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6월 안방극장은 예측 불가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18일 첫 방송된 JTBC 토일극 ’킹더랜드‘가 ’닥터 차정숙‘의 기세를 이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만만치 않은 경쟁작들이 저 마다 강력한 무기로 채비를 갖추고 전장에 나선다.
SBS ‘악귀’ - 김은희, 확장이냐 정체냐
SBS의 무기는 ‘스릴러의 귀재’ 김은희 작가다. 오는 23일 밤 10시 첫 방송되는 금토극 ‘악귀’(연출 이정림 김재홍)는 김은희 작가의 커리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작품이다. 사실상 오점으로 남은 그의 전작 tvN ‘지리산’에서 보여 준 한계점을 ‘악귀’로 극복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지리산’은 전지현, 주지훈이라는 스타 배우 캐스팅과 막대한 제작비 등 물리적 공세에도 불구 잡음에 시달리며 용두사미 결말로 아쉬움을 남겼다. 스릴러라는 한 장르에 방점을 찍은 김은희 작가의 필력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 돼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드라마는 악귀에 쓰인 여자 구산영(김태리 역)과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오정세 역)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오컬트 드라마다. 스릴러적 요소가 있지만 장르 색이 짙은 오컬트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김은희 작가의 세계관이 전 보다 확장되는 것이 중요하다. 매니악한 장르를 대중의 관심사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MBC '넘버스' - 신인 작가 반란 가능할까
MBC는 신예 작가로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금토극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연출 이대용 이영민 김칠봉)은 ’악귀‘와 같은 날, 거의 동시간대에 시작된다. 그간 MBC 금토일극은 '드라마 왕국'은 옛말, 타사의 성적에 비해 크게 밀려 자존심을 구겼다. 다소 불리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MBC의 무기는 예상 외로 신인 작가다.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정안, 오혜석 작가가 ’넘버스‘의 집필을 맡았다.
드라마는 고졸 출신 회계사 장호우(최준혁 역)가 거대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는 과정을 다룬 오피스 복수극이다. K-드라마에서 회계사가 주인공인 작품은 ‘넘버스’가 처음이다. 한 회계사가 자신의 두뇌로 권력에 맞서는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스토리의 탄탄한 구성이 필수다.
주목할 것은 최근 K-드라마의 새로움 흐름을 신예 작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부터 ‘스토브리그’ 이신화 작가, ‘블랙독’의 박주연 작가까지 이들은 단 한 두 편의 작품으로 제작사와 스타 배우가 선호하는 작가가 됐다.
유명 작가와 스타 배우를 갖추지 못해도 연출, 스토리가 탄탄하다면 충분히 승부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다소 약체로 꼽히는 ‘넘버스’가 정안, 오혜석 작가가 필력으로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V조선 '아씨두리안' - 화제성은 두 말하면 입 아픈 임성한
TV조선 토일극은 임성한 작가의 신작 ‘아씨두리안’(연출 신우철, 정여진)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악귀’, ‘넘버스’ 보다 하루 늦은 24일 오후 9시 10분 첫 선을 보인다. '악귀'와 '넘버스'가 동요일, 동시간대로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과 달리 주말극으로 편성됐지만 시간대가 겹치기에 경쟁이 불가피하다.
레거시 미디어 드라마는 결국 시청률로 승자가 가려지는 법이다. 그런 점에선 TV조선이 유리해 보인다. 임성한 작가의 특성상 타사 작품들과 결이 완전히 다르겠지만, 시청률 다툼은 모든 드라마의 숙명이기에 임성한 작가라는 존재는 긴장되는 요소일 수 밖에 없다.
‘아씨두리안’은 예상대로 파격 그 자체다. 임성한 작가가 선호하는 ‘충격 요법’이 신작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놉시스 없이 기묘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멜로드라마라는 소재만 공개했던 이 드라마는 최근 시어머니에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며느리의 모습이 담긴 티저를 공개해 단숨에 경쟁작들의 화제성을 제압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고부간의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니 방영 내내 혹평이든 호평이든 시청자의 관심사를 한 몸에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악귀’, ‘넘버스’, ‘아씨두리안’ 세 작품은 서로 경쟁해야 하는 것은 물론 먼저 출발한 ‘킹더랜드’와 tvN 주말극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시청층을 뺏어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워낙 소재와 장르가 달라 고정 시청층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말극에서 아직 볼거리를 찾지 못한 부동층을 흡수해야 안정적인 흥행이 가능하다. 과연 주말극 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