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36년 만에 돌아온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북미에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에선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현지에선 1주일도 안돼 1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제작비 회수에도 성공했다.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유령 신부'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독창적인 색깔의 영화로 유명한 팀 버튼 감독이 무려 36년 만에 내놓는 '비틀쥬스'의 속편으로, 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을 구하기 위해 리디아(위노나 라이더)가 괴짜 유령 비틀쥬스를 다시 소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늘 개성 있는 작품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팀 버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웬즈데이'에 출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제나 오르테가의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국내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개봉 첫날엔 2만178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2위, 외화 1위를 차지했으나 다음 날부터 순위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닷새간 단 8만2000명의 관객만을 불러들이는 데 그친 것. 현재 순위는 6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평점마저 저조해 입소문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현재 네이버 평점 기준 7.55점, 다음 평점 기준 3.2점(5.0점 만점)에 머물러 있으며 멀티플렉스 3사(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기준 평균 84점을 기록 중에 있다. 국내 상륙 5일 만에 호불호 갈리는 평가가 잇따르며 예비 관객들의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국내에선 기대보다 못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반면, 북미 상황은 180도 다르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6일 개봉한 '비틀쥬스 비틀쥬스'(감독 팀 버튼)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북미에서만 1억1000만 달러(한화 약 1476억 원)를 벌어들이며 '데드풀과 울버린'을 꺾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같은 기간 720만 달러만을 벌어들이며 주말 박스오피스 2위로 내려왔다.

북미를 제외한 도시 및 국가에서 거둔 수익은 3540만 달러로,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성적은 1억4540만 달러에 육박한다. '비틀쥬스 비틀쥬스'의 제작비는 약 1억 달러로, 이 영화는 오프닝 성적만으로 단숨에 제작비 회수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다면 이토록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문화 차이가 가장 크다. 현지에선 '비틀쥬스'가 큰 성공을 거둔 흥행작일지 몰라도 국내에선 이 영화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 때문에 팀 버튼의 영화가 익숙지 않거나 '비틀쥬스'를 보지 않았던 관객이라면 호불호가 확실히 나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작품에 나오는 유머들이 대부분 북미 관객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현지 문화에 익숙지 않다면 일부 장면이 다소 유치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다 느껴질 수도 있다. 80-90년대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투박한 연출도 마찬가지. 이런 이유들 탓에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국내 관객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