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무려 배우가 넷에, ‘스토리텔링’ 기법이 익숙한 아이돌 가수의 조합이다. 게다가 구성원의 대부분이 두 번 이상의 합을 맞춰보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친분을 가지고 있다. 무엇을 하던 손발이 척척 잘 맞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여기서 누군가, 프로그램이 만들어놓은 상황에 ‘과몰입’의 포문만 열어준다면 게임은 끝이다.
나영석 PD의 tvN ‘윤식당’이 ‘서진이네’란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왔다. 정신적 지주이자 식당의 주인 역할을 담당했던 배우 ’윤여정‘이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고 그 빈자리를 ‘이서진’이 이어받은 것이다. 멤버는 이미 호흡을 맞춰본 ‘정유미’와 ‘박서준’, ‘최우식’에 뉴페이스 그룹 ‘BTS’의 ’뷔‘(김태형)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최정상급 스타들의 조합이다.
이들이 멕시코의 소도시 바칼레르(Bacarale)에 ‘서진이네’라는 간판을 내건 분식점을 열었으니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알려보겠다는 취지다. 운영방식은 이전과 동일하다. 제작진이 마련해준 공간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서진의 진두지휘 아래 각각 주어진 위치에서 맡겨진 역할에 따라 분담하고 또는 협력하여 일주일간 장사를 한다.
사실 시청자들에겐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모양새지만, 흥미롭게도 여전히 볼만한 풍미가 가득하다. 여기에 큰 몫을 담당하는 건, 출연하는 스타들 사이의 친밀도와 출연진과 제작진 사이의 신뢰도다. 서로 간의 친근함과 믿음이 있기에, 스타들은 배우나 가수 등, 본업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본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또 연출하는데, 이게 대중에게 보는 맛을 아주 쏠쏠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번엔 이서진의 ‘과몰입’(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또는 그런 상태)이 더해졌다. 경영학과 출신답게 윤여정과 함께 할 때도 매출을 관리하는데 특별한 재능을 보이더니, 자신의 이름을 내건 분식집 사장의 자리에 오르자 본격적으로 경영자 마인드를 발산한다. 매출의 상승 혹은 하락에 따라 입꼬리가 올라가고 또 내려가고, 장사가 안된 날 저녁에는 직원들(출연진)을 달달 볶는 것이다.
”형, 확실히 과몰입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게 ‘서진이네’만의 특별한 재미가 되어 이전의 것과 차별성을 가지게 한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팔렸는지에 민감해서 장사가 잘된 날에는 한없이 너그럽다가 그렇지 못한 때에는 더없이 강퍅해지는 사장,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적 있을 여느 사장님의 모습을, 이서진이 자신의 캐릭터인 것처럼 제대로 소화해내며 프로그램 자체의 몰입도를 높인 결과라 하겠다.
타이쿤(경제적인 활동을 통해 무언가를 경영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에서 몰입은 필수조건이다. 현실에선 그렇지 않더라도 타이쿤 내에서만큼은 스스로를 주어진 ‘무언가’의 경영인이라 여기는 게 해당 게임의 묘미이며 그래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즉, ‘윤식당’에 이어 타이쿤의 현실판이라 해도 무방한 ‘서진이네’에서, 함께 하는 이들의 원성을 자아낼 정도로 이루어지는 이서진의 과몰입은 프로그램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으레 누군가의 과몰입은 함께 하는 이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기 마련이다. 더욱이 함께하는 이들 자체가 몰입의 상황에 익숙한 배우고 또 가수이며, 각각의 캐릭터 또한 이미 본연의 것에 예능의 것을 알맞게 버무려 완성한 상태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밖에 없으니, ’서진이네‘는 분식집 장사의 매출 현황과 상관없이, 가히 성공적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서진이네‘ 공식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