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소속사 대표에 성폭행 누명을 씌우려다 무고로 되려 고소를 당한 걸그룹 출신 BJ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검사의 구형보다 높은 형이 내려졌는데, 반성이 없는 태도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박소정 판사)은 21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걸그룹 출신 BJ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 공판서 감찰이 구형한 징역 1년보다 더 무거운 형이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이 일관되지 않고, 폐쇄회로 영상(CCTV)와 메시지 등 증거를 봐도 A씨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내용은 일관되지 못할 뿐 아니라 이 사건 CCTV 영상과도 일치하지 않는다"라며 "피고인은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체적 접촉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는데, 피고인이 접촉을 거부했다면서도 약 43분간 방 안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이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짚었다.

이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로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면 문이 열리자마자 뛰쳐나오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어야 하는데 피고인은 천천히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나왔고, 이후 편안하게 전자담배를 피우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자유로운 행동을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부는 "회사를 떠나기 직전까지도 서로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고, 피고인도 불편해하는 모습이 없었다"라며 "일을 그만두라는 요구에 따라 회사에서 일을 못하게 됐고, 피고인의 발언을 보면 범행동기도 충분하다"라고 보며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강간미수란 '피해자를 폭행 등으로 억압한 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짚으며, A씨와 소속사 대표가 "성관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부 의사에 반하는 점이 있었다 해서 범행에 착수한 것이라 할 수 없다"라고 했다. 또 "당시에 상대방에게 이끌려 신체 접촉을 한 뒤 돌이켜 생각하니 후회된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고소했다면 허위고소가 아니라 할 수 없다"라며 무고가 성립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행히 CCTV 영상과 메시지 등 증거가 존재해 피무고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증거가 없었다면 억울하게 처벌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봤다. 더불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무고인의 무혐의에 이의를 신청하고, 현재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다"라 양형 이유를 전했다.

A씨는 자신이 소속돼 있던 기획사 대표인 박모씨가 지난해 1월 자신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했다며, 경찰에 강간미수죄로 허위 고소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경찰은 기획사 대표의 강간미수 혐의 사건을 불송치했다. 하지만 A씨가 이의신청을 하며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고, 검찰은 CCTV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A씨가 해고 통지에 불만을 품고 허위 고소를 한 것으로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무고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건 당일 신경정신과 약을 복용했고 음주 상태였다며 기억이 불명확하다"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박씨 측이 "동의하에 성관계가 이뤄졌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사건 직전까지 술을 마셔 정상적인 판단을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A씨 측은 "공소 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해도 피고인의 무고 범위가 극히 미약하고 초범인 점" 등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줄곧 범행을 부인해 왔기 때문, 항소 가능성은 열린 상태다.

한편 A씨는 지난 2017년 걸그룹 멤버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22년 건강상의 이유로 팀에서 탈퇴, 같은해 인터넷 방송 BJ로 전향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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