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박수홍 친형이 운영하던 두 개 법인의 세금 신고 업무를 담당했던 세무사가 검찰 측과 피고 변호인들의 질문들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의 친형 박 씨와 배우자 이 씨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이 25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됐다. 친형 부부가 변호인들과 함께 재판에 참석했으며, 친형 박 씨 회사에서 근무한 세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 증인 "박수홍 친형, 개인 자산으로 부동산 구매할 능력 안 됐다"

이날 증인석에 선 증인은 "2012년부터 피고의 자산과 법인의 세금 신고 등을 담당하고 상담해왔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주로 두 개 법인의 법인세, 부가세 신고 등을 담당했고, 피고 개인 재산에 대한 상담도 진행했다. 이 밖에 고객의 의뢰가 있으면 별건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검찰 측과의 심문이 진행됐다. 검찰 측은 피고가 보유한 서울 강서구 마곡 지역의 상가를 언급하며 취득 경위를 질문했고, 증인은 "2017년 4월 잔금 지불을 예상하며 2015년 10월 즈음에 컨설팅 제안이 들어왔는데, 세무조사가 걱정되니 분석해달라 부탁하더라. 이미 상가 분양권을 취득한 이후였지만 잔금 때가 되면 세무조사가 들어올 수도 있다 걱정했다"라며 "당시 난 개인으론 부동산 취득 능력이 안 되니, 취득하고 싶다면 법인 명의로 취득해야 한다 조언했다. 피고인의 자력으론 절대 취득할 수 없었다"라고 답했다.

증인은 "당연히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다른 건물의 매각 자금이 있거나, 은행 잔고가 있거나, 앞으로 벌어들일 확실한 소득이 있어야 한다. 의뢰인의 입장에서 들어온 수익 전부를 안 썼을 때를 가정해 가상 세무조사를 진행했지만 가공 인건비를 전부 사용해도 부동산 취득이 불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측이 "피고가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냐"라고 묻자, "'가족의 부동산을 늘리려 한다' '박수홍의 재산을 늘려주려고 하는 거다'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나 역시 '이 부동산을 개인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고, 박수홍이 유명한 연예인인 만큼 자금 출처가 입증이 안 된다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 이건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상식적이지 않은 법인 지분에 대해서도 말했다. 박수홍의 친형은 동생의 허락 없이 회사 지분을 자식들에게 양도한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 측은 "박수홍이 조카들에게 법인 지분을 양도한 일을 알고 있냐"고 물었고, 증인은 "알고 있었다"라고 답하며 "두 개 법인은 박수홍의 소득으로만 운영되고 있던 회사였다. 그런 법인의 지분을 조카에게 준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수홍 씨가 원래부터 가족분들을 무척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냐. 형과의 우애도 두터웠고 효심도 대단한 분이나 아무리 가족을 사랑한다 해도 조카까지 챙긴다는 부분이 놀라웠다"라며 "상식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일이긴 하지만, 인감도장이 찍힌 서류가 제출되기도 했고 들은 바로는 박수홍 본인도 동의했다 하니 '그렇구나' 싶었다. 본인 돈과 본인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회사인데, 그 회사의 지분을 조카에게 나눠준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 증인 "박수홍, 평소 친형 100% 믿는다 발언…추후 사실 알고 깜짝"

다음으로는 피고 측과의 심문이 진행됐으나 분위기는 다소 불리하게 흘러갔다. 피고 측은 우선 "증인은 박수홍의 개인 소득세 신고를 맡기도 했는데 세무 분석할 때 개인 계좌는 본 적 없냐"라고 물었고, 증인은 "본 적 없다. 컨설팅 의뢰를 받으면 필요 자료를 요청하는 건 당연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자료는 요청하지 않는다. 단순 신고 내역에서 벗어난 내용이기에 따로 요구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세무 업무를 맡던 중에 가상 직원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한 적은 없냐라고 물었지만 증인은 "가상 직원의 존재를 알았다면 이 행위가 탈세라 말하고 그에 대한 조언을 했을 거다. 또 연예인인 만큼 특수한 경우가 있다. 아버지가 매니저 업무를 전담하기도 하고, 연예인인 만큼 스태프 중에선 지인이 섞여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하는 일이 집안 청소나 음식 제공 등인 직원도 있다. 그런 면에서 아무리 고령의 나이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직원이라 생각할 수 있다"라고 선을 그었고, "개인적으로 피고가 탈세를 하고 있다 생각됐다면 왜 신고를 하지 않았냐"라는 추궁엔 "그런 뉘앙스는 느꼈지만 우리가 검사는 아니지 않냐. 또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뉘앙스만으로 신고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또 박수홍의 전화번호도 없었다. 우린 세무사인 만큼 의뢰인이 지시하면 대리해 세금 신고를 할 의무 밖엔 없다"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증인은 "박수홍이 친형과 함께 1년에 한 번 저희 회사를 방문하는 일이 있었는데, (친형에 대한) 의심이 있어 박수홍 씨에게 '형님 얼마나 믿냐'고 물어보긴 했다. 그때 박수홍 씨는 형을 100% 믿는다고 말씀하셨고, 그 정도면 납득이 된다 생각해 넘어갔다. 평소 박수홍 씨가 검소하게 돈을 아끼며 사는 모습을 많이 봤기에, 가족들도 그런 박수홍을 위해 똘똘 뭉쳐 자산을 증식시키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자료를 보니 내가 알던 것과는 달라 혼란스러웠다"라고 이이기했다.

◆ 재판부 "피고 측, 소명 원한다면 더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로 해"

끝으로 재판부는 피고 측에 "근저당권 설정이 처음에 되어 있다가 변경됐는데, 이 과정에서 채권 최고액이 줄어들었다. 특히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집중적으로 갚았는데, 대출금을 변제한 재원이 어떻게 되는지 나와야할 것 같다. 또 보험에서 상당 부분 충당했다고,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받았다 했는데 이 보험 금액은 어떻게 충당했는지 나와야 소명이 될 것 같다. 추가적으로 일부 부동산의 경우 매매 계약서에 기재된 금액이 실제 금액이 아니라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입증하려면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지만 첨부가 안 되어 있다. 주장하는 내용이 실제 자료와 다르다면 보충할 자료가 필요로 해 보인다"라고 요청하면서, "더불어 우리가 전문가는 아니기에 회계법인 감정 절차를 가져야할 것 같다. 감정을 하면 본래 의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다음 재판일은 10월 30일로 결정됐다.

한편 박수홍 친형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약10년 간 라엘, 메디아붐 등 연예기획사 2곳을 운영하면서 박수홍의 출연료 등 61억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라엘에 대한 법인카드 임의 사용, 개인 변호사 선임 배용 송금, 허위 직원 급여로 인한 횡령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박수홍 개인과 관련된 횡령에 대해선 "증빙자료가 부족하고 사용처 역시 명확하지 않다"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해당 사건을 "탈세를 목적으로 법인 제도를 악용한 사례"로 보며 친형에게 징역 2년, 그의 아내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한 상태다.

박수홍은 지난 공판에서 "연예계 생활에서 형을 믿었던 이유는 내 형제였기 때문이다. 무지했던 것도 잘못이지만 뚜껑을 열고나니까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 너무나도 힘들지만 바로잡기 위해서 나섰다. 한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다른 이들의 이익을, 그게 하물며 가족이라 하더라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호소했던 바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