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연속' 카카오vs하이브, 쩐의 전쟁 넘어 'SM 아티스트 IP' 전쟁 [이슈&톡]
2023. 03.07(화)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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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반전에 반전의 연속이다. SM엔터테인먼트(SM)의 지분 40% 가량을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밝힌 하이브에 맞서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SM 지분 40%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SM 현 경영진과 우호적 관계인 카카오는 애초 SM의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의 신주 및 전환사채(BC) 발행을 통해 지분 9%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SM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이를 저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카카오는 맞불 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하이브와 마찬가지로 공개 매수라는 새 전략을 내세운 것.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와 함께 SM 지분 17.5%를 확보할 계획이다. 공개 매수가는 하이브 보다 만 원이 높은 15만원. 카카오가 계획대로 SM의 지분 40%를 인수하려면 최대 1조 2,500억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하이브는 난처한 상황이다. SM의 자사주 매입, 소액 주주들의 방어 등 여러 난제에 부딪혀 사실상 공개 매수에 실패했다. 지난 달 하이브는 3월 1일까지 소액 주주들의 공개 매수를 통해 SM 발행 주식의 25%에 해당하는 595만 1826주를 확보해 SM의 경영권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일간 하이브의 공개 매수에 응한 소액 주주는 단 4주에 불과했다. 0.98% 수준에 그쳤으니 하이브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확보 경쟁에 SM의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 소액주주들이 움직이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카카오는 SM 인수를 위해 크고 작은 전술을 펼쳤다. 이들은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2일, 3일까지 3일 동안 SM 주식 4.91%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분보유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5%에 적용 받지 않는 선에서 SM의 지분을 매입한 것. 카카오가 당시 SM 지분 매입에 투입한 돈은 1,440억 원이다. 3일여 간 SM의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을 훌쩍 넘은 13만 원을 웃돌았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하며 SM의 1대 주주로 등극, 판도를 장악한 것처럼 보인 사이 카카오는 물밑 작업이 진행했다.

물론 현재까지는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수만 전 총괄에게 매수한 14.8%에 이어 이수만과 우호 관계인 갤럭시아SM으로부터 지분 1%를 추가 매입한 상황이다. 또 이수만 전 총괄에게 남은 지분 3.65%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하이브는 SM 지분 19.4%를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를 선언하면서 이들의 전쟁은 새 국면을 맞았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왜 막대한 자본을 소요하고, 물밑 전술을 쓰며 SM 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일까. 결국 글로벌 엔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무기, IP(지적재산권)을 보유하기 위해서다.

그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에 쏠린 매출 의존성을 분산하기 위해 타 기획사 인수 합병에 공을 들였다. 세븐틴 소속의 플레디스, 지코의 Koz, 쏘스뮤직 등을 인수했고, 어도어 계열사를 통해서는 뉴진스를 데뷔시켰다. 2021년에는 팝스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가 소속된 미국 기획사 아티카 홀딩스를 1조원 가량에 사들였다.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잡으려는 방시혁 의장에게 현 K팝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SM의 탄탄한 인프라 또한 욕심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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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도 마찬가지다. 배우 이병헌 소속의 BH엔터테인먼트, 수지 공유의 숲엔터테인먼트, 유희열 유재석의 안테나, 아이브 소속의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더보이즈의 IST엔터테인먼트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타 플랫폼사에 비해 파급력이 큰 K팝 스타 IP가 부족한 카카오 입장에서는 상장을 앞둔 카카오엔터를 위해서라도 SM 인수를 서두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왜 이들은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쟁을 벌이는 것일까. 그간 하이브와 카카오가 타 기획사를 경쟁적으로 인수했던 건 세계 시장의 중심에 선 K-컬처가 엔터에 쏠려 있고, 그 시장을 선점하려면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SM은 높은 부가가치가 예상되는 아티스트 IP를 다수 보유한 매력적인 투자처다.

기획사가 콘서트, 음반, 음원 매출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K팝 시장이 커지면서 '캐시 카우'로 불리는 팬덤 시장이 형성됐고, 이 시장엔 스타 아티스트 IP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례로 하이브는 본사와 더불어 계열사 아티스트의 IP를 기반으로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해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위버스에서만 아미들과 소통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기획사 매출에 효자 노릇을 하는 MD 라이선싱 부문 역시 IP를 보유해야 진행 가능한 사업이다.

뿐 만인가. 웹툰, 게임, 웹소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NFT 사업 등의 신사업 역시 아티스트 IP를 확보해야만 펼칠 수 있는 미래 사업들이다. 글로벌 엔터 시장에 욕심을 내는 하이브와 카카오 입장에서는 NCT, NCT 유닛, 엑소, 샤이니, 에스파, 슈퍼주니어 등 숱한 스타들을 보유한 SM이 욕심날 수 밖에 없다.

특히 에스파는 데뷔부터 IP 사업을 목표해 만들어졌다. 이들에겐 매번 메타버스 그룹, 아바타 등의 콘셉트가 따르고 매 앨범 마다 이에 부합하는 세계관과 스토리가 부여된다. 모두 IP 사업에 동원되기 위한 개념들이다. 에스파의 세계관과 아바타로 한 편의 게임과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아이템은 무한 개발이 가능하다. 하이브 또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활용한 게임, 드라마 개발에 착수한지 오래다. 이처럼 스타 IP가 동원된 사업의 확장성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당분간 카카오와 하이브는 K팝 시장의 역사이자 한 축인 SM을 소유하기 위해 '쩐의 전쟁'을 펼칠 것이다. 양측 다 공개 매수로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젠 '누가 더 자금을 쏟아 붓느냐'의 문제가 됐다. 물론 경영권 다툼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오는 31일 열리는 SM 주주총회는 하이브와 카카오·SM이 각각 원하는 이사 후보들의 치열한 다툼이 될 전망이다.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누구든 큰 전쟁을 벌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책임과 의무가 커졌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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