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자신에게 온 기회를 온전히 자신의 것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순간마다 온전히 진심을 쏟아부었기에 실화의 감동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길 수 있었다. 그렇게 배우 안재홍의 진심이 빛나는 순간으로 빚어진 ‘리바운드’다.

5일 개봉되는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안재홍은 극 중 신임 코치 강양현을 연기했다.

어쩌면 ‘리바운드’와 안재홍은 처음부터 운명이었다. 장항준 감독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 ‘리바운드’와 작품의 모티브가 된 실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보고 안재홍은 막연하게 “저 코치 역할이 나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안재홍은 “예감보다는 바람이 컸다. 그러고 정확하게 3일 후에 회사 대표님한테 ‘장 감독님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신기했다”면서 “시나리오를 빨리 달라고 해서 그날 바로 읽었다. 시나리오를 딱 덮는데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출연을 수락했다는 안재홍은 “이건 정말 쉽지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실존 인물, 그것도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같은 세대의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안재홍에게 큰 무기나 다름없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싱크로율이었기 때문에 안재홍은 실제 강양현 코치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잡아나갔다.

강양현 코치는 왜 옷 두 벌만 준비했는지, 왜 구두를 신고 경기에 임했는지 등 그 당시 강양현 코치의 ‘마음’을 직접 듣고 이해하려고 했다. 그래야 했고, 그렇게 해야만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와 실제 강양현 코치와의 거리감을 최대한 좁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강양현 코치의 말투도 최대한 똑같이 담아내려 했다는 안재홍이다. 그는 “처음부터 싱크로율의 범주는 말투까지라고 계획을 잡았다. 강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특유의 억양을 살리려고 했다. 또 실제 부산 중앙고가 치러나갔던 경기 영상을 다 찾아봤다. 강 코치님이 그때 선수들에게 주문했던 말들도 많이 넣었다”면서 “그렇게 할수록 관객분들이 실제 농구장에 와있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강양현 코치의 말투를 모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부산 사투리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말투에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사투리도 굉장히 다양하지 않나. 그래서 ‘리바운드’에 어울리는 강 코치님의 말투를 가져오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았다”면서 “사투리만을 위한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투리는 정서로 가져가고, 인물의 마음을 가져가는 게 더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 코치님의 말투를 최대한 가깝게 가져오려고 했다”라고 했다.

싱크로율을 위한 안재홍의 노력이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은 바로 영화의 엔딩 장면이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당시 사진과 배우들의 사진이 교차 편집돼 보이는데, 안재홍과 강양현 코치의 높은 싱크로율에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제가 싱크로율을 높이려고 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놀라워하실 줄은 몰랐다. 좋으면서도 좋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긴 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싱크로율만큼이나 고민이 된 부분이 있다. 후반부 경기 장면에서 흐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서 각별히 신경 썼다고. 안재홍은 “저에게는 공이 없지 않나. 선수들은 공이 있으니까 경기 흐름대로 달릴 수 있는데 저는 저들 이상의 온도를 어떻게 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안재홍은 “실제 경기 영상에서도 강 코치는 벤치에 앉지 않고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또 한 명의 선수처럼 해나갔다. 내가 그걸 구현해 나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온도를 못 맞추거나 다르게 느껴지면 스포츠 영화가 줄 수 있는 뜨거움을 전달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선수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배우들과 함께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더욱 몰입해 같은 온도를 낼 수 있었다는 안재홍이다.

‘리바운드’ 출연 배우들이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영화의 내용처럼 단단한 팀워크를 쌓을 수 있었던 건 지방 합숙 촬영도 한몫했다. 부산과 안동에서 진행된 약 4개월 간의 지방 촬영 기간 동안 함께 동거동락하다 보니 배우들과 자연스레 더 가까워졌다고.

또한 대부분 신인인 후배 배우들에게서 10년 전 영화 ‘족구왕’을 준비하던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다는 안재홍이다. 안재홍은 “농구를 단기간에 그만큼 잘하기가 쉽지 않지 않나. 뭔가 마음처럼 안 될 때의 심정을 알겠더라. 저도 10년 전에 그 친구들과 비슷한 나이일 때 똑같이 겪었었다. 심지어 저는 꿈까지 꿨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서 “그 친구들과 대화를 엄청 많이 했다. 뭔가 함께 도전해서 이뤄나가는 시간 같았다”고 말했다.

운명 같이 ‘리바운드’를 만났던 안재홍은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진심으로 느끼고, 진심으로 표현하려 했던 안재홍의 진심이 담긴 ‘리바운드’다.

빈 골대가 없을 정도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웹툰 ‘가비지타임’의 인기로 ‘농놀의 시대’에 시의적절하게 개봉을 앞둔 ‘리바운드’다. 안재홍의 진심이 ‘농놀의 시대’를 타고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응원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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