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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육사오' 김민호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인터뷰]


2022. 09.02(금) 16:41

김민호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군대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 연달아 대박을 터트리며 전성기를 맞았다. '신병'에선 어수룩한 이병의 모습으로, '육사오'에서는 북한군 철진 역으로 활약하며 안방극장과 극장을 다 사로잡은 배우 김민석을 만나봤다.

김민호는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신병'(극본 장삐쭈·연출 민진기)을 통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인공 박민석 역으로 리얼한 신병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 것. 인기에 힘입어 '신병'은 시즌2 제작이 일찍이 확정되기도 했다.

이런 관심에 대해 김민호는 "처음이라 사실 얼떨떨하다"라며 "내 얼굴이 딱 박혀 있는 포스터가 길거리에 있고 택시와 차에 붙어있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 주변 지인들도 인증숏을 보내줘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진짜 내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싶더라. 개인적으로 밖에 자주 돌아다니는 편은 아닌데, '신병' 이후엔 날 많이들 알아봐 주신다. 지난해엔 주말드라마 때문에 아주머니분들이 주로 알아봐 주셨다면, 이번엔 또래 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신기했다. 카페에서 팬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인생작 '신병'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어땠을까. 김민석은 "다른 곳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박민석 역을 연기할 배우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점심시간에 촬영하다 말고 바로 오디션 장소로 달려갔다. 다만 내 외모가 원작의 박민석과는 매칭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급하게 싸구려 안경을 사서 쓰고 갔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빵 터지시더라. 그렇게 박민석 역에 캐스팅됐다"고 설명했다.

감사하게도 인기 원작을 보유한 작품에 합류하게 됐지만, 원작의 큰 인기가 가끔은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단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갈지, 혹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새로 만들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고. "싱크로율을 100% 맞출 것인지 내 것도 가미해서 색다른 재미를 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는 그는 "다만 원작의 팬으로서 생각해 봤을 때 원작과 다르면 뭔가 실망스러울 것 같았다. 원작을 해쳤다는 느낌이 들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싱크로율, 특히 목소리에 신경 쓰며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은 "목소리를 구현해 내는데 있어선 장삐쭈 작가님이 큰 도움을 줬다"면서 "특히 말투 교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첫 음절을 내뱉는 포인트가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셔서 거기에 집중했다. 평소에도 민석이처럼 말할 수 있게끔 습관을 들이는 훈련을 했다. 다만 그렇게 민석이로 수개월 동안 살다 보니 다른 작품을 연습할 때도 민석이처럼 발음이 나오더라. 그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요즘은 민석이를 떨쳐내려 노력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신병'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한 김민호는 최근 극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철진 역으로 활약한 영화 '육사오'(감독 박규태·제작 티피에스컴퍼니)가 5일 연속 '헌트' '한산: 용의 출현' 등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것. '신병'에 이어 연달아 군대 소재 영화로 대박을 터트린 김민호는 "우리나라라서 가능한 인기이지 않을까 싶다"라면서 "사실 군대라는 게 비단 남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지 않냐. 모든 부모들은 자식을 보내봤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를, 혹은 자신의 친구들의 입대를 지켜봤을 테다. 입대하는 대상이 오빠가 될 수도, 동생이 될 수도 있고 말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이기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생각한다. 특히나 '신병'이나 '육사오'는 확실한 캐릭터가 있는 작품이지 않냐. 그렇기에 군대를 모르는 분들도 충분한 재미를 느끼시는 거라 생각한다"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인기의 이유를 들려줬다.

'육사오'에서 김민호는 북한군으로 변신, '신병'의 박민석과는 또 다른 매력의 연기를 보여준다. 기존 작품들에서 등장한 북한군과 달리 유머러스하고 순수한 면모를 자랑하며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하기도 한다. 그런 철진 역을 연기하며 고민한 지점을 묻자 "코미디 장르를 만듦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이게 웃긴지, 웃기지 않은지 우리 스스로가 판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제작하는 입장에선 객관성이 흐려지기 마련인데, 촬영을 하면서도 관객의 마음으로 보려 노력했다. 스크린에 이 콘티대로 보였을 때 포인트를 어디에 줘야 할까,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를 상상하면서 객관적으로 그려내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김민호는 두 개의 작품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번 최선을 다했고, 쉴 틈 없이 달려왔지만 두 작품에 남는 아쉬움은 없었을까. 김민호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신병'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나면 보통 아쉽다는 느낌이 큰데, 이번엔 태어나 처음으로 100%를 다 한 느낌을 받았다. 나뿐만 아니라 배우분들, 스태프분들까지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더라. 제대로 쏟은 느낌이었다"라고 만족스러워하면서도 "'육사오'는 무척 재밌었다. 촬영장을 가는 게 아니라 새 학기를 맞은 학교를 가는 것처럼 매 촬영이 설렜다. 배우분들이 다들 너무 재밌고, 서로가 약간 선수들, 프로들 같은 느낌이 있었다. 너무 재밌었다.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내가 이들을 즐겁게 하지 못했다는 거다. 동생으로서 더 즐겁게 해줬어야 하는데, 오히려 내가 즐거움을 받고 왔다. 또 북한 사투리나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형들의 연기를 보면서 더 많이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민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올해는 정말 무슨 일인가 싶을 정도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특히 재밌는 장르의 두 작품이 탄생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로는 대박적인 운이 따라줬으면 좋겠다기보단 그저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 배우를 평생 직업이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가보려 한다. 다만 매년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또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사실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라는 평가를 들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 똑같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닌, 조금씩 성장하고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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