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황인엽의 지난 6년은 행복만으로 가득 찬 날들뿐이었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는 팬들에 감사함뿐이라고. 끝없는 배움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으로 이런 관심에 보답하고 싶다는 배우 황인엽이다.

최근 종영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연출 김승호)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처럼 엮인 세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세 청춘의 맏형 같은 역할을 한 김산하 역을 연기한 황인엽은 "기존의 미니시리즈와는 달리 수요일 하루만 방송되는 특별한 편성으로 시청자들을 찾아뵙게 됐는데, 하루에 두 시간씩 시간을 내주셔서 우리 드라마를 봐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행복하게 촬영한만큼 우리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기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조립식 가족'을 관심 있게 지켜본 많은 시청자들 중에는 황인엽의 가족들도 속해 있었다. 황인엽은 "우리 드라마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드라마이지 않냐. 그렇다 보니 60대이신 우리 부모님은 물론, 부모님의 친구분들도 재밌게 봐주시고 있다 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또래가 아닌 어른 세대가 좋아해 주셔서 더 기분이 좋았다"라는 소감을 덧붙였다.

극 중 황인엽이 연기한 김산하는 저마다의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세 남매 중에서도 유독 비참한 과거를 갖고 있는 인물.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엄마 권정희(김혜은)는 딸의 죽음에 대한 원망을 아들에게 쏟아내다 결국 어린 아들의 곁을 떠나고, 이 탓에 김산하는 극심한 스트레스성 장애를 앓기도 한다.

쉽지 않은 도전인 만큼 황인엽은 시간을 갖고 천천히 김산하를 준비해 갔다. 특히 모자의 대립 신을 앞두곤 권정희 역의 김혜은과 오랜 대화를 나눴다고. 황인엽은 "김혜은 선배님과는 '안나라수마나라'를 통해 처음 만났었는데, 그때의 인연이 이어져 이번 작품에선 조금 더 긴밀하게 연락도 많이 하고 사적으로도 집으로 초대해 주셔서 연기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주로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며 각자의 분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서로에게 제대로 몰입해야 시청자분들께도 잘 전달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선배님과 내가 생각하는 걸 교류하고 호흡하면서 서로에 집중하고 몰입하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노력한 부분도 있었다. 황인엽은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간 권정희의 곁에서 재활 치료를 도왔을 김산하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 감량을 하기도 했다"라면서 "어른의 산하가 고등학생 산하와는 조금 다르게 보이길 원했다. 산하는 마음이 아픈 친구인데 비주얼이 포동포동하면 안 되지 않냐. 아무래도 레지던트라 잠도 못 잤을 테고 어머니 때문에 힘이 들었을 것이기에 약간의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생각해 4kg 정도 감량했다"라고 밝혔다.

황인엽이 다음으로 신경 쓴 부분으 바로 눈빛. 평소에도 눈빛의 중요성을 생각하며 연기했지만, 이번엔 눈빛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했단다. "산하는 말보다 눈으로 더 많은 말을 하는 스타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시청자분들께도 산하의 말보단 눈이 먼저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잘 표현됐다 싶은 장면은 산하가 터널에서 주원(정채연)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신과 주원에게 '엄마한테 혼났어'라고 고백하는 신이다. '내가 유일하게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건 너뿐이야'라는 눈빛을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런 부분을 시청자 분들도 캐치하시고 좋아해주신 것 같아 기쁜 마음이었다"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그간 미스터리와 판타지, 사극과 학원물 등 주로 색이 짙은 장르물에서 활약해 온 황인엽. 하지만 이번엔 다소 잔잔하고 몽글몽글한 감성의 가족 드라마에 도전하며 색다른 연기 변신에 나섰고 결과적으로도 흡족할 만한 성적표를 손에 쥐는 데 성공했다. 결과가 값진 만큼 이번 도전의 의미가 스스로에게도 남다를 터.

황인엽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게 언제나 나의 가장 큰 목표다. 이번엔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따스한 작품으로 시청자분들을 찾아뵙게 됐는데, 내용이 너무 좋고 많은 사랑도 받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또 우리가 전하려던 메시지도 잘 전달돼 다행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목표를 물으니 "올해로 데뷔 6주년을 맞았는데, 그동안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생각한다. 특히 팬분들에 감사하다. 아무런 조건 없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존재는 가족밖에 없었는데, 팬분들도 날 이런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지 않냐. 이런 사랑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이럴 때 내가 해야 할 몫은 팬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황인엽'이라는 배우가 다른 분들에게도 '꽤나 괜찮은 배우'라 여겨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 목표가 이뤄질 때까진 꽤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하겠지만,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꾸준히 실수하고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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