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배우 안은진은 '연인'에 지난 1년을 고스란히 할애하며 단단해졌다. 첫 사극 주연으로 활약하며 잊을 수 없는 1년을 보냈다는 안은진이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 멜로드라마다. '연인'은 지난 8월부터 파트 1 10회, 파트 2 10회에 더해 인기에 따른 추가 1회 연장으로 총 21회가 방송됐으며 지난 18일 종영했다. 안은진은 극 중 곱게 자란 양가 댁 유길채 역을 맡았다.

이날 안은진은 "겨울에 시작해, 같은 계절에 끝났다"며 종영 소감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연인'에 정이 많이 들었다고,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히 마무리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종영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 안은진은 '연인' 결말에 대해 "장난으로 제가 너무 고생해서 해피엔딩이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름다운 결말이었다. 감정이입을 많이 하며 찍었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연인'은 안은진이 처음으로 주연으로 나선 사극이다. 그간 '킹덤', '올빼미'에서 사극 연기를 선보인 바 있지만,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은 '연인'이 최초다. 안은진은 사극의 비교적 긴 연기적 호흡에 대해 "남궁민 선배가 도움을 많이 주셨다. 초반 톤을 잘 잡게 도와주셨다"라고 말했다.

극 중 유길채는 끊임없이 성장하며 캐릭터의 성장 변화폭이 큰 인물이다. '연인' 초반 유길채는 한 없이 철없고, 사랑을 많이 받은 인물로 그려진다. 안은진은 이 드라마가 유길채의 성장기라고 표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길채의 행동들이 이해가 된다던 안은진이다. 그는 철없이 사랑받아 온 유길채가 변화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안은진은 "유길채의 행동은 악의 없이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 어떤 부분에선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조차 후반을 위한 설계였다"라고 언급했다.

극의 초반 유길채의 철없는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안은진은 코미디를 살릴 수 있는 부분을 살렸단다. 예를 들면 거울을 보며 투정을 부리는 모습들이 그랬다. 안은진의 의도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런 철부지가 있구나. 귀엽다'라고 느끼게끔 연기한 것. 그는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란 걸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 조선시대에 할 수 없던 행동들을 하는 길채의 모습에 많은 도령들이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후 유길채의 성장이 대비되어 더 크게 느껴져 호평이 이어졌지만, 남궁민과의 서사에 이별이 자주 개입해 답답하단 반응도 있었다. 심지어 두번이나 기억 상실이 찾아오는 건 선을 넘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대해 안은진은 "그런 반응도 이해됐다. 저희 부모님도 저에게 여쭤보셨다. 주변인들조차 답답해하셨다"라며 공감했다. 기억 상실에 대해 안은진은 말을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처음에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또 그럴 수 있다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영영 기억을 잃을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들은 게 나름의 복선이라 생각했다. 결말에서 '그분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셨다'라고 했을 때 처음에 그렇지 않았다면 큰 충격이었을 거다"라며 이해가 됐다고. 장현을 찾아가는 길부터 처음 장현의 기억상실을 마주했으면 당황스러웠을 텐데 연결이 잘 됐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두 번의 기억 상실에도 불구하고 남궁민과 안은진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안은진은 "연말 베스트 커플상이 욕심난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이어 "캐릭터의 합에 더해 연기적 케미도 좋았다는 말 같아 욕심이 난다"라고 덧붙이기도.

그는 '연인'이 유독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 "예전에 쉽게 연통을 보낼 수 없던 시대라 금방 사랑을 확인할 수 없어서 더 애틋해지는 것 같았다"라며 "현대극이라면 가능할 게 그 시대엔 안 돼서 조금 더 그리워하는 마음이 터져서 시청자분들이 응원하게 된 것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주인공인 스칼렛 오하라를 비유하며 '한국의 스칼렛 오하라'라는 별명이 생겼다는 말에는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생명력을 대표하는 길채를 잘 표현하려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어떻게 달라지고 성장했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안은진은 "나중에 무엇이 남았는지 알 것 같다. 그날그날 할 것을 열심히 해왔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단단해졌을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라고 판단을 미뤘다. 그렇다면 안은진은 '연인'을 어떻게 되돌아볼까. 바로 '희로애락'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그는 "되돌아보면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기쁠 때도, 괴로울 때도, 울 때도 있었다. 덕분에 단단해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라는 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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