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2024년 마지막 개봉작인 '보고타'가 관객들을 찾는다.

19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성제 감독과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김종수가 함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 김성제 감독 "보고타가 저런 도시는 아냐… 익스트림하게 다뤘다"

이날 김성제 감독은 배경으로 설정한 콜롬비아 보고타에 대해 "보고타가 저런 도시는 아니다. 영화처럼 다루기 위해 익스트림하게 다뤘다. 도시의 문제나 한국인의 문제는 아니다. 떠난 사람들의 감정과 일찍 되어버린 청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저런 장르를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송중기도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시기로 따진다면, 감독님께서 한국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국희 가족의 명분이 필요해서 시기를 IMF로 정하셨다"라며 "멀리 떨어진 곳을 상상하신 게 남미였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에 한국인들이 있긴 하지만 많진 않은 보고타를 배경으로 설정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수리남'이 실제 마약 국가로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보고타'도 폭력적인 도시라는 지적에서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우려에 김성제 감독은 이에 대해 "제가 설정한 시기엔 보고타가 실제로 전 세계에서 제일 위험한 도시였다. 그런 여진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말이 안 되게, 장르적 허구를 부리려고 애쓰진 않았다"라며 "나라의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그러기보단 현실적인 소재들을 가지고 서사와 갈등을 다루는 모습에선 범죄적 요소를 다루려 했다. 현지 프로덕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미국에선 더 험한 종류의 영화를 만들더라. 오히려 현지에선 아무렇지 않은 듯 반응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전했다.


◆ 송중기의 새로운 도전 "이태리어 이어 스페인어도 해보고 싶었다"

송중기는 자신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시기적으로 이 영화를 먼저 찍고, 드라마 '빈센조'를 찍고, '재벌집 막내아들'을 찍고, '화란'을 찍고, '로기완'을 찍었다"라며 "시기상으로 이 영화를 가장 먼저 찍었다. 드라마는 판타지를 안겨드려야 하는 게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제 취향을 고집하는 편이다. 그래서 약간은 비슷할 것 같은 정서를 느끼셨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저만의 제 영화를 서사를 나는 방식이 세 단계다. 도착했을 때, 살고 있을 때, 3년 후에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 이 변화를 표현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그러나 이게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극 중 많은 스페인어 대사를 소화하는 송중기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문화권의 사람들과 작업하는 걸 좋아한다. 빈센조에서 이탈리아어처럼 스페인어를 하면 어떨지 고민도 됐다. 인물의 서사의 변화에 대해 얘기하자면, 생소하고 그래도 어리기만 어린 꼬마 아이가 생존을 위한 일념하나로 살아남기 위해 순수한 아이가 변해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언어에 관해 송중기는 "영화 상에는 편집된 부분이 있지만, 제가 스페인어를 하는 신들이 더 있었다. 제가 집중했던 부분은 스페인어였다. 국희가 변화하는 과정이 보이지만, 국희가 콜롬비아에 정착했다는 모습을 설득하기 위해선 콜롬비아의 스페인어를 자연스럽게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대사만 외워서 하는 게 아니라, 애드리브도 하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려 집중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 오랜 기다림 끝 개봉한 '보고타', 배우들 "감개무량"

이날 배우들은 '보고타'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희준은 "다 같이 애썼던 게 기억난다. '보고타'라는 단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감개무량하다"라고 전했고, 권해효는 "이 영화는 저에겐 변하지 않으면서 살아남으려는 자와, 변화를 통해 살아남으려는 이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다. 오늘의 우리도 변화 앞에 서있다. 관객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어 권해효는 "보고타라는 공간도 처음이고 배우들의 만남도 첫 만남이었다. 적당한 낯섦이 주는 힘도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엔 상대를 통해 '내가 이렇게 보이는구나' 하면서 느꼈던 것 같다"라며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이고, 높게 오는 파도에서 몸부림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31일이 기대되고 궁금하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지환은 "다시 재시작을 하는 이야기라 흥미롭고 좋았다. 그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성제 감독은 "흥미롭고 괴로웠던 도전이었다. 함께 했던 시간이 공부가 많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어 "박지환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있다. 영화에 출연하기 전에도 '범죄도시'에도 사로잡았고, 모두가 사랑하는 배우가 됐다. 그런 것에 비하면 아주 장르적인 배우지만 폭발하는 지점이 없는 역할을 맡았다. 작업 자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줬고, 현장에서 토론하고 헌신적인 면모를 보여줘서 고마웠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보고타'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