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작품의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따라오지만, 자신의 마음속 비율을 조정해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안정감으로 전환한단다. '미스터 플랑크톤'의 과정 속에서도 만족감을 느꼈다고. 작품과 함께 인생 속 또 하나의 완벽한 온점을 찍었다는 배우 이유미다.

지난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미스터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이유미는 극 중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남자 해조에게 무한대로 사랑을 퍼주면서 가족이 되기를 바랐던 여자 조재미 역을 맡았다.

이유미는 '미스터 플랑크톤'에 대해 "너무 소중하고 아끼다 아끼다가 나온 작품"이라며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애정이 많이 갔다. 재미가 흔하지 않은 성격과 솔직한 말들로 표현하는 멋진 여자라고 느껴졌다"라고 전했다. 이유미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는 욕심과 생각이 들 정도로 걱정을 했었다"라고 덧붙였다.

욕심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재미에 진심이었던 이유미다. 다만 그 욕심으로 인해 더 노력하게 되고,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더불어 몸을 쓰는 연기에 대해서는 "은근 몸을 쓰는 작품을 자주 해서 단련이 됐다. 논밭에서 찍은 씬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런 경험이 나에게 생겼다는 것만으로 만족도가 컸다"라고 회상했다.

몸을 쓰는 연기뿐 아니라, 극 중 이유미의 감정 연기도 인상적이다. 그는 재미에 대해 "절망감에 빠졌을 것 같았다. 어흥(오정세)의 마음만 보고 결혼하면 이건 이기적인 것이라 생각했다. 전 연인에 대한 감정도, 현재 내 상황이 주는 갈등도 있었을 것이다. 이게 재미의 감정선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이유미는 세 사람의 삼각관계에 대해선 "너무 기대가 됐다"라며 "정세 선배님의 순애보의 모습과 도환 오빠의 자유로운 모습과 병약미가 기대됐다. 얼른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유미는 해조 같은 남자와 어흥 같은 남자 중에선 "안정감을 추구하기에 어흥을 선택할 것 같다. 재미는 어쩔 수 없다. 해조의 사랑은 내가 어떤 밑바닥을 쳐도 나를 인정해 주는 거친 사랑이다. 동질감과 남들은 알지 못하는 그런 마음을 아는 사일 만난다는 게 어려운 일이라 그렇다"라고 재미의 입장을 전했다.

그런 재미의 모든 감정이 쉽게 이해되진 않았을 터. 이유미는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는 지점도 있었단다. 그는 "감독님에게 물어보며 잘 이해했다. 제가 살아온 삶과 재미가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혼자인 기분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외로움에서 파생되는 감정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 소통했다"라고 밝혔다.

극의 초반 재미는 해조에게 결혼을 앞두고 납치당한다. 이를 두고 데이트 폭력이라는 지적까지 이어진 상황, 이유미는 이 장면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재미의 입장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단어적인 부분보단 캐릭터의 감정선을 봐주셨으면 했다"라며 "재미가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 왜 도망치지 못하고 있는지, 기분이 어땠을지, 그전 연애가 어땠는지를 봐주셨으면 했다"라고 짚어줬다. 이에 더해 "재미의 마음속 소용돌이들이 한순간에 정리되지 않을 것 같았다"라며 도망치게 된 이유를 덧붙였다.

이유미는 재미가 해조를 선택하게 된 까닭에 대해선 "재미는 결핍이 많은 친구였던 것 같다. 서로 다른 많은 결핍을 가지고 있는데 외로움에서 시작된 많은 결핍들이 어흥은 이해하지 못하는, 해조는 이해할 수 있는 결핍의 아픔이 있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유미는 1년 전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종영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장 큰 원동력이 재미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답이 '미스터 플랑크톤'의 스포일러였냐는 물음에 그는 "정말 우연이었다"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재미는 여전히 제 원동력이다. 재미를 통해서 고생처럼 느껴지지 않게 된다. 내가 재미있기 위해서 이걸 이겨내는 게 되는 것 같아서 여전히 연기는 재밌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재미처럼 이유미도 엄마가 되고 싶을까. 대답은 "아직"이었다. 그는 "책임을 많이 져야 하는 단어라 제겐 아직은 무겁고 너무 어려운 단어다.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귀여운 엄마가 되고 싶다"라며 "전 나중에 꼰대인 게 티 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상처나 결핍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이 많았다는 물음에 "찾아서 하는 건 아니다. 드라마 속 캐릭터 중 결핍이 없는 캐릭터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다 있는 거니까 크기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마음이 가는 캐릭터들을 하는 것 같다"라고 자신만의 캐릭터 선정 기준을 밝혔다.

이유미는 차기작과 도전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멋있는 모습이 보이는 캐릭터도 하고 싶다. 여성적인 느낌이 아닌, 중성미가 있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제 작은 키와 작은 몸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차기작 '당신이 죽였다'에 대해선 "지금 재미의 모습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많은 아픔과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 열심히 노력 중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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