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아동 성추행 방송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결혼지옥'이 2주째 결방한다. 내부 정비 차 사전에 예고된 2주 간의 결방이기는 하지만, 과연 약속된 기간이 끝난 후 프로그램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는 지난달 26일 방송 당일 결방을 결정해 통보했다. "2주 간 프로그램을 쉬어가며 재정비에 나서겠다"는 것이 방송사 측의 설명이었다.

'결혼지옥'은 지난달 19일 방송한 '고스톱 부부' 에피소드에서 계부가 7살 의붓딸에게 성추행이 의심되는 과도한 신체적 접촉을 하는 장면을 송출해 논란을 빚었다. 계부는 의붓딸을 두 다리 사이에 끼워 포옹하는가 하면, 자신은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아이를 배 위로 올려 끌어 안고 엉덩이에 손가락을 찌르는 등의 행동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의붓딸이 명백히 싫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묵살됐다.

방송 직후 해당 장면이 캡처돼 온라인 커뮤니티를 떠돌았고, 제작진의 안일한 편집과 송출은 물론, 멘토로 출연하는 오은영 박사가 성추행을 방관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MBC 시청자 게시판과 방송통신심의회(방심위)에 민원 글을 쏟아내며 분노했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폐지 요구가 빗발쳤고 방심위에는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단기간 동안 3700여건의 민원이 쏟아졌다.

결국 논란 하루 만에 제작진이 사과에 나서고 오은영 박사도 편집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실제로 경찰에 계부를 아동 성추행으로 신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혼지옥' 측이 결국 결방을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방 이후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가 해당 아동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민원은 늘어나 4000건을 돌파했다.

또한 현행법 상 프로그램 측이 최대 1억원까지 과징금을 토해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방송법 제5조(방송의 공적 책임), 제33조(심의규정), 제 100조(제재조치) 등에 의거하면 방송사업자 등이 건전한 가정생활의 보호, 아동 및 청소년의 보호와 건전한 인격 형성에 관한 심의 규정을 위반한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관계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방심위의 과징금을 포함해 최대 1억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민원이 단기간 급증한 만큼 '결혼지옥'에 대한 신속 심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공교롭게도 관련 논란이 일어난 기간은 방심위의 휴회 기간이었고, 때문에 신년이 시작되면 신속 심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 관측이 이어져 왔다. '결혼지옥' 팀이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다 해도 심의 결과에 따라 방송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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