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한 회 제작비 10억, 한국 예능 중 최고의 제작비 등의 키워드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막상 방송 이후엔 혹평이 쏟아지며 시청률은 2회 만에 0%대로 추락했다. 심지어 3회는 추석 연휴와 겹쳐 결방하는 악재까지 더해진 '아바타싱어'다.

지난달 26일 방송을 시작한 MBN 예능프로그램 '아바타싱어'는 아바타에 로그인한 뮤지션들의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최초 메타버스 뮤직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히 3D 아바타를 구현해 내기 위해 한 회당 1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됐다고 알려져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총 15부작으로 기획됐기에 총 제작비는 150억 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 예능 중에선 최고 수준으로, 제작비로 유명한 tvN '대탈출'보다도 많은 돈이 투입됐다.

모션 캡처, 라이브 링크, 아바타 증강 등의 최첨단 기술을 위해 1년여가 투입됐고, 200여 명의 스태프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많은 관심을 갖고 '아바타싱어'를 시청했지만, 기대보다 낮은 완성도의 아바타 비주얼은 실망감을 선사했다. CodeMiko 등 버추얼 유튜버에도 밀리는 저조한 퀄리티로 아쉬움을 자아낸 것. 심지어 아바타의 디자인은 20년 전 사이버 가수 아담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구세대에 머물러 있고, 입모양이나 움직임 역시 부드럽지 못해 몰입감을 떨어트린다.

그렇다고 포맷이 신선한가. 그것도 아니다. 아바타가 등장한다는 것 말곤 MBC '복면가왕'과 별반 차이가 없다. 복면이 아바타로 변경됐다는 것뿐, 서로 정체를 숨기고 경연을 펼친다는 건 똑같기 때문. 프로그램을 그대로 답습했지만 나아진 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있던 장점마저 사라졌다. '복면가왕'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무대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작은 콘서트장을 방불케하는 원형 무대에서 아티스트는 관객 한가운데에서 무대를 펼치고, 관객들은 아티스트와 눈을 마주치며 호흡한다. 이런 감정의 교류가 있었기에 안방극장에서도 '복면가왕'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아바타싱어'는 실제 아티스트가 출연해 무대를 꾸미는 것이 아닌, 그래픽으로 공연이 진행되기에 묘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관객과 MC들의 시선 역시 무대가 아닌 아바타가 구현되는 스크린에 고정돼 있을 뿐이다. 아티스트와 관객 간의 교류가 전혀 없다 보니 시청자들은 제대로 무대에 감정을 이입할 수 없었고, 여기에 장풍을 쏘는 등 무대의 결과는 맞지 않는 연출까지 더해지며 몰입도를 완전히 무너트려놓는다.

회당 10억 원이 투입됐다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저조한 완성도와 게으른 기획의 만남이 낳은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아바타싱어' 첫 방송이 끝난 뒤 네이버TALK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혹평이 난무했고, 시청률은 2회 만에 0.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까지 추락했다. 설상가상 3회는 추석 연휴와 겹쳐 결방될 예정이다. 과연 '아바타싱어'가 잠깐의 휴식을 도움닫기 삼아 뛰어올라 반전을 선사할 수 있을지, 혹은 이대로 결방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잊혀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N '아바타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