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와 프리 선언은 김대호처럼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5. 02.28(금)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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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데엔 아주 중요한 조건이 필요하다. 받던 것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어 있는지 또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지속 가능한 일거리가 있는지.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수입이 만들어준 안정된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 자신의 생계를 두고 진정한 모험의 여정에 들어서야 하는 것이기에, 무턱대고 진입했다가는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MBC의 아들이자 간판 아나운서 김대호가 지난 4일, MBC에서 퇴사했다. 그가 자신의 SNS에 공유한 영상에는, 퇴직서를 작성하며 ‘돈 벌러 나갑니다’라고 써야 하냐며 고심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흰소리가 아닌 것이,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통장에 일반적으로 찍힐 수 없는 액수의 계약금을 받은 것이다. 그야말로 성공적인 퇴사이자 프리 선언이라 할 수 있겠다.

김대호는 2011년 MBC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을 통해 30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MBC에 소속된 아나운서로서 아주 충실하게 직장 생활을 해오다 아나운서 유튜브 채널 ‘뉴스안하니‘에서 특유의 입담과 재치가 빛을 발했다. 이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여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며 비로소 본격적인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도심, 산 아래에 마련된 자신만의 공간에서 흡사 자연인처럼 살아가는 삶의 모양새가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박힌 결과다.

물론 크고 작은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2023년과 2024년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남자최우수상을 거머쥐었고 대상 후보에까지 이름을 올렸으니 말 다한 셈 아닌가. ‘김대호’라는 이름이 지닌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즉, 서서히 때가 찾아오고 있었다. 프리랜서로 전향할 시점이. 여기서부터 주목할 만한 대목인데, 흥미롭게도 김대호가 퇴사와 프리 선언을 사적으로 혹은 사를 가장한 공적으로 제일 먼저 밝힌 곳이 다름 아닌 ‘나 혼자 산다’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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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해당 프로그램에 담길 내용 중 하나로써, 실로 놀라운 감각이 아닐 수 없다. ’나 혼자 산다‘여서 가능한 것들이 있는데 이 경우가 그러했으니까. 어떤 꾸밈이 돋보였다거나, 의례적으로 느껴졌다거나 하지도 않았다. 집에 있어 새로운 공간을 확장한 기념으로, 이장우와 기안84를 불러 식사를 대접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중에, 자연스럽게, 그러니까 ‘김대호스럽게’ 솔직한 속내를 꺼내 보였고 그게 퇴사와 프리 선언에 관한 것이었을 뿐이다.

그러니 카메라 안팎에서 모두, 별다른 잡음 없이 김대호가 MBC에 사직서를 냈고 수리를 기다리는 중이구나, 더 늦기 전에 좀 더 폭이 깊고 넓은 도전을 해보려는 중이구나, 스스럼없이 인식하는 과정을 밟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한 번쯤 예상해 보았을 만한 당연한 수순으로, 김대호가 현재 갈고 닦고 쌓아놓은 역량을 조금만 되짚어 보아도, 이미 퇴사하고도 남을 수준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시선이나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김대호는 앞서 언급한 바처럼, 퇴사한 지, 프리를 선언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의 존재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는 계약금에서 어마무시한 액수를 찍었으며 하고 있던 프로그램들도 계속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해당 프로그램들이 그가 지닌 역량이 필요했다는 뜻이 되리라. 이토록 합당하고 또 마땅한 퇴사와 프리 선언이 또 있을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김대호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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