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손석희가 홍준표 시장의 가벼운 태도를 지적했다.
29일 밤 생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출연해 비상계엄 실패 이후 급변하는 정치 상황을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이날 홍준표 시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TV를 통해 처음 봤을 때 머리에 든 생각은 '저게 계엄 사유가 되나'였다. 국회가 분명 계엄 해제 요구를 행사할 텐데, 그걸 어떻게 막으려고 하나 싶었다. 우리 쪽에서도 행정 실장이 전화가 와서 우리도 소집해야 하지 않냐 물었으나, 난 저게 행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좀 있어봐라'라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그런 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진심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이었다면 화요일에 계엄을 했겠냐. 국회의원들이 다 서울에 있을 텐데, 진짜 국회의원들의 진입을 막으려 했다면 탱크를 끌고 와 국회를 포위했을 거다. 또 계엄을 생중계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딨냐. 진심이라고 하기엔 다소 어설프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를 들은 유시민은 "그게 아니다. 결과를 보면 어설퍼 보이지만 어설픈 일은 아니었다"라고 반박하며 "과거 쿠데타를 했던 사람들은 포고령에 관련 내용을 넣지 않고 국회를 봉쇄했다. 왜냐면 포고령 자체가 헌법 위반이기 때문에 행위로는 위헌 행위를 하더라도 포고령에 그 내용을 넣지 않은 거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자기가 뻔히 위헌적인 걸 알면서도 포고령에 넣고 발표했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봉쇄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선 "진눈깨비가 날려서 35분간 헬기가 못 떴다. 한 시간 넘게 헬기 진입이 지체된 덕분에 가까이 있던 시민들이 국회로 와서 막을 수 있던 거다. 만약 눈이 오지 않았고 수방사와 협조 관계가 원활히 되어 있었다면 한 시간 일찍 국회 운동장에 내렸을 거다. 그럼 정문과 후문을 봉쇄해서 아무도 못 들어간다. 그저 운이 따르지 않아 실패한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작가는 "만약 성공했다면 이 토론은 없다. 시장님도 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천운이 따르고 시민들이 빠르게 대처하고 국회 야당이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한밤의 해프닝처럼 보인 거지, 실제론 너무 무서운 일이 우리나라에 있던 거다. 결과적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홍 시장이 "유 작가는 정말 큰일 날 뻔했다. 난 계엄이 너무 어설퍼서 그 저 해프닝으로 봤다"라고 웃음을 터트리며 가볍게 말하자, 손석희는 "웃으면서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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