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화된 AI를 소재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파고드는 ‘귀신들’이 베일을 벗었다.
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귀신들’(감독 황승재) 언론시사회에서는 황승재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이요원 강찬희 정경호 오희준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귀신들’은 가까운 미래, 대한민국에서 인간을 형상화한 AI들이 인간과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21년 제8회 SF어워드 영상부문 대상을 수상한 황승재 감독의 전작인 영화 ‘구직자들’의 세계관에서 확장된 이야기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미래를 구현함과 동시에 현재 한국 사회에 직면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되짚는다.
이날 황승재 감독은 “제 나름대로 ‘구직자들’을 찍으면서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지금 영화보다 더 작은 규모였다. 중심인물들의 갈등 구조가 안 나오더라. ‘귀신들’은 좀 더 다양한 문제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갈등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라고 했다.
이어 황승재 감독은 제목을 ‘귀신들’이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 “AI가 허상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허상이라는 뜻으로 ‘귀신들’이라는 제목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승재 감독은 현실 문제를 SF장르로 풀어낸 것에 대해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것들을 찾아서 SF화 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인간화된 AI가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황승재 감독은 이에 대해 “전화기에서 다이얼과 선이 사라지고 지금의 스마트폰이 되기까지 시간이 빨랐다. 근미래에는 우리가 상상하던 것들이 곧 현실로 되지 않을까 싶어서 어떠한 인터페이스 없이 인간화된 AI를 등장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황승재 감독은 “저희가 작은 영화이지만 세계관은 그 어떤 영화보다 큰 영화라고 자부하고 있다”면서 영화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여기에 배우 이요원이 스크린에 귀환하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예고한다. 또한 현재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에서 1등 신랑감으로 열연 중인 배우 강찬희가 반전의 캐릭터로 열연한다. 매 작품마다 절대 잊히지 않는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배우 정경호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섬세한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백수장,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매력 넘치는 빌런으로 톡톡히 활약한 오희준 등이 출연한다.
이요원은 “감독님이 제 학교 선배님이다. 우연히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재밌더라. 예전부터 독립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에 하게 됐는데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면서 “하루 만에 찍는다는 게 조금 부담이 됐다. 긴 호흡의 작품만 하다가 짧은 호흡의 연기를 하는 게 힘들었다. 감독님을 믿고 작업을 했다”고 했다.
강찬희는 “대본을 감독님께 받았을 때 소재가 흥미로웠다. 감독님 만의 색깔이 들어가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가 됐다. 예전에 ‘썰’이라는 영화를 함께 찍으면서 감독님께 ‘부르시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언제든지 달려가서 함께 하고 싶다”고 황승재 감독과의 작업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경호는 “우리가 AI 시대에 산 지 꽤 됐다. 편한 부분도 있고, 두려운 부분도 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빠른 속도로 학습이 된 AI들이 다가오고 있다. 어차피 우리가 저지른 일이다. 저는 그 편의성을 잘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AI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AI에 대한 시선이 바뀐 것은 없다. 다만 AI와 함께 사는 삶이 현실화된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요원은 “AI에 대한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실제로 이런 세상이 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핸드폰에 중독돼 있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계속 끌려간다. 앞으로 조화롭게 잘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AI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귀신들’은 9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