 감사했죠."
성인 연기와 더불어 액션과 오토바이 연기도 이레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극 중 시온이는 배달 요원답게 스쿠터를 몰고 현장을 누비는 인물. 이레는 "워낙 몸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액션 자체가 부담되지는 않았다"라며 "큰 액션은 아니었지만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는 반응을 많이 들어 감사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액션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 촬영에 사용된 것은 스쿠터였고, 이미 보유하고 있던 면허로 연습을 거쳐 촬영에 임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이번 작품은 이레에게 '첫 만남'이 유난히 많았던 현장이기도 했다. 특히 신사장 역의 한석규와의 첫 호흡은 긴장과 기대가 공존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석규 선배님이 확정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다. 이후 함께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며 "다만 성인 연기가 처음인 시점에서 대선배님을 만난다는 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한석규는 예상과 달랐다고. 이레는 "과묵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리드를 정말 잘해주셨다. 그 흐름을 따라가기만 하면 될 정도였다"라며 "몰입에 대해, 상대 배우와 에너지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본인의 경험을 빗대 진솔하게 말씀해 주셨다. 지금 이 시기에 선배님을 만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배운 게 많았다"라고 말했다.
또래인 배현성과의 호흡도 작품에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이레는 "촬영 전 리딩과 준비 기간 동안 감독님의 제안으로 둘이 먼저 인사하고 시간을 보내는 과정이 있었다"라며 "둘 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처음엔 어색했지만, 또래 배우가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지가 됐다"라고 전했다. 극 중 시온과 필립의 로맨스에 대해서는 "뚜렷한 사랑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사람 대 사람으로 마음이 열리며 스며드는 관계라고 생각했다"라며 "계산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캐릭터 이시온과 자신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집중력'을 꼽았다. 이레는 "시온이는 생활력이 강한 인물인데, 그 부분은 보호를 많이 받고 자라온 나와는 많이 다르다"라면서도 "배달을 할 때나 미션을 받을 때 보여주는 집중력만큼은 현장에서의 내 모습이 투영된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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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레 |
스무 살이 된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당차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역 배우에서 갓 성인이 된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가늠하는 모습에서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레는 "성인이 됐다고 해서 변화를 계획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결국 그건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시청자들이 나를 통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의 범위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기자로서의 현재를 묻는 질문에, 이레는 한석규의 이름을 다시 꺼냈다. 그는 "선배님을 보며 느낀 건, 가장 진솔한 사람이 되는 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점이다. 연기로도, 사람으로서도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레는 차기작 영화 '내일의 민재'로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일본에 다녀오는 등 또 다른 도약에 나섰다. 그는 "독립영화임에도 감독님의 확신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라며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당부했다. 앞으로도 자신 만의 캐릭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연습을 통해 작품을 온전히 책임지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눈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