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삼청교육대 피해들의 삶을 조명했다.
9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삼청교육대'의 가혹행위를 파헤쳤다.
1980년 8월, '사회악 일소 특별 조치' 일명 '불량배 소탕 작전'이 발표됐다. 사회악을 제거하고 새 사람을 만든다는 명분 아래 대대적인 홍보가 진행됐다. 명목은 불량배 소탕 작전이었지만, 삼청교육대에 끌려온 인원의 40%가 전과가 없는 무고한 시민들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훈련과 쏟아지는 매타작, 끔찍한 가혹행위로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까지 경험했다.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은 가장 힘들었던 훈련으로 목봉 체조를 꼽았다. 어마어마한 무게의 목봉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들어야 했고, 훈련에 부진할 시 조교들이 그 위에 올라가 고통은 배가 됐다.
삼청교육대에는 식사 전 구호가 있었다. '돼지보다 못하면 돼지고기를 먹지 말자. 소보다 못하면 소고기를 먹지 말자"라는 구호였다. 밥 먹을 때마다 해당 구호를 복창해야했던 피해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이에 대해 정성호는 "'나는 개 돼지보다 못하다'라는 걸 심어주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또한 삼청교육대에서는 식사 시간을 단 10초만 주었다. 정상적인 시삭에 비하면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식사량도 피해자들을 힘들게 했다. 식사량을 적게 주는 이유는 "공복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육체적인 반발과 저항심을 줄이고 질서 유지에 대한 복종심을 키우고 본인의 과오에 대한 회개 속도를 증가시키면서 성공적인 귀화를 위함"이었다.
화장실 갈 때는 허락을 받고 단체로 가야 했다. 조교가 보는 앞에서 볼 일을 봐야 했다. 야외 웅덩이에 둘러서서 소변을 보게 하는 비인간적인 일이 자행됐다. 이 웅동이를 사람들은 '지옥탕'이라고 불렀다. 개구리를 잡아다 그곳에 던진 뒤 교육생들에게 그 개구리를 잡아오도록 시켰다고 했다. 심지어 그 웅동이에 잠수까지 시켰다고. 고개를 들려고 하면 머리를 군홧발로 짓밟았다.
비인간적인 훈련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들도 있었다. 당시 의무병이었던 A씨는 "한 환자는 나이가 50대였다. 훈련이 너무 힘든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침대에 양쪽 팔을 묶어 놨더니 풀어달라고 하더라. 그 얼굴, 그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삼청교육대에서 데려오라고 해서 병원이 아닌 삼청교육대로 보냈다"고 증언했다.
삼청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다가 사망한 피해자는 54명이었다. 그 중 10명의 사인은 구타로 인한 사망이었다. 이마저도 공식 집계일 뿐 알려지지 않은 인원이 있을 수도 있다.
4주간의 교육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간 피해자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혈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삼청교육대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으로부터 '불량배'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것이다. 피해자들은 피해자였지만 오히려 불량배 취급을 받으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했다.
삼청교육대 피해자 한일영 씨는 "우리집은 왜 이렇게 가난하나"라는 딸의 질문에 아무 답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도저히 삼청교육대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고. 이에 한일영 씨는 "가해자는 국가인데 왜 당신이 숨어야 하나. 떳떳해져라"라는 아내의 말에 삼청교육대 1년 형을 선고 받았던 재판의 재심을 요구했고, 40여 년 만의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한일영 씨는 "평생을 암울하게 살아 왔는데 20살 청년 때 무죄판결이 나왔더라면 조금이라도 좋아진 삶을 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이 어려운 결정 끝에 방송에 출연한 이유가 있었다. 세상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였다. "나는 깡패도 불량배도 아니었다. 우리는 여러분과 똑같은 평범한 이웃이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삼청교육대에서 당한 고통만큼이나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성호는 "코미디 소재 중에 '대학 어디 나왔냐'고 하면 '삼청교육대 나왔다'라고 하는게 있었다. 죄송스럽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