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연출함 김홍선 감독이 리메이크 단계부터 제작 비화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이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시즌 5까지 제작될 정도로 넷플릭스를 강타한 스페인 ‘종이의 집’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많은 사랑을 받은 원작의 인기만큼 글로벌한 관심을 받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작을 보고 팬이 됐다는 김홍선 감독은 "너무 재밌어서 한국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메이크가 결정되기까지 약 1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제작을 위해 판권 구매를 하려고 넷플릭스에 제안했지만, 의견 차이로 성사되지 않았다. 그렇게 리메이크에 대한 의사만 서로 공유한 채 1년 여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김홍선 감독에게 리메이크 연출 제안이 들어왔단다.

리메이크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은 극 중 상황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김홍선 감독은 약 4조 원의 돈을 훔치기 위해 총으로 무장하고 조폐국에 침입한다는 내용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설득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했다. 김홍선 감독과 류용재 작가는 이야기의 설득력을 위해 남북통일 직전이라는 설정을 추가했다.

원작을 그대로 옮기느냐, 아니면 한국판 만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 것이냐의 기로에서 김홍선 감독은 설정을 추가하되 원작의 특성을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김홍선 감독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재미와 특성을 헤치고 싶지 않았다. 저희만의 충분한 설정을 넣었다고 생각했다. 강도단의 인질극이 아니라면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틀에 벗어나기 힘들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할 거였으면 '종이의 집'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한 김홍선 감독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그 단점을 줄여보자고 해서 6부로 압축하는 것이 재밋지 않을까 생각했다. 빠른 진행을 갈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한국식으로 바꾸는 작업도 거쳤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지만,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식으로 바꿔서 표현하려 했다고. 김홍선 감독은 이에 대해 "원작은 극을 더 재밌고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 어그로를 만드는 캐릭터들이 있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건 아니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저희 식대로 표현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유지태부터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김지훈 김성오 등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기대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해 김홍선 감독은 "어떤 배역들은 저희들이 직접 캐스팅하는 배역들도 있고 어떤 배역은 오디션을 해서 뽑은 배역도 있다"면서 ""원작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적인 요소를 살릴 수 있으면서 한국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캐스팅했다"고 했다.

완벽한 캐스팅을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교수를 연기한 유지태 캐스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김홍선 감독은 "유지태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유지태와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어려운 입장일 거라고 생각했다. 서로 교수 캐릭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교수 캐릭터 설정이 가장 어려웠는데, 유지태도 많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캐스팅만큼이나 가상의 공간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통일을 앞둔 남북한이 공동으로 세운 공동경제구역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실제 있는 것 같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통일을 앞둔 상황에서 공동경제구역이라는게 생긴다면 어떤 모습일까 계속 이야기하고 상상을 했던 것 같다. 저희 나름대로는 우리나라의 신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고려했다. 그렇게 만들어진다면 현대적인 모습도 있겠지만 한국적인 모습도 갖추지 않을까 상상하면서 작업을 했다"면서 "없는 공간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홍선 감독은 "근미래다 보니까 지금의 모습이 남아 있을 것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국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성벽을 생각했다. 밖에서도 쉽게 들어가지 못하지만 안에서 갇히는 듯한 느낌이 들길 원했다. 내부적인 건축의 구조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을 때 대한민국에 가지고 있는 건축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국적인 문양을 살려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당연하게 따라왔다. 김홍선 감독은 "처음 기획했을 때에는 원작이 글로벌 히트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너무 재밌어서 한국에서 했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서 원작이 글로벌 히트를 하게 돼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라고 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공개 직후 한국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 월드 순위 3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작품의 흥행과는 별개로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기도 했다. 김홍선 감독은 호불호 반응에 대해 "당연히 예상했다"면서 "워낙에 많은 분들이 원작을 보셨기 때문에 호불호가 당연히 나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총 12부작으로 제작됐으며 파트 1, 2의 촬영을 동시에 진행했다. 김홍선 감독은 공개 예정인 파트 2에 대해 "새로운 인물도 등장하니까 기대를 해주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귀띔한 뒤 "언제 공개될지 결정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파트 2에서는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많이 해소가 될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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